당연한 것들을 의심하는 100가지 철학
오가와 히토시 지음, 곽현아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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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당연한 것들을 의심하는 100가지 철학>은 

일상 속에서 무심코 받아들였던 익숙한 '당연함'을 철저히 되묻게 하는 철학적 훈련서입니다.

저자는 철학자들을 통해 '의심'을 통해 사고의 틀을 뒤집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우리는 효율과 속도를 이유로 기존 방식이나 관행을 그대로 따르곤 하지만, 
이는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중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Part 1의 '판단을 중지하라(후설의 현상학적 환원)'입니다. 

이는 기존의 지식, 경험,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업무 현장에서는 익숙한 데이터나 과거 사례만으로 결론을 내리면 일이 편해 보이지만, 
잘못된 판단을 내릴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섣부른 판단은 불필요한 오해를 낳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메시지를 읽고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화가 났구나"라고 단정 짓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버스에서 잠들어 답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성급한 추측이 쌓이면 오해가 깊어지고 결국 관계가 단절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단 판단을 멈추고 차근차근 

사실, 느낌, 맥락을 분리해 관찰함으로써 오판과 편견을 줄여야 합니다.




또한, Part 1의 '세상을 거꾸로 보라(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도 인상적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지구가 고정되어 있고 나머지가 돈다고 믿었지만, 

오히려 지구가 움직인다는 주장은 기존의 사고를 뒤흔들었고, 

인식의 한계를 넓혀 주었습니다.

지금은 지동설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이 사례는 우리가 보는 '세상'이 사실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자신의 관점이 만든 모습일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같은 상황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같은 프로젝트를 맡아도 
어떤 동료는 "이건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동료는 "이건 부담이다"라고 느낍니다. 
즉, 프로젝트 자체보다 자신의 생각이 경험을 결정합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이건 기회다"라고 바라본다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자신에게도, 사회에도 더 좋은 영향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Part2의 '누구든 거대한 악을 범할 수 있다(아렌트의 악의 평범함)'도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흔히 '악'이란 일부 특별히 잔인하거나 비정상적인 사람만 저지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렌트는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 없이 체제나 규칙을 따를 때 

가장 무서운 악이 발생한다고 경고합니다.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로는 
홀로코스트, 중세의 마녀사냥, 북한의 전쟁범죄 등이 있습니다. 
평범했던 이웃들이 사회 체제나 종교 갈등 속에서 어느 순간 서로를 죽이는 가해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개인으로 보면 정신 이상자가 아니라 단지 '주어진 규칙에 따랐을 뿐'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함입니다.

현대적으로는 노조와 기업의 갈등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납니다. 
특정 세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거나, 
늘 피해자, 가해자가 정해져 있다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을 때 문제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노조가 과도한 성과급 요구나 무리한 파업, 간부 자녀의 특혜 채용 같은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일반 직원들은 "이건 과하다"라고 느끼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침묵합니다. 
결국 노조 간부의 요구가 정당한 권리인 것처럼 굳어지고, 내부 비리가 구조화됩니다. 
만약 평범한 노조원들이 "이게 정말 회사와 사회에 도움이 될까?"라는 작은 의심이라도 품었다면, 
무리한 요구를 조정하거나 더 나은 협상 방법을 찾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반대로, 기업이 노조를 억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금 체불이나 장시간 노동을 지적한 노조 간부를 해고하고, 
언론에는 "회사를 흔드는 집단행동"으로 몰아가는 식입니다. 
많은 직원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해고가 두려워 침묵합니다. 
그 결과 구조적 불의가 방치됩니다.

주변에 하는대로 그냥 따르는 태도가 악을 키우는 것입니다.
아렌트가 강조한 악의 평범함은 바로 
무비판적인 순응이 쌓여 만들어지는 거대한 악을 뜻합니다.

결국, 자신이 속한 세력에 따라서
특정 세력이 늘 옳거나 늘 틀리다는 이분법적 사고나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며 따르는 태도보다는

비판적 의심을 멈추지 않는 태도가 
우리 사회가 악으로 흐르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됩니다.



<당연한 것들을 의심하는 100가지 철학>은 
철학을 거창한 학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사고 도구'로 제시합니다. 
의심의 훈련을 통해 문제 해결력과 창의성을 키우고, 
익숙함을 깨뜨려 새로운 관점을 열어 줍니다.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도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직장인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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