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을 읽고서 나는 단 한 권의 책만으로도 찬호께이의 팬이 될 거라는 것을 짐작했었다. 그리고 그 짐작은 이 작품으로 증명되었다. 그의 작품을 단숨에 읽어버리게 되는 이유는 그가 플롯을 다루는 능력과, 글솜씨에서도 물론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의 소설에 매혹되는 건 그가 도시를 다루는 방식, 홍콩을 그리는 방식이 매우 탁월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홍콩이라는 도시 속에 빠졌거나, 휩싸였거나 하는 것이다. 나는.
이다혜 작가의 글에는 자조적인 웃음, 냉소적인 웃음, 그렇지만 진짜 웃음은 아닌 그런 유머러스함이 있는데, 그렇다고 웃어버리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다. “1가구 1다혜” 해야 한다는 말을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 맞다 맞다,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