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 우리 일상에 파고든 디지털 성범죄
리디아 카초 리베이로 지음, 파트리시오 베테오 그림, 김정하 옮김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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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동 디지털 성범죄 부문 '실용 도서' 「사라진 소녀들」



책 「사라진 소녀들」은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매우 현실적이고 과감하게 전개된다. (비교적) 글자가 빽빽한 편이라 저학년 아이들보다는 4~5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해 보인다. 이야기의 주인공들도 12세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개인 sns 계정을 만들기 시작하는 디지털 세대에 걸맞다. 우리반 아이들은 4학년으로 수준에 따라 책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책에 빠져들어 읽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보윤리교육, 성교육, 양성평등교육 소재로 활용하기 좋은 책이다. 가정에서도 보호자가 반드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길 추천한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이렇게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었는데…."


 놀랍게도 (우발적인 범행을 후회하는)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인 카일라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카일라는 미인대회 참가 경험이 있으며 성인 모델처럼 꾸미고 다니며, 학교에서 가장 예쁜 여학생이다. sns에 업로드 된 카일라의 피해 영상을 보던 (알베르토, 호세를 포함한) 남자아이들은 '미인 대회에 나가는 여우 같은 애가 좋아서 찍'었을 거라 단정한다. 카일라가 납치당했음을 알고 있던 미리암은 그런 친구들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며 불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분노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미리암은 카일라를 찾기 위해 브루노와 탐정 일을 시작한다. 후에 카일라의 영상을 보던 알베르토, 호세의 도움을 받아 카일라를 찾기 위해 수사를 이어나간다. 친구를 돕기 위해 모인 탐정단은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연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어른들의 모습은 철저하게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믿지 못하는 부모님, sns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수칙도 놓치는 가해자, 탐정단의 수사를 그저 애들의 놀이로 치부하는 경찰까지…. 이들은 모두 달라진 시대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이다. 디지털 세대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어른의 시각에서는 변화한) 요즘 시대에 익숙하며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옛날에는 무턱대고 아이를 데려가거나 물리적으로 다치게 하는 아동 범죄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그루밍과 가스라이팅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들로 아이들을 해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더욱 속도를 내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그들이 하는 말에 집중하고,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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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의 하루 - 일과 도구로 이해하는 열두 가지 직업 생각을 더하는 그림책
에릴 내시 지음, 아나 알베로 그림, 김배경 옮김, 국경없는의사회 해설 / 책속물고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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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소방관은 불끄는 사람 아닌가요?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 소방관, 응급 구조사, 소아과 간호사, 수의사, 비행 진료 의사, 외과 의사, 산악 구조원, 심리 상담사, 경찰관, 암 연구 과학자, 구호 활동가, 인명 구조원-



 서평을 위해 이 책을 받자마자 우리 반에 진열해 두었다. 새롭게 등장한 책이기도 했지만, 직관적인 그림과 큰 글자덕분인지 단숨에 인기 책 반열에 올랐다. 이 책을 오랫동안 보고 있던 우리 반 친구들 몇 명을 불러 물어보았다. 이 책의 무엇 때문에 그렇게 보고 있었는지. 


  커서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우리 반 S친구는 소방관이 하는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한다. 출동을 기다리다가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해서 불을 끄거나 구조하면 일이 끝나는 줄 알았단다. 도구들을 매일 점검하고, 모의 훈련을 해보고, 소방 안전 교육도 직접 해야 하는지 몰랐다며, 자신은 출동을 전담하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 K친구는 구호 활동가에 관심이 간다고 했다. 지난 9월, 아이들에게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K친구는 그 이야기가 매우 인상 깊었다고 한다. 총기와 테러에 위협 받는 곳에 가서 도와주는 직업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고 한다. 자신이 이 직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구호 활동가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남겼다. 


 책은 한 직업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 1면, 장비를 그림과 함께 1면으로 소개하고 있다. 솔직한 마음으로, 책을 진열하면서도 나는 아이들이 신기한 장비(그림)를 보고 열광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 가정에서 이 책을 활용한다면 직업 활동 모습이 나오는 영상을 함께 보면 훨씬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책은 생명을 구하는 열 두 개의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의 장래 희망을 한 번씩은 거쳐가는 소방관, 경찰관, 의사부터 아이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산악 구조원, 구호 활동가, 인명 구조원까지. 4학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소방관은 그저 '불을 끄는 사람'이다. '도둑을 잡고 위험한 일이 생기면 전화할 수 있는' 경찰관과 '사람들이 아플 때 치료하는' 의사, 구급차에 타고 있는 '응급 구조사'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만으로 그 직업을 막연히 동경하거나 장래 희망으로 삼는다. 몇 안되는 직업의 단면만 보고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아이들의 세상은 너무나도 빨리 변한다. 이 책은 얼마나 많은 직업이 있는지, 그 직업에 얼마나 많은 모습들이 있는지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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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70
로랑 카르동 지음, 김지연 옮김 / 꿈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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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깃털들', '멋진 단원들', '귀여운 광대들' 그리고 '자체로 빛나는 마리네트'

 

이야기는 마리네트의 변화를 향한 도전과 함께 흘러간다. 검은 닭 마리네트는 붉은 닭으로 살고 싶어 한다. ‘검은 닭은 검은색 닭으로 살아야 한다는, 매일 닭들을 색깔별로 모아 개체수를 확인하는, 평소와 다른 공기를 수상하게 여기는 닭들 사이에서 마리네트처럼 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저 붉은 닭으로 살고 싶어 붉은색 깃털을 몸에 꽂고 나타난 마리네트를 보며 감동한 다른 닭들도 자신을 꾸미게 된다.

 

마리네트를 향한 닭들의 시선은 변화에 대한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는 일어나지만 그 시작은 항상 요란하다. 집단이 고수하던 것에 변화의 물꼬를 트는 사람을 누군가는 별난사람 취급하기도 하고, 변화에 감동하기도 한다. 마리네트의 꾸밈을 두고 논쟁하다 결국 깃털 축제를 열어 행진하는 이 닭들처럼.

 

물론 깃털 축제의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주장하다 마리네트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뛰쳐나간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행진 대회는 시작된다. 우아하고 멋진, 귀여운 행진을 보며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고 서로의 모습을 보며 감탄한다. 행진 대회를 보며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우아한 깃털들', '멋진 단원들', '귀여운 광대들' 마지막으로 '자체로 빛나는 마리네트'

 

깃털을 활용한 유행을 선도했던 마리네트는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한다. 갖가지 깃털로 꾸며 행진하던 닭들 사이에서 맨몸으로 나타난다. 마리네트를 본 닭들의 반응은 확인할 수 없지만 아마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깃털이 있어야 닭이라고 생각하는 무리와, 맨몸으로도 빛난다는 마리네트를 이해하는 무리로. 그러나 결국 닭들은 마리네트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다. 이미 우아한, 멋진, 귀여운 그리고 자체로 빛나는 행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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