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치바나는 시치미를 뚝 떼고 렌즈를 손가락으로 만진 뒤 안경을 돌려주었다.나는 안경 닦이로 지문을 닦아냈다.
소원이 하나 더 이뤄진다면, 부디 언제까지나 오늘이라는 날이 계속되기를.하지만 내게 『용사』가호를 떠넘긴 건 신이니까…… 내 소원은 누구에게 전하면 좋을까?떠오르지를 않아서, 나는 그 소원을 살며시 마음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
그날, 현자 아레스는 아침 일찍 루티의 방에 찾아와 그렇게 전했다.혼란에 대한 완전 내성으로 루티는 그 말을 냉정하게 이해했다.절망에 대한 완전 내성으로 루티는 그 말에 동요하지도 않았다.그렇기에 그저 한 마디."어째서?"그렇게만 물었다.
"아가씨를 위해서입니다. 당신에게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그게 무슨 뜻."내 눈앞에서 하나토리 씨가 정장을 벗기 시작했다.어?!"무슨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