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 원본을 뒤집는 참신한 모방의 경영학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김준균 옮김 / 시드페이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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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이노우에 다쓰히코, 옮김 김준균

출판 SEEDPAPER


알맹이 이야기

기술과 과학이 오래도록 축적되다보니 이제 독창성이라는 건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아니라,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 먼 곳까지 축적된 것들을 얼마나 경우에 맞게 바꿔오느냐의 문제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겟죠.

그래서 어떤 분야에서든 모방이 정말 중요하게 되었어요. 물론 모방과 표절은 간극이 있고, 특히 예술 분야에서 두 개념의 차이를 똑바로 구별할 필요가 있겠지만 이건 또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요.


이 책에서는 경영학에서 다루는 모방에 대한 개념과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책을 읽다보면 일본도서의 번역서임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꼼꼼한 개념 정의와 정리가 책을 무척 수월하게 읽게 해줍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 외에 장점이 참 많은 책이에요.

우선 성공한 모방에 대한 사례분석이 풍부합니다. 스타벅스와 도토루, 도요타, 구몬, 닌텐도 등 일본에 조금 편향되어 있긴 하지만 성공한 모방사례가 많은 건 분명히 이 책의 장점입니다.

그리고 내용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정말 깔끔하게 잘만들었어요. 활자의 자간이나 행간 여백, 중간 챕터의 구분과 디자인이 단순하고 보기 쉬워요. 특히 도형그래픽과 도표가 매우 깔끔해서, 책을 읽는 내내 책 내용보다는 책 자체를 정말 잘 만들었구나하는 감탄이 나왔어요. 이런 느낌은 픽사이야기1) 이후 처음이네요.

또한 풍부한 사례만큼 꼼꼼하게 작성한, 그리고 아주 읽어볼만한 다양한 레퍼런스2)도 이 책이 가지는 강점 중에 하나입니다.


옆으로 잠깐 이야기가 샜는데, 장점만큼 아쉬운 점도 많은 책이에요.

우선 실패한 사례에 대한 소개가 정말 부족합니다. 제대로 된 모방을 위한 요소와 단계, 모방할 모델이 가지고 있어야할 요소까지 소개하며 그것을 따라 성공한 사례에 대한 소개는 많지만, 그것을 지키지 못해 실패한 사례에 대해서는 매우 부족한 편이에요.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왠지 아는 이야기만 듣는 것 같고 모방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진 않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경영학과나 산업공학과에 다니는 대학생 초급생의 과제용 도서 이상의 비전은 보여주지 못하는 거죠. 물론 앞서 이야기한 대상의 독자라면 한 학기 프로젝트를 메꿔줄 책은 될 거에요.

하지만 거꾸로 이야기한다면, 이미 필드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고 있는 경영자나 대학생 졸업반에겐 크게 도움이 될 책은 아닌 것 같아요.

모방의 성공 사례로 살펴보는 경영입문서 이상의 가치는 책이 전달하지 못하네요.


껍데기 이야기

책 표지에 흉물스러운 금색 스티커가 붙어있어요. 아마존 재팬 경제경영 부문 1위라는 문구와 함께 말이지요.

너무 흉물스러워서 이 스티커는 보이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책 표지를 보면, 표지 자체는 예쁘게 만들었어요. 

사실 제가 이 책을 사서 읽은 것도 이 표지와 제목에 혹하기도 했구요.

아이폰과 갤럭시를 깔끔하게 표지에 올려두고 제목까지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라고 하면 IT 사례도 풍부할 것 같지만 IT 사례는 하나도 없어요. 제목에서 언급한 애플이야기도 없어요. 아이폰은 없더라도 IBM을 제대로 베껴서 애플컴퓨터에 들어간 훌륭한 GUI를 만들어낸 이야기는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일본 원서의 원제와 책표지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아마 우리 나라에서 이 책이 많이 팔리게 된다면 출판사인 시드페이퍼는 표지와 제목을 기획한 직원에게 금일봉 정도는 줘야할 거에요. 그 때 책을 편집한 직원도 함께 칭찬해주시구요.


주렁주렁 굴비

1) 픽사 이야기, 데이비드 A. 프라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흐름 출판, 2010

2) 정말 많은 레퍼런스가 있습니다. 그 중 국내 정식 출판된 읽고 싶은, 그리고 읽은 책들을 옮깁니다.

* 카피캣, 오데드 센카 지음, 이진원 옮김, 청림 출판, 2011

* 야마토 성공법, 오구라 마사오 지음, 박대용 옮김, 북스힐 출판, 2003 (책에선 오구라 마사오 경영학으로 소개)

*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김 성공신화, 하워드 슐츠 지음, 홍순명 옮김, 김영사 출판, 1999

* 팔지 말고 팔리게 하라, 토리바 히로미치 지음, 오경화 옮김, 코리아하우스콘텐츠 출판, 2011 (도토루 커피: 죽느냐 사느냐의 창업기로 소개)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지음, 정재곤 옮김, 세상사람들의책 출판, 2002 (무하마드 유누스 자서전으로 소개)

* 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지음, 김찬별, 노은아 옮김, 비즈니스맵 출판, 2011

   등등, 책에서 언급한 메타포를 활용하라나 현대 소피스트전 등의 책은 국내 정식 발매되진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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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 DNA에서 양자 컴퓨터까지 미래 정보학의 최전선 카이스트 명강 1
정하웅.김동섭.이해웅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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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이야기

과학이나 이공계열 분야의 책을 추천할 땐 항상 스티븐 호킹1), 빌 브라이슨2)이나 브라이언 그린3)의 책을 추천합니다. 주제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사실 앞서 이야기한 사람들의 책은 모두 글이 쉽고 재미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꼭 이공계열 지식이 없더라도 상식선에서의 과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위의 분들 책을 읽으면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은 우리 나라에선 아직 전공 이외에 즐길만한 거리의 과학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는데 드디어 카이스트에서, 저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엘빈 토플러가 '제3 물결'4)을 쓸 때만 해도 정보사회라는 말은 미래학자의 예견일 뿐이었는데, 이젠 정말 정보 사회가 되었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소형화된 컴퓨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개인이 다룰 수 있는 정보량도 커지고 더 많은 시간을 정보의 생산과 확산에 쏟을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럼에 따라 정보라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정하웅 교수의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는 강의와 김동섭 교수의 '생명의 본질, 나는 정보다', 이해웅 교수의 '퀀텀 시티 속에 정보를 감춰라'로 총 세 강의를 묶은 책으로,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게 아니라 출판을 목적으로 일반인의 독서를 대상으로 한 책입니다.

세 교수의 강의는 서로가 매우 다릅니다. 정하웅 교수의 강의는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로 사실 가장 보편적인 정의로서의 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 점점 정보가 많아지고 소위 빅 데이터라고 부를 만한 정보 덩어리가 생겼는데 이 빅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 지, 특히 구글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김동섭 교수의 강의는 생물학 분야로서 , DNA가 담고 있는 것은 결국 유전 정보이며 사람 마다 다른 것은 DNA가 담고 있는 유전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 유전 정보 역시 정보이기 때문에 분석과 이용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며 현재 생명 공학에서는 얼마나 많이 발전을 해왔는 지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해웅 교수의 강의는 양자 컴퓨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정보 자체보다는 정보 전달에 조금 더 비중이 있으며 정보 전달에서 부각되고 있는 양자 정보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양자컴퓨팅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이 큰 주제이기 때문에 다른 과학책에서 주로 설명하는 양자의 개념이나 정하웅 교수가 다루었던 정보 자체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으며, 정보 전달에 관한 게 큰 주제이기 때문에 아주 쉽고 재미있는 예시로 부터 현재 첨단 정보 전달의 기술까지 매끄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정보라는 키워드로 세 교수의 강의를 묶을 수는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정보라는 단어의 정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사실 세 강의의 개연성은 많이 모자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하웅 교수의 강의를 유익하게 읽었다고 해서 다른 교수의 강의가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며, 김동섭 교수의 강의가 쏙쏙 들어왔다고 해서 다른 교수의 강의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며, 이해웅 교수의 강의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다른 교수의 강의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리뷰의 말머리에선 즐길만한 거리의 과학책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정하웅 교수의 강의에서도 몇몇 부분은 그러하지만 특히 김동섭 교수나 이해웅 교수의 강의는 자신의 전공 분야가 뚜렷하기 때문에 그 쪽에 지식이 부족하다면 쉽게 따라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책 전반에서 교수들께서 일반 독자를 상대로 쉽고 재미있게 쓰려는 노력이 역력히 보이고 있긴 하지만 과학의 발전이 너무 멀리까지 와버려 조금 깊은 쪽을 이해하기 위해선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게 되어버린 거겠지요. 그래서 아쉽게도 이 책을 재미있게 혹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독자층은 조금 좁은 것 같지만, 그래도 정보를 다루고 있는 각 분야의 첨단 과학이 어디까지 발전했고 무엇을 다루는 지 궁금하다면 이 책은 정말 즐거운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껍데기 이야기

중간중간 교수들께서 책 편집자를 칭찬하는 문구가 나옵니다. 교수들께서 지어주신 제목보다 훨씬 매력적인 제목으로 선정해주셨다면서요. 그리고 저 역시 각 챕터의 제목이 꽤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 제목은 많이 아쉽네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세 교수의 강의는 유사성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때문에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는 정하웅 교수의 강의를 제목으로 쓰기엔 다른 교수들의 강의를 포함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세트5)로서 앞으로도 카이스트 명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판이 예정되어 있는 거라면 조금 더 보편적이거나 세트 전반에 걸쳐 함축할 수 있는 제목을 달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디자인은 썩 괜찮은 편입니다. 처음에는 '민트색을 이렇게 과감하게 사용하다니'라고 생각했지만 녹색빛 표지와 검은색 글씨가 꽤 어울립니다. 제책도 튼튼하게 잘 되어 있구요.

하지만 조금 깨는 부분이 있어요. 표지 아래 하드커버 표지 디자인은 참 깔끔하고 예쁜데 책 표지에 나 있는 교수 사진이 조금 무서워요. 디자인도, 폰트도 나무랄 곳은 없는데 정작 교수 사진이 너무 무섭게 들어간 건 참 아쉬운 부분이네요.


주렁주렁 굴비

1) 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글방 출판, 2010

2)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까치글방 출판, 2003

3) 우주의 구조,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승산 출판, 2005

4) 제3물결, 앨빈 토플러 지음, 이규행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옮김, 1989

5)1.4킬로그램 속의 우주, 김대수, 정재승, 정용 지음, 사이언스북스, 출판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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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합본)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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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입문이라고 변명하며 깊이 없는 소설을 참아야했던 책도 많았지만 철학에 관한 내용도, 소설의 재미도 놓치치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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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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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번역도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 행복에 관한 최고의 철학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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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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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발달은 우리의 생각할 시간을 빼았는지, 더 넓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지를 생각해볼만한 여지를 남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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