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유시민 작가가 썼기 때문에, 

혹은 근현대사를 알 수 있기 때문에가 아닙니다.

그냥 강순희라는 인물 자체의 매력 때문입니다.

굉장히 대장부 스타일이시거든요.


전쟁 때문에 아무것도 없이 달아난 피난길에서도

옷도 가져다 팔고, 시장에서 장사도 하시면서

가족의 생계를 직접 꾸려나가시죠.

피란길 중간에 대전까지 왔을 때엔

남들이 파는 걸 사다가 이문을 붙여서 파는 걸 보곤

장사를 깨달으신 거예요.

장사하는 사람은 따로 있을 줄 알았는데, 

당신께서도 하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물건을 싸게 사와서 수선해서 더 비싸게 팔아

가족들을 먹여 살리셨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해보지는 않았지만 하면 되겠지요.’가

할머니의 인생을 관통하는 말인데, 

어떤 상황에서도 

내 가족은 내 손으로 먹여살릴수 있다는 

자신감이 책 전체에서 느껴져서 너무나 좋았어요.

그런데 사랑 이야기까지 한 스푼 나오니까,

너무너무 인물이 사랑스러운 거예요.


유작가님께서 강순희 할머니께

‘살면서 제일 좋았던 하루가 언젠가요?’

라고 물어보니

‘우리 신랑하고 데이트할 때가 제일 좋았지.’

라고 대답하는 할머니에게 

어떻게 빠지지 않을 수 있겠어요.

남편 분과의 연애, 결혼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너무 설레고 재밌어요.

남의 연애 이야기잖아요.


남편분이 할머니께 첫눈에 반했던 것 같아요.

친구와 할머니와 남편분 이렇게 셋이 처음 봤을 때

남편분은 집에 가는 길이 반대방향인데도

할머니를 댁까지 에스코트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연락도 쉽지 않은 시대에 어떻게 연애하셨는지,

결혼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까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왜 이렇게 이런 이야기가 재밌는지 모르겠어요.


인혁당 사건으로 인해 

남편분께서 겪은 고초의 이야기엔

그 시대에 대해 분노가 일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내 남편 내놓으라고 큰소리치는

할머님의 모습을 보면서

대장부 할머니의 매력과 이야기에

흠뻑 빠져있었습니다.


실제 인물로 조명하는 

미시사를 다루는 책들을 좋아합니다.

지금 당장 떠오른 책은

아트 슈피겔만의 쥐나

김은성 작가님의 내 어머니 이야기가 있네요.

소설도 충분히 감동적이지만

실제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이 주는

좀 더 특별한 감동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미시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특별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아도,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사랑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그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 역사를 이룬다는 점 때문입니다.


어떤 날엔 내 삶이 너무나 무의미해보이고

무가치해보이는 날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하루를 버텨서 살다보면

누군가에겐 신비롭고 가치있는 일대기가 되는 날이

올거라고 믿어보게 되고요.

제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경이로움을 느끼듯 말이에요.


이런 생각을 그대로 담아낸듯한 말이

에필로그에 나옵니다.

강순희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래요.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극복하며 사는 게 인생입니다.

오늘 밤에 죽어도 괜찮아요.

나한테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내 힘껏 노력하고 살았으니까.

행복이란 게 사람마다 달라요.

남들 눈에는 행복해 보여도

그 사람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래서 ‘행복했다’ ‘불행했다’ 말하지 않은 겁니다.

주어진 운명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며 살았다는 걸로 나는 만족해요.”


하루를 버텨낸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거죠.

그게 각각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해야하는 이유이고,

그걸 유시민 작가의 태도에서 느껴왔고,

이번 책에서도 느꼈기에

이 책을 조금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개인적으로 표지에 속은 부분이 하나 있어요!

온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고를 때엔

당연히 이 부분은 띠지일 줄 알았는데, 

인쇄가 된 부분이더라구요.

책 표지가 너무나 예쁘고 산뜻한 노란색이라

띠지를 벗기면 책 전체가 

노란색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책이 읽어보고 싶어지셨길, 

그래서 책을 한 권 사보고 싶어지셨길,

그렇게 내 손에 쥔 책이 

하루의 고단함을 견딜 위로가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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