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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바이올린
조셉 젤리네크 지음, 고인경 옮김 / 세계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많이 홍보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클래식 음악은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것이 사실이다. 서점에서 검은색의 표지와 함께 ‘악마’가 들어간 제목을 만났을 때, 그리고 '천재음악가 파가니니의 저주받은 바이올린이 연주된다'는 문구를 보았을 때,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우연히 읽기 시작한 책이긴 하지만 간만에 좋은 작품을 찾은 기분 좋은 뿌듯함이 들었다.
소설은 스페인 바이올린 연주가인 아네 라라사발의 마드리드 국립 오디토리엄에서 바이올린 곡 중에서 가장 난이한 곡으로 평이 난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 24번을 연주한 후 시체로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신의 가슴에는 악마라는 의미를 지닌 ‘lblis'라는 아랍어가 피로 새겨져 있고, 악마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그녀의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자취를 감추었다. 그 바이올린은 18세기 음악가 파가니니가 남긴 스트라디바리우스 중의 하나였다.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던 페르도모 경위는 그 사건을 맡은 경위의 죽음으로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데 수사 과정에서 서서히 ‘악마’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바이올리니스트 지네트 느뵈와 아네 라라사발까지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죽음의 정체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한번쯤은 들어봤거나 혹은 생소한 음악 지식과 음악사의 숨은 이야기들이 소설의 곳곳에 등장하는데, 낯설었던 클래식의 지식을 친숙하게 익힐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또한 책에 포함되어 있는 CD를 통해서 꼭 음악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 소설의 분위기를 더욱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의외로 많이 들어본 곡이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과 추리소설의 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했는데 이 책은 그 호기심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었다. 더불어서 ‘파가니니’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도 되었는데, ‘10번 교향곡’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친구에게 얼른 신작인 ‘악마의 바이올린’을 추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