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이 필요한 순간 커피를 마시고, 단 것이 필요해 초코렛을 먹을 때처럼 로멘스소설을 흡입하고 싶을 때, 그런 순간이 나애겐 있다. 이 책은 오래전에 읽은 책은데 로맨스가 필요한 지금 시선에 들어와 다시 읽다가 딱, 이 문장 앞에서 스르륵.. 마음이 주저앉았다.
이건 내가 늘 걸던 주문 아닌가.. 나아질거야. 이것보다는 나아질거야..



.....




"염병할, 신경쇠약에 걸렸나 봐."
그녀는 침대에 몸을 맡긴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목욕할 때가 한참 지난> 그녀의 몸이 <갈 때가 한참 지난> 시트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공 모양으로 뭉쳐진 축축한 휴지들이 깃털 이불 위에 널려 있었다. 서랍장 위에는 먼지가 곱게 앉은, 손도 안 댄 초콜릿 더미가 보였다. 바닥에는 도무지 집중해서 읽을 수 없는 잡지들이 흐트러져 있었다. 구석에 놓인 텔레비전이 집요하게 그녀의 침대를 향해 방송을 내보냈다. 그래, 신경쇠약의 세계도 괜찮군.
하지만 뭔가 잘못됐다. 그게 뭐지...?
"난 늘.........." 그녀는 생각을 집중했다. "난 말야, 항상........"
퍼뜩 깨달음이 왔다. "난 늘 이것보다는 나을 거라고생각했는데......."

p. 5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