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54회 현충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다. 그날 몇몇 지인들과 봉화마을에 갈 계획에 출판된 지 오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상대적으로 암울하다. 진즉 사 읽어보지 못한 게으름이 나를 자책한다. 왜? 인지 모르는 울적함이 책표지에 지금보다 훨씬 낯선 모습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암울하게 사진으로 실려있다. 93년도 프로필을 끝으로 이 책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 대통령이 되기 전 그의 일상들이 아픔과 도전기를 회고하듯 적혀있다. 구릿빛 피부와 진실을 말하는 굳게 다문 입술 고뇌 하는 듯 한 그의 모습에서 그전부터 시작되었을 고뇌와 정치적 소신 그리고 국가관 사회관들이 다부지게 기록되어져 있다.

[변호사 개업하고 얼마 안 되어 어려울 때 한 사건을 60만원에 수임했는데 당사자간 합의만 보면 변론도 필요없는 사건이었습니다. 변호사로선 합의를 해보라고 권유했어야 하는데 당시 돈이 궁해 사건 당사자를 서둘러 접견합니다. 그 다음날 아주머니는 합의를 봤다며 수임료를 돌려달라고 요구합니다. 일단 사건에 착수하면 수임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변호사 수임 약정서를 보여주면서 돈을 못 돌려준다고 버팁니다. 속으로 미안하고 얼굴도 화끈거렸지만 당시 사정이 급해 받은 돈을 이미 써 버린 후였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돌아갔습니다. "변호사는 본래 그렇게 해 먹고 삽니까? 하는 그 말 한 마디를 던져 놓고는. 지금부터 시작하려 하는 이야기를 그 누구보다도 지금쯤은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을 그 아주머니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지금까지 걸어온 내 삶의 영욕과 진실을 담보로 하여 따뜻한 용서를 받고 싶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 족쇄가 살아가면서 자신을 정직함과, 소신을 갖춘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늘 그 순간 그 아주머니가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는 듯 했다고 회고한다. 지금 의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와는 사뭇 인간적이기만 한 이미지는 최선하며 살아온 당신의 과거가 있었기에 오늘날 누구보다도 국민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前대통령으로 멋지게 남을수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자아내게 한다.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었던 시절의 부끄러운 양심을 고백함으로 그동안 가졌던 짐을 다소나마 덜어버리려 했던 곧은 양심. 그 마음이 있었기에 오늘날 소신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길을 과감히 선택했었을....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마음에 슬픔이 솟구친다.

가진 것 없는 약자를 대변하고, 죽을 자리인줄 알면서도 가야할 길을 과감히 걸었던 그의 용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좋은 곳으로.....가시길 진심으로 염원하며..

6월6일 54회 현충일 추념식이 오전 10시에 열린다. 전국에서 울려 퍼지는 싸이렌 소리와 함께 각 가정에서는 조기를 게양하고 묵념을 한다. 국가유공자를 위한 조찬을 베푸는 이명박 대통령은... 인터넷뉴스에서 본 6월6일 아침풍경 산자들은 그들의 노동을 위해 아침을 맞이한다..

by-현솔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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