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읽은 후愛~

빛고을 독서 마라톤의 6개월의 여정은 내게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였다. 그래서 마지막 책으로 도가니를 선택했다. 문론 미리 보름분량의 도서를 선정해 두고 책을 읽는 타입이라서 마지막 도서는 마음속으로 정해둔 상태이다. 그런데 갑자기 11월 선정도서이기도한, 이 책으로 최종 결정을 하며 부랴부랴 읽는다.

책은 이미 알려진 실화 광주인화학교의 성폭행을 바탕으로 각색되었다. 구속된 가해자들은 최종 선고공판에서 집행유혜로 석방된다고 한다. 그들이 겪은 아픔은 어느 누군가의 가십거리로 죄의 있고 없음을 물을 수 없다. 현재와 과거의 역사는 늘 그 중간점에서 타협이 이루어진다. (개인적 생각으로) 현재의 흥분은 시간이 지나면 잊거나 간직하고 있다고 하여도 희미하게 흥분의 도가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기 마련이다. 그저 감정을 추슬러야 한다면……. 꼭 그래야만 한다면. 내 안의 분노는 잠시 숨겨두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눈물이 두 볼을 타고 내린다. 울컥 주체 할 없는 감정의 도가니 속에 놓인 삶이란 무엇일까? 어느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은 오직…….임을 알기에 울컥했다. 안개처럼, 숨기지 못하고 도움도 되지 못한 분노만을 드러낼 뻔 했다. 바보처럼!

청각장애인 학교에 수화를 못하는 기간제 교사로 채용된. 강인호

처음부터 사건은 일어날 수 있었다. 실수가 아닌 청각장애라는, 뿌연 안개 속에서 길을 떠나는 이들의 불투명한 눈앞처럼 그들은 어디에서도 보호 받지 못한 삶을 살아가야만 했다. 인간이라는 얼굴과 교사라는 옷을 입고 어스름한 회색도시의 안개 속에서 먹이를 사냥하는 늙고 초라한 도둑고양이처럼 늙은 욕정은 활보한다. 작가는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일어난 성폭행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단백하고 간결하게 이야기함으로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파렴치한 도덕심에 경종을 울린다.

수많은 악의 축에서 도가니는 가장 나약한 이들을 가장 처참하게 짓이기는 과정에서 읽는 이로 하여금 선이 항상 악에 승리하는 동화 같은 결말을 일말 기대하게 한다. 인권운동가 서유진,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고 갈등하다가 결국 가정을 선택한 강인호, 손녀를 팔아 자식의 목숨을 구할 수 없다던 할머니의 한 맺힌 합의서, 폭풍 같은 고난을 겪고 난 후 자신도 똑같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된 민수…….

'세상 같은 거 버리고 싶은 마음.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다 접었어요. 난 그들이 나를 바꾸지 못하게 하려고 싸우는 거예요. '(257쪽) 서유진의 말이 내 심장곳곳에 숨겨져 있다.언젠가는 현실을 감추며 1cm 앞도 모른 체 걷고 있는 안개속의 인생이 더는 되지 말았으면......... . by 현솔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