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대학생활 - 대학 신입생 서바이벌 가이드북
최진오.조명실.오새내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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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누구에게 물어보자니 어디가서 물어봐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모르고 그냥 학교 다니면 힘들 것 같은....대학 다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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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굴드 - 그래픽 평전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8
상드린 르벨 글.그림, 맹슬기 옮김 / 푸른지식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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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인간이 아니다)를 견디지 못한 피아니스트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과 전화와 편지로는  대화를 해도 직접 만나는 것은  불편해 했다.  관객도 싫고 평론가도 싫고 팬도 부담스럽고 자기 자신의 몸도 건사하기 힘들어 했다. 그는 바흐를 연주했지만 바흐가 환생해서 그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글렌 굴드를 만나러 온다고 하면 당황했을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만 쳐다보는 콘서트는 싫어했지만 녹음실에서 소수의 사람들과 자신의 연주를 녹음하는 것은 좋아했다. 그리고 그는 피아노도 좋아했고 스튜디오 녹음도 좋아했고 악보도 좋아했고 텔레비전도 자동차도 좋아했다. 글을 쓰고 작곡하는 것도 좋아했다.

 그의 시대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있었더라면 그가 대인 접촉에 대한 스트레스를 그나마 덜 받고 더 오래 살았을 수도 있었겠다.그런데 너무 일찍 태어나서 너무 일찍 떠났다. 그의 전기를 읽으며 사랑을 간절히 바라는데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너무나 힘들어하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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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증후군이 아닌 척하다
리안 할러데이 윌리 지음, 김세주 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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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인터넷 책정보에서 책의 목차를 봤기 때문이다. 책 목차에는 이 책의 부록으로 다음과 같은 목록이 제시되었다.


부록 1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설명하다
부록 2 아스퍼거 증후군 대학생의 생존 기술
부록 3 직업 선택과 책임감
부록 4 집에서의 정리 정돈
부록 5 감각-지각 장애의 대처 방법
부록 6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지하는 일반인들에 대한 배려
부록 7 지지 그룹과 유용한 자원 


나는 대학 강의실에서 '대단히 아스퍼거 증후군스러운'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된다. 보는 것은 괜찮은데 강의 진행에 문제가 생긴다. 무엇보다 아스퍼거 성향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조별활동을 하며 갈등을 일으키고  아스퍼거 성향 학생들이 수업에 적응을 못 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내가 보기에 아주  복장이 터진다. 아스퍼거 성향 학생이 교수에게 와서 '양해'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글자 그대로 諒解를 하려고 해도 뭘 아는 게 있어야 諒을 하거나 解를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대학 본부에서는 이러한 성향의 학생에 대한 정보나 지원책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공부하는 게 교수 직업의 기능인데 이런 학생들 문제도 공부로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저자와 내가 만난 학생들을 대조해보고 우울해졌다. 이 책의 저자는 대단히 지능이 높은 아스피이다. 그리고 시지각도 매우 좋은 아스피이다. 그리고 멀티태스킹과 공감능력이 남성보다 좋다는 여성 아스피이다. 이 저자가 자기 자신을 묘사한 내용을 보면  축복받은 아스피임을 알 수 있다.


19쪽. 나는 열성적인 관찰자였다. 나는 사람들의 행동의 미세한 차이에 매혹되었다. (중략) 때로 나는 정말로 누군가의 모습과 행동을 따라 했다.


20쪽. 나는 점점 더 남과 똑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억양, 목소리 변화, 얼굴 표정, 손동작, 걸음걸이, 그리고 작은 몸짓까지 따라하는 능력이 대단했다. 그것은 마치 나 자신이 내가 모방하는 그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26쪽. 내가 속한 집단은 운동선수, 치어리더, 학생회 지도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등학교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 혹은 무엇을 할지, 어떤 경향을 나타내기 몇 년 전부터 초등학교 때 이미 이 특별한 그룹으로 들어왔다. 우리의 우정은 유명했다. (중략, 44쪽) 나는 결코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 절대로 내 친구들은 나를 옆으로 떠밀거나 나를 잊어버리거나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 (중략) 내 나이 10대의 추억은 좋은 시간들과 좋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66쪽. 나의 높은 지능과 높은 학업 성적이 내가 가는 길에 어떠한 것이 닥치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나에게 스스로 이해시켰다.


책의 내용만  보면  이 사람의 인생은 비가 올 것 같으면 우산을 들고 나가고, 늦을 것 같으면 1시간 일찍 출발하고, 배가 고플 것 같으면 간식을 미리 준비하는 식으로 대체로 잘 풀렸다. 어찌보면 아스피 아닌 사람들보다도 더 잘 풀렸다고도 하겠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학교 성적은 최고였고 부모의 사랑을 받았고 주변의 관심과 보호 속에서 성장했다. 나중에 교육학과 언어학을 전공하여 대학 교수가 되었다. 게다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들도 낳았다. 딸 중 하나가 아스피라지만 이렇게 아스피에 대해서 잘 아는 자신만만한 엄마에게서 자란다면 그 아이의 어린 시절은 대체로 행복하게 지나갈 것 같다. 


결론적으로 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 책은 현재까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내가 만난 아스퍼거 성향 학생들은 주로 남학생들이다. 대인관계 문제로 대학 입학 이전 시기에 폭력을 보거나 당한 경험이 있어서 이른바 '아싸. 자따'를 자처하며 대학생활 부적응을 보인다. 기숙사에 들어온 남학생 중에는 스스로 신변관리가 되지 않아서 용모가 단정하지 않아 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일주일동안 머리를 감지 않거나 등산복에 맨발로 삼선슬리퍼를 신고 강의실에 들어와도 어느 누구도 잔소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학생들은  고립이 심해진다. 운동 신경이 둔하고 시야가 좁고 순발력과 임기응변능력이 떨어저셔 조별활동을 할 때 다른 학생들과의 협업이 어려워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위의 책의 저자처럼 운동능력이나 협응력이 떨어지더라도 시지각이 좋으면  학습장애의 발생 위험이 낮은데 그렇지 않으니 학점관리도 안 된다. 수면 조절에 실패하고 시간관리까지 안 되면 자동으로 F학점이고 학사경고 예정자가 된다.


이 책 외에 아스퍼거라고 쓰인 책은 도서관에서 다 들춰보고 있는데 시지각, 협응력, 운동능력, 감정조절이 다 안 되는 아스퍼거 성향의 학생들을 이해하려면 특수교육 전문서적을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추가 : 그리고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닌 척 하다'의 부록에 나온 '아스퍼거 대학생의 생존기술'은 미국 대학을 기준으로 서술된 것이었다.한국 대학의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안 맞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이 책 부록에 나온대로 미국대학에서 이렇게만 해 준다면 아스피 학생에게는 미국이 아니라 천국이겠다만 저자도 지적하듯 미국에서도 다 이렇게 해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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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가 되는 299가지 방법
폴 그레이.데이비드 드류 지음, 매튜 헨리 홀 그림, 강남희 옮김 / 홍문관(크레피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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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미국 책˝이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하면 대학교수가 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글쎄요.˝인 내용이 많다. 목차만 봐도 책 60%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누군가 전임 교수가 되거나 말거나 연구자로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포스트잇에 적어 컴퓨터 모니터 앞에 붙여놓을 격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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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여영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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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이 책에 발등이 찍히면 최소 전치 3주는 나오겠다.' 싶은 두꺼운 책이 있었다. 책을 펼쳐보니 만화책(요즘은 그래픽노블이라는 외국어로 부르는 그 종류의 만화책)이었다. 만화는 표지처럼 아주 어두웠다. 위스콘신에 사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소년이 나온다. 이 만화는 그 소년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했다가 그냥 불행한 청년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그리고 그의 불행 강도를 조금 낮춰 준 것은 가족도 학교도 교회도 아닌 미시간 주 어퍼 페닌슐라에서 온 역시 불행한 소녀였다. 

 

'위스콘신에 사는 불행한 소년이 한 소녀를 만나서 어른이 되었다.'는 문장을 쓰니 <That's 70s Show>가 생각난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답답한 어머니, 사회부적응 소년이라는 점에서 이 만화는  <That's 70s Show>와 비슷한 구석도 있다. 다만 <That's 70s Show>의 주인공은 친구들이 있지만 <담요>의 주인공은 철저하게 외톨이이다. 그 모진 세월을 함께 자란 동생과도 연대감이나 형제애를 만들지 못했다. 만화를 보면 그나마 동생은 현실을 인정하고 사회에 적응하고 가정을 이룬다. 주인공은 그렇지 못했다.

 

주인공은 진짜로 세상에서 가장 불행했고 그 불행에 의해 몸과 마음이 다 병들었다. 그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주인공은 생존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육신을 지닌 예수를 보내서 사람을 만지게 한 것처럼, 주인공을 병에서 끌어낸 것은 성경 말씀이나 기도와 묵상이 아니라 피와 살이 있고 기쁨과 슬픔을 자아내는 한 소녀와의 사랑이었다. 그리고 병이 나으면 그만 먹어야 하는 약처럼 소녀와의 관계는 소년의 문제가 조금 나아지면서 끊어지게 된다. 

 

<담요>를 보면서 주인공 소년이 불행한 이유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객관적인 '불행 기록'으로 보자면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의 주인공도 이 책 주인공 못지 않게 불행했다. 그런데 하버드에 간 리즈는 왜 성취 지향의 인생을 선택했고, <담요>의 주인공은 '지독하게 불행하다가 조금 덜 불행한' 상태로 살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내가 내린 결론은 리즈 머리의 부모는 본인들은 약물중독, 마약상에 성매매를 했어도 본인들은 대학 교육을 받았고, 자기 딸들도 고급 교육을 받기 원했고 정말 금쪽같이 위했고, 딸들의 상태를 살피고 딸들과 의사소통을 지속했으며 딸들의 자존감을 높였다. 반면에 <담요> 주인공의 부모는 기독교 맹신에 아들들과 의사소통을 거부했고, 가난이 인격과 자존감을 파괴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아들들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방임했다. 지독하게 가난한 것은 동일하지만 미국 중서부의 무식하고 폭력적인 기독교 맹신 노동자의 아들보다 뉴욕의 약물중독자이지만 엘리트의 딸이 삶의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에서 '좋은 부모'가 무엇인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여하튼 읽은 시간 보다 읽고 나서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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