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산마처럼 비웃는 것

산마처럼 비웃는 것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5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어렸을 적 부터 몸이 약해 형들의 놀림과 집안에서 기대를 받고 자라지 못해 일찌감치 독립한 고키 노부요시는 성인이 된 후 고향의 삼산 의식에 참여하기 위해 하도로 돌아온다.
삼산의식을 시행하던 중 자신을 뒤쫓아 오는 ‘산마‘에 의해 길을 잃은 노부요시는 들어가서는 안되는 ‘부름산‘에서 한 가족을 만나 도움을 청한다. 다음날 노부요시를 도와 준 가족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고 노부요시는 산마에 의한 소행이라 여겨 온갖 괴담을 수집하는 도조 겐야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편지로 써 보낸다.
산마에 흥미를 갖은 겐야가 괴담을 파헤치기 위해 구마도에 들어온 후 가스미가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살해 되기 시작함과 동시에 노부요시로 부터 산마가 노부요시를 쫓아온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미스터리+괴담의 형식을 갖는데 산마에 대한 괴담이 그리 무섭지 않아서 그런지 이 소설은 추리소설느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론 괴담이 강한 쪽이 더 재밌는 작가인것 같지만 괴담과 추리라는 조합은 항상 신선하게 느껴진다.

특히 노부요시가 삼신의식을 치룰 때 느꼈던 두려움에 대해서 여러 자연현상으로 풀이 하는 모습을 보면 말 그대로 괴담을 파헤친다는 느낌이다.
이번 연쇄 살인은 가스미가가 부름산에서 황금을 캐기 위해 1인 2역을 한 것과 시골 마을에서 쌓인 집안간의 욕심이 합쳐져 일으킨 결과였다. 사실 고키 노부요시에게 삼산의식이 실패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하지 못했던게 범인이 누구인가를 추리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사실 고키 노부요시를 범인 리스트에서 아에 올려놓질 못했었는데, 그의 기분을 알았다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도 있었을 것 같다. 다만 이런 짓을 벌일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만큼 진짜 산마에 씌인거 같기도 하다.

[마이리뷰] 짐승의 성

짐승의 성 ㅣ 스토리콜렉터 51
혼다 테쓰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12월

경찰에 보호를 요청해온 상처투성이 소녀 마야. 그녀는 1년 넘게 어느 멘션에 감금되어 요시오라는 남자와 아쓰코라는 여자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한다. 경찰이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홀로 남아 있는 아쓰코와 욕실 혈흔에서 나온 다섯 사람 분의 DNA다. 
선코트마치다 403호. 그곳은 짐승의 소굴이었다. 딸이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이 언니를 죽이고, 서로가 서로를 고문하고 학대하는 지옥도 그 자체. 그러나 그 지옥을 만들어낸 요시오라는 남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범인에게 학대받은 피해자가 가까스로 탈출하고 경찰이 범인을 수색한다 는 류의 스토리는 사실 자주 볼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승의 성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학대받는 장면, 고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인 것 같다. 책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 까지 사람을 학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건 처음이었다.

예전에 읽은 소설 중 하나인 크리피의 범인과 야스오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유의 폭력적인 행동과 강압적인 태도로 피해자들이 감히 자신에게 반항할 생각 조차 못하게 만든 것이. 다만, 크리피를 읽었을 때는 짐승의 성과 달리 ˝폭력적인 태도˝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세한 묘사가 없었다. 그래서 그 때는 왜 고작 남자 하나에 반항을 못해서 이렇게 됬었을까. 싶었는데 발톱을 빼고 전기고문을 하면서 종국에는 가족이 가족을 죽이게 만드는 야스오의 행적을 보면 그런 말은 못하겠다.

[마이리뷰] 가상가족놀이

가상가족놀이 ㅣ 스토리콜렉터 6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7년 2월

어느 날 20번이나 찔려 살해된 도코로다 료스케. 경찰은 평범한 직장인인 그에게 딸 가즈미, 아내 하루에 외에 인터넷 속에서 가상가족을 가졌다는 것을 발견한다. 도코로다가 살해당했을 당시 누군가가 있었다는 증언에 경찰들은 도코로다의 가상 가족을 의심하고 그들을 경찰서로 부른다. 딸 가즈미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가상 가족들의 증언이 시작된다.

자신의 가족이 자기 외에 다른 가족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기분은 어떨까? 심지어 아빠(도코로다), 엄마(요시에), 딸(가즈미), 아들(미노루)로 구성된 도코로다의 가상 가족에서 가상의 딸은 현실의 딸과 같은 이름을 사용했다. 도코로다가 왜 일부러 자신의 딸과 같은 이름을 가진 가상의 딸에게 접근했는지 나중에 나오지만 도코로다를 이해하긴 어려운것 같다. 작중 제일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고. 반면에 현실에서는 여러 여자와 바람을 피고 가족과 많은 트러블을 갖고 있는 도코로다가 그의 가상 가족들에게 이상적인 아버지, 남편이 된 것 또한 아이러니하지만 납득할 수 있었다.

각자의 증언을 보면 왜 가상가족놀이에 빠졌는지 이해가 됬다. 현실에서 잔소리만 하고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 가족들에게서 벗어나 허울뿐인 가족이라도 나를 이해해주는 이상적인 가족놀이에 빠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이리뷰] 궁극의 아이

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혼자서 딸 미셸을 키우는 앨리스에게 찾아온 FBI 사이먼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연쇄 살인에 앨리스의 죽은 애인 신가야가 개입되어 있다고 한다. 불의의 사고를 겪은 사람들이 모두 죽은 당일 가야에게서 온 편지를 받았기 때문에 사이먼은 가야의 범죄일 것이라고 의심한다.
10년 전 가야의 행적을 뒤쫓다가 알게 된 세상을 지배하는 악마개구리 집단과 궁극의 아이. 사이먼은 자신의 부인 모니카도 악마개구리들에 의해 살해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앨리스의 기억을 더듬어 악마 개구리들을 쫓고 7번째 궁극의 아이를 보호하려 한다.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진 궁극의 아이 신가야가 10년 후 자신이 죽은 후 악마 개구리들이 자신의 딸과 아내 앨리스를 위협할 것을 예견하고 이를 막기 위해 악마개구리들을 하나씩 살해한다는 이야기....
뭐어..세계를 지배하는 비밀의 세력들 이라는게 꽤 그럴 듯했다. 대놓고 로스차일드 가문 따라하는 거 같은 호크쉴드 가문 이야기도 나오고. 현실에서도 로스차일드 가문이 사실상 세계를 지배한다는 루머들도 많이 돌아다니니깐 거기서 소재를 가져온 것 같았다.
로스차일드 가문처럼 호크쉴드가문이 부를 키운 핵심적인 이유가 미래를 보는 아이들을 납치, 감금해 자기들 유리하게 세상을 움직였다는 그럴듯한 이유도 붙였고.

다만...앨리스가 가야를 단 5일 동안 만나 사랑에 빠졌다는 데 그 짧은 시간동안 사랑에 빠질 정도로 가야의 매력이 묘사 되지 않아 공감하기 어렵다. 짐머만은 대놓고 잘생긴 남자라고 나오는데.... 특히 앨리스랑 가야랑 데이트할 때 돈이 없어 앨리스귀에 바흐의 노래가 나오는 이어폰을 꽂아주고 소매치기 하는 장면은....그나마 있던 매력 포인트까지 날라가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이런 장면 제발 넣지 말아줬으면 했는데 진짜 책 덮을 뻔 했다....
물론 가야도 5일동안 만난 애인의 미래를 위하여, 보지도 못한 딸의 안전을 위하여 10년 후까지 그 둘을 위해 악마개구리를 살해하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았지만.. 불로의 인형도 그렇고 이 작가랑 나랑 이런 부분 좀 안 맞는 것 같다...

[마이리뷰] 불로의 인형

불로의 인형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4년 8월

불로초를 찾으란 진시황의 명령으로 신선을 찾아 떠난 사람들. 그 중 창애는 불로의 비밀을 형으로 제작하고 창애가 죽은 후 2천년동안 불로의 비밀을 간직한 6개의 인형들이 다시 세상에 나타나게 된다.
큐레이터 가온은 아버지의 유품으로 인형을 받게 된 순간부터 이상한 일에 휩싸이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도 타살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아버지가 숨겨둔 이복 동생 설이를 만나게 되고 백년 만에 개최되는 삼우회에 참가하게 된다. 가온과 설아는 인형에 숨겨있는 불로의 비밀을 위해 한,중,일 3나라에 쫓기게 되는데

빌려온 날 바로 다 읽었다. 그 만킁 흥미진진했던 소설이었다. 흠잡을 거라곤 너무 개연성 없는 러브라인? 소설에 개연성 찾는 것도 웃기지만...내가 원하는 러브라인도 아니었고 차라리 러브라인 같은거 없었던게 더 깔끔하게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굳이 둘이 사랑에 빠졌어야 했나 하는 느낌??
선남의 정체는 대충 초반 부터 눈치 챌 수 있었지만 담멸의 정체에 대해서는 눈치 채지 못했다. 추리력을 더 키워야 겠다. 삼우회 모임에서 6개의 인형이 해체되고 불로의 비밀이 밝혀질 때 나도 맞춰보고 싶었는데 중국어는 어쩔 수 없었고...
불로의 비밀도 그럴 듯 했다. 다만 역시 인정할 수 없는 건 러브라인. 처음 가온이 사랑에 빠진 듯한 묘사가 있을 때부터 윽 했었는데 결국 마지막 까지 기분 잡치게 만들어 버렸다.
소설이든 드라마든 왜 꼭 러브라인이 있어야만 할까? 구질구질 하게 끼어 넣을려면 차라리 뺏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