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 산책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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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편의 단편 모음집인 이 책의 기본적인 감성은 홍보 문구에 적혀있는 대로 슬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슬프기보다는 쓸쓸하다. 슬픔을 야기하는 상황, 사건 등이 -우리가 현실에서 거의 매번 겪는 것처럼- 후련하게 정리되는 거 없이 다소 애매모호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여운을 남기는 느낌이라 마치 삶의 애달픔, 고단함, 부조리함을 알지만 그래서 슬프지만 혼자만 그런 거 아닌 거 알지라는 작은 토닥거림을 건네는 거 같다. 그게 위로가 된다기보다는, 같이 있어도 가족이어도 그게 결국에는 혼자 감당해야 되는 부분이라는 걸 깨닫게 만들어 삶이 얼마나 쓸쓸한지 새삼 마음 시리게 느끼도록 만든다.


힘들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아파서도 아니고 죽고 싶어서도 아니야. 생각이라는 걸 해봤는데 그동안 고단했고 앞으로도 애쓰면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이제 그럴 명분도 이유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 멀쩡한 정신으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생각해봤단다. 그리고 결심했어. 나는 이제 그만 살고 싶어. 내가 굳이 너에게 이렇게 말하는 건 쓸데없이 탓할까봐서야. 네 잘못도 아니고 진수 잘못도 아니야. 


- 「사라지는 것들」中 p.30


삶은 그냥 내가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잔인한 부분도 있고... 「사라지는 것들」의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화자에게는 엄마까지 이러는 게 정말 가혹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각자의 아픔은 아무리 가까워도 짐작만 하지 결국 대신 아파줄 수도, 정확히 헤아릴 수도 없는 부분이기에 내 나름의 위로와 관심을 쏟는 게 그저 최선일 수밖에 없다.


엄마는 마음을 바꾸지 않겠지. 안다. 마음먹은 사람에게 그런 마음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게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처음부터 그런 마음을 못 먹게 했어야지. 먹은 마음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 「사라지는 것들」 中 p.58


결국 화자는 엄마를 말릴 수 없지만 자신도 엄마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이 그것이니까... 이건 어떤 결말로 향하든 누구도 이길 수도 질 수도 없는 그런 싸움이 아닐까. 



"당신 말은 맞지만, 때로는 옳지만, 너무 차가워. 가족끼리는 심판이 필요한 게 아니라 온기가 필요해."


- 「미스터 심플」 中 p.225


어릴 때 같은 반 친구 싸움에 엉뚱하게 휘말려서 정말 서러웠던 적이 있었다. 집에 와서 하소연하는 나를 앞에 두고 엄마는 '이만큼은 걔가 잘못했고 이런 부분은 네가 잘못한 거야. 그러니까 둘 다 잘한 거 없어'라는 마치 솔로몬 같은 판결을 내리셨다. 나는 그때 이후로 아무리 속상해도 엄마한테 구구절절 얘기하지 않게 되었다. 엄마는 나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내 편은 아닌 사람, 그게 그때 어린 마음의 내가 내린 결론이었으니까... 맞다. 그날 내가 필요한 건 솔로몬의 지혜가 아니라 가족이라서 기대할 수 있는 따뜻한 위로였다. 나를 판단하려는 사람은 많다. 나와 관계 맺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의 작은 행동, 말 등등을 통해 수시로 판단한다. 내가 엄마한테 기대한 건, 우리가 가족이라는 집단에게 기대하는 건 나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미스터 심플」의 아내가 말한 온기, 조건 없는 지지 같은 걸 거다. 그렇지 않다면 가족이라는 존재를 타인과 다르게 포지셔닝 하는 게 대체 뭘까? DNA?

구치소에서 나온 화자를 다룬 「두번째 삶」이 다소 좀 다른 느낌을 준다. 비슷한 결로 생각했을 때의 결말이 아니어서 약간 놀랍기도 하고 의외의 재미가 있었다.

단편이지만 작품마다 일상과 감정을 다루는 작가의 섬세함이 남다르게 느껴졌는데 선물해 주신 분이 정용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좋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이렇게 또 괜찮은 작가를 알게 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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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 살인 사건
앤서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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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골랐던 작품. 앞에 저자 소개를 읽다 보니 앤서니 호로비츠는 이전에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이 공인한 새로운 홈즈 시리즈'라는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이라는 작품으로 먼저 만났던 작가였다. 갑자기 그때 느꼈던 분노가... ^^;; (나는 당시 책 내용과는 별개로 저 홍보 문구에 농락당한 기분으로 괴로웠었다.) 하지만, 셜록 홈즈라는 이름에 대어 내가 가졌던 기대를 빼면 작품으로는 나쁘지 않았기에 『맥파이 살인 사건』을 열심히 읽어 봤다.



아티쿠스 퓐트라는 탐정 시리즈로 출판계의 총아가 된 앨런 콘웨이는 9번째 시리즈인 『맥파이 살인 사건』의 원고를 클로버리프 북스에 전달한다. 사장인 찰스를 통해 복사본을 전달받아 기대에 찬 채로 읽던 소설팀 팀장 수전은 원고의 마지막 장, 결말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단순 복사 사고라고 생각했던 일은 앨런의 자살과 찰스에게 온 앨런의 마치 유서 같은 편지로 인해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오로지 마지막 장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앨런의 집,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던 수전은 점점 앨런의 자살에 의구심을 품게 되는데...


이 소설은 아티쿠스 퀸트가 활약하는 '맥파이 살인 사건'과 그 저자인 앨런의 자살을 파헤치는 수전의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사실 이 구성이 다소 나를 짜증 나게 만들었는데 다 읽고 나면 몇몇 이야기는 불필요하지 않았나 싶다.(책이 이렇게 두꺼울 필요가 없다는 거지) 추리소설은 속도감이 중요한데 '맥파이 살인 사건'을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끊고 수전의 진실 찾기를 약간 중구난방의 느낌- 그녀가 수사관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지만 -으로 꼭 넣었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의도와 작가로서의 애환이라는 게 느껴지고 왜 이런 구성을 택했고 뭘 말하고 싶은지 알 거 같아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그런 구성과 이야기 덕분에 영국 추리소설 유산의 종합판 같은 느낌을 주기는 하니 이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된 거는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색스비온에이번이라는 이 마을에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 내가 예전에 자네한테 인간의 사악한 면모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소한 거짓말과 책임 회피가 어떤 식으로 엄청난 화마처럼 인간을 잡아먹을 수 있는지 말일세.」…


- 『맥파이 살인 사건』 中 p.161


앨런의 창조해낸 '아티쿠스 퀸트'는 셜록 홈즈보다는 포와로와 브라운 신부에 가깝다. 자기가 창조해낸 세기의 인기 캐릭터를 증오한 앨런을 홈즈를 질색하게 된 코난 도일, 포와로를 밥맛이라고 표현했다는 애거사 크리스티에 빗대어 계속 이야기하는 건 대중적인 시리즈에 갇혀버린 작가들의 고뇌를 표현하는 거라는데...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코난 도일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이 나오지 않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도 좋아한다. 그 캐릭터가 나오지 않아도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더라.


이야기를 구성하는 인물, 마을의 이름 등으로도 나름의 재치를 발휘하는 추리소설 작가들의 기지에 감탄했는데 문득 추리소설을 쓰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간 영국은 대단한 나라다. 이전 세기의 (대단한) 추리소설 작가들의 유산으로 또 다른 작가들이 이렇게 다양하고 지속적인 변주를 만들어 낸다. 터가 다르긴 다른가 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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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더 다정한 새해 프로젝트 리커버) -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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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적자생존과 냉소적인 능력주의 제일의 세상에서 어떻게든 이겨내고 남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산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는 애당초 그렇게 살게 설계된 종이 아니었다고 얘기해 준다. 그리고 많은 이론과 연구와 실험이 지금 인류의 생존은 우리가 다정함을 장착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걸 알려준다는 게 핵심이다.

최근에 나는 다정함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이 있었다. 내가 다정한 사람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거였는데 스스로 생각해낸 답은 나는 100명에게 5씩 다정하지는 않지만 5명에게 100씩은 다정하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러면,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다. 이런 내 생각을 지인이 5명한테 500씩 다정하다고 정정(?)해 주어서 고마웠다. ㅎㅎㅎ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는 인류가 다정함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든 서로를 돕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였기에 지금껏 생존이 가능했다고 하면서 이를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알게 된 인류 외에 다정함을 장착하여 지금까지 생태계에서 잘 적응하며 살고 있는 -개를 비롯한- 다른 종들의 사례도 보여 준다. 결국 우리는 적자생존이 아니라 다정한 종이 생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친화력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우리 종에게는 우리가 아끼는 무리가 다른 무리에게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위협이 되는 무리를 우리의 정신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도 있다. 그들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연민하고 공감하던 곳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공감하지 못하므로 위협적인 외부인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으며 그들에게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中 p.32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를 다정하게 만든 특징들은 우리가 인종, 종교, 성별 등을 이유로 보여주는 끔찍한 적대감과 잔혹함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소중한 존재가 위협받을 때 인류는 어떤 종보다 포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 사회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접촉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자주 접촉하고 교류함으로써 형성되는 사회적 유대감으로 위협받는 느낌을 없애거나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우정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건 쉽지 않다. 우리 모두가 그럴 수 있는 사회, 공간을 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의 다정함을 믿으면서 말이다.

당신은 다정한 사람인가? 지금껏 살아남았으니 당신도 다정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다정하다는 게 꼭 어떤 모습이나 형태로 정의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에게 다정하고 싶다면 상대방을 살피는 게 먼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다정하다는 건 다채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당신이, 당신의 친구가 누가 바라는 모습으로 다정하지 않더라도 너무 어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먼저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다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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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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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요 책을 읽으면 2021년을 마무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나, 결국은 해를 넘기고 말았다. OTL 사실 초반부 읽다가 어느 순간 속도가 생각보다 나지 않아서 당황하기도 했고, 이래저래 심란한 며칠은 그냥 넘기기도 해서 더 오래두고 읽었던 거 같다. 어쨌든 덕분에 2022년의 첫 책이 되었다. ^^
결론적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좋았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약간의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의 후반부에는 사이다같은 느낌이 있었다. 물론 교수가 제시한 방법들, 제안들이 다 괜찮지도 가능하지도않을 수 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공정한 능력주의 제도를 마련하자', '사회적 위치가 재능과 노력을 반영하게 하자'며 되풀이되는 이야기는 우리가 성공(또는 패배)을 해석하는 방식에 잘못된 영향을 준다. 재능과 노력을 보상하는 체제라고 생각하는 건, 승자들이 승리를 오직 자기 노력의 결과라고, 다 내가 잘나서 성공한 것이라고 여기게끔 한다. 그리고 그보다 운이 나빴던 사람들을 깔보도록 한다.


- 『공정하다는 착각』 中 p.52

 

능력주의의 바탕이 되는 철학과 그것을 공고히 쌓아올리게 된 배경을 쭉 훑어보는 앞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집중도가 좀 떨어졌다. 후반부에 능력주의가 사회에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로 인해 어떤 편견과 잘못된 가치관들이 당연시 되고 있는가-심지어 드라마나 애니메이션같은 대중 예술 안에서조차 적나라하게-를 보여주며 비판과 대안의 목소리를 높이는 부분에서 확실히 공감할 수 있었다. 물론 저자의 대안이라는 것에 찬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나 다른 형태로라도 사회 전체로도 사람에게도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 브레이크 없는 능력주의의 찬양을 멈추는 것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유동성을 활발하게 만들어 그것을 통해 더 공정하고 평등한,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능력주의가 오히려 어떻게 사회적인 이동을 막고 특권층의 대물림을 공고히 하는데 한몫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바로 그 능력주의로 인해 서로에 대한 혐오가 싹트고 오만과 분노, 패배감이 팽배한 사회로 나아가게 되었으니 더 늦기 전에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계급의 불만에 대한 진지한 대응은, 오늘날 공적 문화에 만연한 엘리트의 거들먹거리는 태도와 학력주의 편견과 맞서 싸우는 일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의 존엄성 문제를 정치 어젠다의 중심에 놓는 일도 필요하리라. 그 일은 보기만큼 쉽지 않다. 다양한 이념적 배경에서 과연 무엇이 일의 존엄성이냐에 대해 (특히 세계화와 기술 혁신의 시대에) 다양한 주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분명 그런 관념 자체를 위협하는 주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을 명예롭게 하고 보상하는 방식은 사회가 공동선을 정의하는 방식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우리는 '안 그랬더라면 외면했을(또는 아예 인식도 못했을) 도덕 및 정치적 문제(오늘날 불만의 배경)'와 스스로 맞닥뜨리게 한다. 무엇이 공동선에 대한 의미 있는 기여인가, 그리고 우리는 시민으로서 서로에게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가?


- 『공정하다는 착각』 中 p.318

 

능력주의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도 연결되고, 기본적인 존중의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직업이 필요한 사회에 살고 있음에도 단순히 일, 직업이 능력이라고 판단하고, 그런 기준으로 서로를 막 대하게 되는 데에서 야기되는 문제도 이 책에서 중요하게 지적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갈수록 아빠 찬스, 엄마 찬스, 수저의 색이 중요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찬스와 수저의 색은 스스로 결정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리고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애시당초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공정과 인권의 평등을 제대로 얘기하고 싶다면, 모두가 능력을 키워 위로 올라가기만을 장려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제대로 된 성취감을 얻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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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재욱, 재훈 (리커버 에디션)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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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우연, 아주 조그만 초능력, 평범하고 작은 친절, 자주 마주치는 다정함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에 딱 맞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든다. 작다면 작은 초능력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구원의 드라마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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