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전문가, 분쟁지역을 가다 - 동티모르 / 아프가니스탄 / 이라크
허동운 지음 / 푸른길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ODA에 대해서 좀 알아야겠는데 직접 참여해 본 사람 얘기를 듣는 게 제일 좋을 거 같아서 산 책이다. 물론 사두고 계속 시간만 보내다 이제야 읽은... ;;;;

저자는 인도네시아에서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 활동을 계기로 ODA(공적개발원조)의 세계에 뛰어들어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다양한 원조개발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도운 경험을 들려주며, ODA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기본으로 알아야 하는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사람들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공적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공적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뀐, 어떻게 보면 가장 바람직한 ODA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ODA 활동이 이름만으로도 먼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읽어나가다 보면 어떤 자부심이 느껴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식민지 지배, 전쟁, 내전, 종교 갈등 등으로 불안정한 정세에 놓인 나라들에서의 ODA 활동이라는 게 어떠한 위험과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일인지도 와 닿는다.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봉사단에 지원한 적이 있었다. 정말 몇날며칠을 고민해가며 지원서를 썼었고, 면접을 보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었는데 사정이 생겨 해외봉사는 조금 더 내공을 쌓고 하자라며, 면접을 보러갈 수 없게 되어 너무나 죄송하다는 내용의 변명글(?)을 보냈었다. 당시에 어떤 나라를 지원국으로 썼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튼 정말 많은 고민을 거듭하며 지원서를 썼던 기억은 남아 있다. 책을 다 읽고 돌이켜보니 참 아무것도 모르고 용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옆동네로 봉사활동 가는 것도 아니고, 언어도 인종도 다른 사람들이 가득한 머나먼 나라였는데 진짜 그 나라에 2년을 살아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여행을 하는 것과 그곳에 산다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인데 2년의 해외봉사에 지원하면서 그 당시 내 고민의 대부분은 지원서에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적을 것인가 였던 거 같다. 순진했다고 해야할지, 모잘랐다고 해야할지.... ^^;;;;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났는데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다는 뉴스를 떴다. 저자를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현재 정세는 영국과 미국의 국제적인 권력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느껴지는 내용을 접한 뒤라서인지 느낌이 묘했다. 물론 테러는 나쁘고, 영국 국민들이 겪은 슬픔과 충격에 위로를 전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테러, 보복 전쟁 따위는 안되는 거다. 하지만, 뭔가 내가 쏜 화살이 돌고돌아 나에게 오는 느낌(?), 그런 거다. -.-;;; 결국 고통은 죄없고 힘없는 사람들이 받게 되는 역사의 반복, 착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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