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저는, 이라고 말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소설을 쓰거나 야간열차를 타는데 이 소설은 그 둘 다를 수행한다.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동유럽을 지나고 성별과 언어를 넘어 계속 계속 흔들린다. 좁은 곳의 새로운 카프카. 이동은 하는데 정지한, 쓸쓸한 눈깔사탕 같은 마냥 달지 않은 좋은 소설. 달리는 열차 침실에서 철쭉이나, 자해하는 아이나, 수국이 놓이기도 한다. 기차에서 떨어져도 마음은 달린다. 밤이 딸깍거린다. 흠뻑 빠져 읽었다. 읽고 나면 기어코 쓸쓸해지는 그런 멋지고 긴 긴 열차 같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