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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노트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5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6월
평점 :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꼭 한번은 지나야 할 것이 바로 사춘기 입니다. 우리의 부모님이 그랬으며, 부모님의 부모님 또한 사춘기를 겪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정도가 다르겠지만,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 것처럼, 사람이 태어나면 꼭 한번은 겪어야 할 시기입니다.
[회색 노트] 는 그런 사춘기를 겪고 있는 소년들의 교환 일기를 지칭하는 제목입니다. 저는 해본 적이 없지만, 특히 여성들은 학창시절 맘이 맞는 친구와 함께 교환일기를 쓰는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필자의 친누나 역시 그런 교환일기를 적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 책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두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로제 마르탱 뒤 가르의 대하 소설 '티보가의 사람들' 8부작 중 제1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마지막 결말이 너무 붕~ 뜬 느낌이라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데, 뒤이어 7부작이 남아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2003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이 안되었다고 합니다.
간략하게 책의 내용을 언급하자면, 엄격한 기독교 브루주아 집안의 소년 자크와 풍요롭지는 않지만 자유스러운 개신교 집안의 소년 다니엘의 동반 가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며칠만에 잡혀 집으로 끌려오지만, 그 며칠간의 가출을 통해 인생에서 겪게되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또다른 심적 변화를 느끼게 되는...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8부작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대하소설이라고 칭할 수 있겠지만, 1부작인 회색 노트만을 놓고 보았을 때는 성장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 - 자크는 어머니가 없으며 엄격하고 자신과 집안의 체면만을 생각하는 아버지, 자신과는 많이 다른 형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기독교 집안이라는 압박감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맘대로 못하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억압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친구 다니엘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며칠에 한번씩 집에 들어오며, 난봉꾼이라는 소문이 있는 상태이며, 개신교라는 것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나름의 고충을 갖고 있는 그 둘이 모의를 하고 가출을 결심하게 됩니다. 흔히들 사춘기 때 겪을 수 있는 사고?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둘의 종교가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아이들의 문제가 아닌 어른들의 문제가 되어버립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노발대발 하는 자크의 아버지와, 아이들이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다니엘의 어머니. 하지만 다니엘의 어머니는 어린 딸이 병에 걸려 쓰러지고, 남편이라는 사람은 몇 주째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 놓이면서 좀 더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가출을 나간 두명의 소년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대로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들이 성공적으로 가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반항심에 일탈을 계속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로 떠나기 위해 탔던 배에서 선원으로 부터 위협을 느끼기도 하고, 길에서 만난 여성과 성의 세계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마차 사고를 보면서 죽음을 보기도 합니다. 집과 학교, 그리고 종교에서 벗어나 인생의 실체를 경험하며,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성장통을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집으로 다시 잡혀오면서 자크는 엄격한 아버지로 인해 감화원으로 가는 내용이 2부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2부 부터는 못 봐서 어떤 내용으로 전개가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성장통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린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것은 현재 사람들이 흔히들 쓰고 있는 교환 일기를 처음으로 쓴 사람이 바로 [회색 노트] 의 두 주인공인 자크와 다니엘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겪게되는 사춘기를 그린 책 [회색 노트]. 아무쪼록 요즘같이 청소년들이 방황하는 시대에 보다 밝은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