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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을 그리는 자는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 소설가이자 드골정권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낸 앙드레 말로가 한 말이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 라는 의미일까?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이 말에 냉소를 보낸다. 말콤은 말하길 한 인간의 성공은 개인의 열망과 능력이 결정하지 않는단다.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 결정한다, 라고 말한다.
말콤에 따르면, 김연아가 세계적 피겨스케이터가 된 것은, 김연아의 의지가 아니다. (1) 김연아 개인의 의지에 (2)부모의 적극적인 재정적인 지원이 얹어지고 (3)김연아의 집 주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연습하기에 적당한 아이스링크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전통적인 성공학 시각에서 보면, 김연아의 성공은 (1)번으로 족할 것이다. 그러나 말콤에 따르면 (1),(2),(3)이 톱니바퀴처럼 아귀가 맞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피겨스케이터로서 김연아의 성공을 불가능하다는게 <아웃라이어>에서의 말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말콤이 제시한 상황에서 제외된 사람은 어떻해야 할까? 그들은 성공을 따윈 포기해야 하는가? 자포자기한 채 인생을 방관해야 할까? 게다가 구두닦이를 해가면서 사법시험에 합격한 자의 성공스토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독자의 심리적 저항을 예상했던 것 일까? 말콤은 우선 1만 시간의 법칙을 들이댄다.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갈고 닦으면 누구나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콤은 주장한다. 전작 <티핑포인트>와 <블링크>에서 그랬던 것처럼 객관적(?)인 데이타를 제시한다. 함부르크에서의 비틀즈였다. 무명의 비틀즈는 독일 함부르크의 클럽에서 하루 4시간 연습한 결과 세계적 록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거다.
알라딘에서 <아웃라이어>는 ‘성공학/경력관리’ 코너에서 판매한다. 성공하고 싶은 자들이 이 책을 읽으라는 거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성공하고 싶은 자의 욕망을 응원하지 않다는 걸 알게된다. 외려 그 반대다. 좌절감을 안겨 줄지도 모른다. <아웃라이어>는 성공을 원하는 성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기존의 성공학 저서처럼 ‘당신이 성공하려면 이렇게 하라’고 명령하거나 독자에게 저자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이 책을 봐야 하는가?
자녀를 성공의 길로 이끌고 싶은 부모와 교육기관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여 성공으로 이끌고 싶은 부모(엄마)라면, 아침 드라마를 끊고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날, 당신의 자녀가 뭘 잘하는지 살펴보라. 당신의 자녀에게서 티끌을 넘어선 재능을 발견했다면, 그것을 발판으로 당신의 자녀가 성공하길 원한다면 부모는 ‘성공의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자녀가 성공의 매직넘머인 1만시간에 올인할 수 있도록.
결국 진정한 <아웃라이어>는 빌 게이츠도, 오펜하이머도 아닌 셈이다. 박세리의 아버지와 김연아의 어머니야 말로 진정한 ‘아웃라이어’가 아닐까 싶다. 아웃라이어는 ‘성공을 발견한 사람’ 이기 때문에.
이 책은 말콤의 전작 <티핑포인트> 와 <블링크>에 비하면 쉽게 읽힌다. 그리고 감히 말하건데 시시한 TV드라마보다 더 재미있고 유익하다.
자녀를 가진 어머니들! 지금 당장 TV를 끄고 이 책을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