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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길 찾기 ㅣ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평점 :
어린이청소년 문학에 큰 기여를 한 이금이 작가의 [숨은 길 찾기]는 이전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완결판이다. 달밭마을의 세 아이 미르,소희,바우가 청소년이 되어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각자의 숨겨진 길을 찾기 위해 겪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다루고 있다. 이들의 첫 이야기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출간된 2005년도에만 해도 '이혼'이란 단어가 가지는 상처와 편견이 심했던 때라 세 명의 아이들이 각기 가지고 있는 가정의 상처가 더 크게 다가왔는데, 나름의 성장을 한 아이들의 모습이 실제 인물을 대하듯 대견스러웠다.
중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소희를 미르는 부러워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엄마와 서울에 살게 된 소희는 이제 달밭마을의 시골 소녀가 아니다. 엄마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외고를 준비하는 소희가 부러워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게된 미르는 연기학원을 다니기 위해 이혼한 아빠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바우는 선택적 함구증이 생길 만큼 상처가 되었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고 소희가 떠난 소희네 마당에 멋진 정원을 만들며 원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소희는 외고를, 미르는 예고를, 바우는 생명과학고등학교로의 진학을 준비하며 자신들의 꿈을 깨우치고, 다가가고, 수정하기도 하며 아이들은 길을 찾는다.
바우아빠는 바우가 대학으로 진학해서 달밭마을을 떠나 넓은 세상을 보길 원한다. 반면 달밭마을과 아버지의 농사, 흙이 좋은 바우는 고향에 남아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가려 한다. 바우가 어쩔 수 없이 고향에 남는 게 싫다는 아빠와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정말 달밭마을의 흙이 좋아 남는다는 바우(p.143)의 부딪힘은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선택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니 자신의 결정대로 하겠다'는 바우의 발언으로 폭발한다. 인생과 꿈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어느 누구의 영향도 받지않고 당당하게 결정하는 바우가 멋져보였다. 자신이 무얼 좋아하고, 무얼 잘하는지도 자세히 모르고, 알려고 노력조차 하지도 않는 아이들에 비하면 세상의 잣대질에 초라해 보이는 꿈이더라도 그 길로 나아가는 바우가 더 믿음직스럽다. 자기주도적인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성과를 내게 되어있다. 더 재미나고, 더 흥미롭기 때문이다. 또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인생에 큰 경험으로 작동할 것이다. 꿈을 향해 스스로 나아가는 모든 아이들의 행동은 성공여부와 관계 없이 응원해줄 가치가 충분하다.
[숨은 길 찾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표지를 장식한 '바우'인 것 같다. 바우가 자신의 숨겨진 길을 찾고, 그 길을 잘 다듬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넓은 길로 만들길 바란다. 우리의 아이들도 바우처럼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는 꼭꼭 숨겨진 자신의 길을 늦더라도, 오래걸리더라도, 힘겹더라도 찾아내길 바래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