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 그들은 왜 세상 모든 게 버거운 어른이 되었나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송소민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


[2016. 5. 15 ~ 2016. 5. 17 완독]


[인터파크신간리뷰단 활동]





현실 도피자, 무사안일주의, 영원한 어른아이...

나는 이들에게 외치고 싶다.

"여보세요, 제발 성인이 되세요."

서문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


 해가 지나면 지날 수록, '성인'이라는 단어가 어떤 사람을 뜻하는지 모르겠다. 소싯적에는 어른의 조건으로 '법적으로 성인으로 인정받는 20살의 나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음' 정도였는데, 진짜 성인이 되고 내 앞가림을 하고 있는(하고 있냐?) 지금은 더욱 모르겠더이다.


 결혼을 해야한다는 의식이 줄어들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가 아닌 '결혼할 마음이 없거나,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뜻의 '비혼'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으며, 1인 가구의 증가( #링크 : 통계청, 2015년 사회지표, 정책 뉴스)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부모 - 자녀'(최소)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가 깨지고 있다. (이미 많이 깨졌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낳고 있는데, 내가 그 새로운 것을 좋아 할지는 잘 모르겠구나. 하지만 나는 여기에 없어서 그걸 못볼테고, 너는 보겠지. 형이나 나같은 사람들은 폐물이 되었고 세상을 떠나야 하지만, 이 사회의 의미있는 것들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야.

 도서 <파수꾼> p281

 오늘날 우리는 인류의 역사에서 지금처럼 물질적으로 풍족한 적이 한번도 없었던 시대에 살지만, 전 시대의 어느 사회에서도 지금 처럼 스트레스와 과도한 요구라는 문제가 확연하고 빈번하게 나타난 적은 없었다.

p39

 우리는 날마다 실제로 전혀 관심이 없는 일에 매달리도록 강요를 당한다.

p76


 시대가 변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의 의식이 이전 세대와 차이가 있음은 당연시되어 왔던 흐름이지만, 이리저리 치이고 부딪히며 온갖 문제에 연루되어 있는 세대도 드물지 않을까? 어른이 되지 못한 지금의 미성숙한 사회를 향해 작가 나름의 생각을 엿보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작가는 미성숙이라는 단어를 청년층에만 국한 시키고 있지않다.)


 지금의 고도의 성장을 이룬 사회에서는 테크놀로지(=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어디서나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 이는 스마트폰과 같이 개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항시 연결되어 있는 것을 특징으로 꼽을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은 24시간 해야되며 같은 시간안에 가정도 돌보아야 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으며, 수많은 일을 한번에 처리해야하는 멀티테스킹 능력과 끝없는 분주함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요구로 명명되어지는 끊임없는 자극은 개개인의 의식이 필요한 곳을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미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심리학에서 다루는 보편적인 삶의 목적 중 하나는 자아(自我)의 실현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자아를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나 어떤 대상 등에 관한 사유(思惟)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지금의 사회는 개인의 의식이 내부를 향하게 하는 찰나의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내가 제일 잘나가 - 2NE1

 겸손은 힘들어 - 리쌍


 거기에 사람이라면 지니고 있는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SNS라는 테크놀로지를 만나 이미지(=타인의 시선)에 집착하는 경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증가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나 를 위해 연극하는 모습은 흡사 의무에 비견될 정도의 스스로를 가혹하게 내몰고 있다.


 성숙한 자아와 같은 고차원적인 태도가 아니라 돈자랑(좋겠다..), 물건 자랑 등과 같은 1차원적인 모습은 정신이 자라나 단단해지는 (소위 멘탈이 강한) 과정을 경험할 수가 없어 미성숙한 어른이 되고 있음을 꼬집어 말한다. 결국,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인한 많은 자유가 우리의 발목을 붙잡아 자아 상실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결정 하라는 요구로 머리가 가득 채워진 당신은 지속적으로 자극된 상태에 빠진다. 당신은 더 이상 상황을 지배하는 주인이 아니라 외부의 자극에 의해 조종되는 것이다.

p83


 이러한 자기중심적 태도의 확산를 개인주의로 살며시 포장하는데 둘은 확연하게 다른 것이다. 자기중심적 태도는 이기주의와 동선상에 놓여있는 단어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을 기꺼이 벼랑으로 내몰아도 좋은 태도이다. 그러나 개인주의는 타인을 인정하고 배려하여 존중하여 주체적인 '나'를 드러내는 태도이기 때문에 둘의 갭(gap)은 크다.



 그렇다면 미성숙한 어른이 성숙한 어른으로 되자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무조건 노력하라는 것이 아닌 본인이 할 수있는 실현가능한 최선(노오오오력이 아니다), 타인의 나이와 성별을 따지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것,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 자아 성찰을 위한 전진 등을 찾을 수가 있겠다. 갖춘다면 우리는 조금이나마 성숙한 어른이 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행동한다. 하지만 행동의 결과는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p158

 오늘 포기할 수 있는 사람만이 내일 좋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

p117


 작가의 의견 중에는 동의 할 수 없는 원론적인 생각도 몇가지 보인다. <The 마시멜로 이야기>, "어릴적 눈앞에 놓인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으면 성인이 되어서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는 유명한 이야기. 수저계급론이 만연한 사회에서 오늘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으면 타인에게 뺏기고 말 것을... 아니냐! 이제는 시대에 맞지 않는 옛날 옛적 클리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두에 언급했듯이 기존 가족의 해체와 새로운 가족 형태의 등장은 더 이상 성인의 요구조건에 '결혼/ 아이'가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 편이며, (최근에 카페에서 대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결혼에 대한 회의적인 말이 오가는 것을 들을 수가 있었다. 아마 전통적인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강제되었던 요구에 대한 의구심/반발심이겠지..) 자꾸 청년층이 미성숙하다라는 틀을 사회가 만들어 내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다. (후반에는 '어른' 전반을 다루었지만 초반에는 새로운 세대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말투는...)


 시원한 대답은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에서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겪어 왔거나 지금 겪고 있던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그런 책이랄까. 작가의 말을 듣고 당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기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케케묵은 역할을 꽉 붙들고 있어야 할까? 물론 아니다! 자유는 무엇보다 우리가 스스로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는데 있다. 다만 선택이 이성적을 이루어져야 한다.

p251




+ 이 리뷰는 인터파크도서 신간리뷰단 활동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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