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문학 -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
배철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낮은 인문학]


[올바른 편견을 쌓자!]


[2016. 5. 3 ~ 2016. 5. 5 완독]


[인터파크신간리뷰단 활동]




 착각과 환상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편견과 오만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보고 있는 현상이 실제로는 환영일 뿐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또한 자신을 얽어매고 있는 족쇄를 발견하고 그 족쇄를 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그 상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스스로 확신해야 한다.

p9

 제목이 왜 <낮은 인문학>인지는 책을 다본 다음에도 모르겠다. 철학에 생소한 이들을 위한 낮은 문턱이라는 의미라고 추측을 해보다가 인문학의 수준이 낮나? 라는 무례한 생각까지 해봤다. 아, 오해하지는 마시길. 설마 대놓고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붙여놓고는 불쏘시개급의 얘기를 해주겠어? 설마.


 책을 여는 서문까지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라는 주제를 던져주니 여덟가지 강의가 아니고 아홉가지 강의라고 해야겠다. 인생 수업이라고 했으니 거기에 답해보자.


<철학(哲學)>


1.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2.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네이버 국어 사전>


 서문.

<그대 골방을 가졌는가?>라는 시는 책의 모든 내용을 관통하는 시가 아닌가 싶다. 시가 말하는 그대의 골방, 시를 읽고 있는 독자가 오직 자신만을 위한 골방을 가지고 있는지를 대놓고 물어 오는 점이 흥미롭다. 철학(哲學), 사전적으로 살펴보면 첫번째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이 어쩌구 저쩌구 장황하게 늘어놓는데 두번째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즉, 자신의 모든 것을 이끌어 모아 특정 단어에 대해서 생각해놓은 것이 있는가. 라는 말.


 침묵은 금이고, 사회 생활에서도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느낄지라도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 어떤 조직이라도 꼭 사적 감정이 공적인 일에 드러나는 것을 왕왕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지.랄 총량의 법칙과 또.라.이 보존의 법칙이 있으시겠다. 후술) 자신만의 골방,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을 위해 마음껏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말. 느낄 점이 많았다.


 

 1강. 삶의 이유.

고대 이집트의 마아트라는 단어를 들고 오셨지만 강사님 강의 후에 머릿속에 남는 것은 오직 한 문장. "올바른 편견을 눌러 담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편견이라...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자신의 신념과 경험, 시대적 상황 등에 따라 자신만의 철학이 형성된다. 좋은 말로하면 철학이지만 다른 말로하면 편견이라는 말로도 쓸 수 있다. 당연히 자신의 신념/ 가치관이기 때문에 한번 형성되면은 변화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올바른 편견을 눌러담자'라는 말이 정말 와닿는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그들이 상정한 신을 자신들이 만든 종교시설에 가두어놓고 가끔 보러 갑니다. 하지만 '장소'의 종교가 역사를 통해 얼마나 타락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 덧 : '가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각 종교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개인이 한층 더 성장함을 바라는 것인데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특정 장소에 있는 대상일까? 아니면 각자의 믿음 속에 있는 대상일까?

p37

 2강. 생각을 생각하다.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이 생각을 바꾸면 상황이 달라질 거야." 이 말은 내가 생각을 바꿔서 사는 방식을 달리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도 포함하므로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좋은 말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그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거꾸로 뒤집어서 말하면 몯느 잘못에 대한 책임이 내가 생각을 바꾸지 못한 탓이 됩니다. 생각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닌데 생각을 바꾸지 못한 나에게만 모든 책임이 부가 된다면 그게 과연 공정한 일일까요?

p43

 행복은 숫자를 타고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복에 대한 판단이 점수로 뒷받침되는 것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우리 삶에서 행복에 대한 태도는 간단하게 정의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p61

 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싶은 강사님이였다. 많은 사람이 목표로 하고 있는 부자(Rich)의 삶, 그것이 행복의 필요조건이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충분 조건은 된다고 생각이 되는데... 여기에 있어서는 어떠한 생각을 말해 주실까?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삶의 일부는 되잖아?) 생각이든 삶이든 행복이든 모두 간단하게 정의할 문제는 아니니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해져만 간다. 쩝... 각자에게 맞는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려주시는 구나. (흙흙)



 3강. 무엇을 위해서?


 "나이 육십이 넘도록 세상을 살아보니, 나를 끝까지 믿어주고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사람,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명만이라도 있다면 고통과 불행을 이겨내며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p92

 능수능란한 사기꾼? 같은 강사님. 일리아스를 예시로 드는 것은 반칙 아니요! 일리아스에 집중을 하다보니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4강.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홍진호 홍진호 교수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의 말처럼 히틀러를 기억하고 잘못된 과거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취지는 인상깊게 봤습니다. 기억에 관하여 언급된 문장 중에 "제대로 기억하지 않으면 잘못은 반복된다."(p156)라고 하면서 기억나지 않는 것은 없는 사실과 같다고 주석을 달아주셨습니다.


 역사와 연관지어 기억이라는 단어를 설명해주셨기 때문에 이해는 가지만, 우리가 어릴적 자전거를 처음 탔던 기억은 희미하거나 기억나지 않지만, 그러한 기억이 축척되어 지금 자전거를 잘타는 내가 있게 되었다. 라는 것을 예로 든다면 기억에 없다고 없는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강사님의 의견을 묻고 싶군요.


 볼 영화 <타인의 삶>



 5강. 내가 누구고 우리는 누구냐.


 진정한 발견의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p175

 다름과 틀림에 대한 강의와 함께 자기 자신의 길을 가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요즘 하도 들어서 별로 와닿지는 않군요. 수고하셨습니다.



 6강. 추구할 가치.


 '로고스'라는 생소한 단어의 언급은 크게 흥미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서양 철학의 근본이 되는 고대 그리스 헬레니즘과 기독고 사상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신 것은 재미있었습니다. 그리스와 비그리스, 헬레니즘과 로마카톨릭의 차이가 전자는 자유이고 후자는 예속(속박, 비자유)라는 언급. 얘기가 자꾸 도는데 서양 철학의 근본이 개인의 자유와 평화라는 것은 확실하게 알겠군요.


 "행복은 무엇을 소유하거나 쟁취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활동과 행위, 즉 실천에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특징 -

 "있으면 다 나눠주고 사랑하라"

 - 예수 -


p241


 7강.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어떻게 보면 아주 기초적인 행복론에 관한 말인데, 일단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은 든다. 앞의 강의에서도 언급했듯이 소유(특히 물질적, 예를 들자면 돈)하는 삶이 좋으냐 주체적인 삶을 사는 존재론적인 삶을 사느냐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분명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일을 하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성숙한 자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소유가 없다면 자본주의라는 체제에 살고 있는 나는 도태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지 않을까? 당장 오늘 먹을 쌀이 없는데 자아 성찰과 정체성은 먼 나라 얘기지 않을까? <소유냐 존재냐>를 좀 봐야 겠다.



 8강. 죽음. 그 너머.


 신화는 "성스러움과 관련되어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진실로 받아들이거나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이야기" 또는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종교적 이야기" 이다.

p313

 기억되지 못하는 과거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있었던 것일까요, 없었던 것일까요?

p317

 어허이.. 강의 시간에 졸았나보다. 분명 기억에 관한 질문이 8강 노트에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4강 노트에 정리를 하다니. 강사님! 강사님 생각은 어던가요? 저는 생각나지 않은 과거가 쌓이고 쌓여 현재의 내가 되기 때문에 그 기억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입니다만...




 죽음을 통해 자신을 돌오보고 성찰하며 이전의 존재와 결별하고 새롭게 태어나겠노라 결단할 수 있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356

 완강했다.

서문에 언급되었던 것 처럼, 요즘 인문학이라는 탈을 쓰고 살포기 고개를 내밀고 있는 철학이 반갑기만 하다. 남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해도 상관없다. 올바른 편견을 쌓아가라는 어느 강사님의 말처럼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보면, 그것이 사유(思惟)라는 단어를 써도될 정도로 잘 숙성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당신의 완강 후기도 듣고 싶구만.




<그대는 골방을 가졌는가> - 함석헌


그대는 골방을 가졌는가?
이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세상의 냄새가 들어오지 않는
은밀한 골방을 그대는 가졌는가?
 
그대는 님 맞으려 어디 갔던가?
네거리에던가?
님은 티끌을 싫어해
네거리로는 아니 오시네.
 
그대는 님 어디다 영접하려나?
화려한 응접실엔가?
님은 손 노릇을 좋아 않아
응접실에는 아니 오시네.
 
님은 부끄럼이 많으신 님,
남이 보는 줄 아시면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여
말씀을 아니 하신다네.
 
님은 시앗이 강하신 님,
다른 친구 또 있는 줄 아시면
애를 태우고 눈물 흘려
노여워 도망을 하신다네.
 
님은 은밀한 곳에만 오시는 지극한 님,
사람 안 보는 그윽한 곳에서
귀에다 입을 대고 있는 말을 다 하시며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자 하신다네.
 
그대는 님이 좋아하시는 골방 어디다 차리려나?
깊은 산엔가 거친 들엔가?
껌껌한 지붕 밑엔가?
또 그렇지 않으면 지하실엔가?
 
님이 좋아하시는 골방
깊은 산도 아니요 거친 들도 아니요,
지붕 밑도 지하실도 아니요,
오직 그대 맘 은밀한 속에 있네.
 
그대 맘의 네 문 밀밀히 닫고
세상 소리와 냄새 다 끊어버린 후
맑은 등잔 하나 가만히 밝혀만 놓면
극진하신 님의 꿀 같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네.
 
 
1947

지.랄 총량의 법칙 :

 사람이 평생 떨어야할 ㅈㄹ의 양은 정해져있다. 사춘기에 모두 소모하든, 성인이 되서 소모하든, 아니면 죽기전까지 소모를 하든 소모해야하는 ㅈㄹ의 양이 있으니 개가 짖는구나...하고 무시하자.


또.라.이 보존의 법칙 :

 어느 조직이라도 떠라이 한명은 꼭 존재한다는 사실. 없다고 느낀다면 본인이지 않을까... 


+ 이 리뷰는 인터파크도서 신간리뷰단 활동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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