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김지현 / 레드스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흔들리는 것은 소녀가 아니고 우리가 아니였을까?]


[2016. 3. 12 완독]


[레드스톤 출판사 서평단 활동]



"엄마가 정신없던 사이에 많은게 변했어요."

p158


 70억이 넘는 사람의 수 만큼이나 다양한 개성이 있다는 것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러나 성별이나 연령으로 인간을 세분화 시키면 OO은 XX해야 한다는 사방이 막힌 방에 도달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해볼까? 분명 비슷하더라도 완전하게 같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 정설처럼 굳어지고 있는 최근의 형편에서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라는 말은 편견에 가깝다는 말이다.


 한 명의 사람은 자라온 환경, 성격, 부모, 친구, 경험, 가치관 등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완전하게 같은 사람이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이는 순수해야하고 어른은 강인해야 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 흥미롭다. (나도 이러한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미안해, 엄마. 나는 엄마한테 아무것도 안 바래" (원래 '바라'인데 어감이 좀 이상해서...)

​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툭 튀어나오더라.

 자신의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빌리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집 밖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그레이스라는 여자 아이와 인사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빠는 없고 약물 중독인 엄마는 침실에 누워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라난 그레이스는 어떤 모습일까?


 가족이라는 가장 작고 중요한 울타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아이는 아무리 누군가가 돌봐준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가슴 한편이 비어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의 눈에는 이미 세상의 풍파를 모두 겪은 애어른의 그것이 자리잡고 있어 비릿한 웃음만이 입가에 걸려있을 뿐이 일반적인 이미진데... 그레이스는 밝다.


 분명 아이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밝다. 물론 약물 중독인 엄마의 상태로 인해 짙고 검은 빛이 있어도 그 짙음을 상쇄시킬 정도로 아름답고 밝은 빛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장담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너를 좋아해"

 "아니요 .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에요."

p55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야"

 "어떤 점이 좋아요?"

 "너는 용감하잖니."

p63

 "무슨 이유로 나에게 그런 일들을 해주겠어요?"

 "우리가 이웃이어서 그러지 않을까요?"

p286 


 아무도 서로를 돌보지 않는, 아니 서로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아파트가 품고 있는 그레이스라는 아이로 인해 변화한다. 서로의 존재도 모르고, 가끔은 싸우기도하며,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던 아파트 사람들은 그레이스가 품고 있는 빛으로 인해서 격동의 시기에 들어서게 된다.


 그레이스를 돌보고 위안이 되어준 레일린과 스페인어를 가르쳐 준 펠리페, 탭댄스를 가르쳐준 빌리, 댄스플러워를 만들어준 래퍼티, 옷을 만들어준 힌맨 부인. 모두 아무런 조건없이 어여쁜 그레이스를 위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빌리는 그레이스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엄청나게 빠른 걸음으로 복도르 지나고 계단을 내려가서 그 끔찍한 여자가 사는 집 문을 크게 두드렸다.

p197

 사람들이 혼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모임이에요.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말이죠. 우린 다 혼자 살잖아요.... 네 명이나 있는데 왜 혼자 있는 거죠?

p208 


 단순히 그레이스가 행복하게 살았다로 소설은 끝나지 않는다. 빛은 그레이스 뿐만아니라 아파트 사람들에게 까지 비춘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집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오지 못했던 빌리는 이웃과 대화도 하고 밖에도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펠리페와 레일린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는 등 그레이스 효과는 엄청난 시너지를 불러온다.


 그레이스와 아파트 사람들, 최종보스 엄마에게도 닿은 아름다운 빛으로 인해 변화하는 사람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한 책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흔들리는 것은 소녀가 아니고 우리가 아니였을까? 가까이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되뇌어 주는 책.


 우리가 외면해버리고 마침내 잃어버렸던 타인에 대한 관심이 나를 감싼다.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밀어내었던 타인. 위로 올라가기 이해 밟아버렸던 타인. 나를 위해 애써 외면했던 타인. 과연 그들에게 다시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아니 수줍은 손을 내밀어 본다.



그레이스는 안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운으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p363

 "세상이 다시 커진 것 같아. 집안에 있을 때는 세상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았거든. 하지만 이제는 늘 세상이 크다고 생각해. 집 박에서 큰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 내가 다시 돌아오기를 ... (중략) 별들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별은 늘 그자리에 있는 것이니까."

p404



<사용하지 않은 책 속 한마디>​


잘못된 일에 뭔가 변화를 주는 거라면 최소한 옳은 일이 될 가능성이 있는거지.

p155


나중에 잘하겠다는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안 돼

 p158


나는 당신을 딱 두번만 상대하면 그만이었지만 당신은 그런 자신과 매일을 살아야 했을 테니까요. 당신이 딱하고 안됐다고 생각해요.

p265


그레이스는 냉큼 빌리의 품에서 내려와 빌리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생기가 가득한 그 눈동자는 빌리가 기억하던 그대로였다. "우리 언제 춤춰요?"

p399



+ 이 리뷰는 <레드스톤> 출판사 서평단 (yes24 리뷰어) 활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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