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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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있다.]


[2015. 12. 13 ~ 2015. 12. 14 완독]




 

 제발 우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요. 어차피 한동안은 이 땅에 다같이 발붙이고 살아야 하잖아요. 그러니 서로 노력을 해나가자고요.

- 로드니 킹 -


개인주의 (個人主義)


1. 경제 활동에 있어서 자유방임을 주장하고 국가의 간섭이나 통제 따위를 배제하는 사고방식.

2. 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최대한으로 신장하여, 완전한 개인을 만드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 교육 태도.

3. 사회의 모든 제도에 있어서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

4. 국가나 사회에 대하여 개인의 우월한 가치를 인정하는 사상.

5. 사회나 국가 따위의 집단보다 개인이 존재에 있어서도 먼저이고, 가치에 있어서도 상위라고 생각하는 사상.

<네이버 국어 사전>

이기주의 (利己主義)


1.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고, 사회 일반의 이익은 염두에 두지 않으려는 태도.

 <네이버 국어 사전>

 "나는 개인주의자 일까? 아니면 이기주의자 일까?"

자신의 평가를 스스로가 '나는 어떻다'라고 말하는 것은 웃기지만, 개인주의자를 지향하는 이기주의자라고 해두자. 나는 남에게 피해를 전.혀. 주지 않는 개인주의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살면서 남에게 피해를 준 일이 100% 있다고 보기 때문이니까. (내가 모른다라는게 함정이지만)


 사전적인 의미에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큰 차이가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짓밟고, 아니 이미 그럴 준비가 완료된 사람을 이기주의자라고 한다면, 나의 일이 아닌 타인의 일에 반응을 ... 아니 상대방을 상대방 그 자체로 인정을 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개인주의자라 하겠다.


 이 두가지의 용어의 혼재로 인해 '개인주의자 = 이기주의자'라는 말도 생기기는 하지만 잠깐 생각해볼 일이 몇 가지 있다.



 나는 욕망을 거세하면서까지 도덕적 군자로 살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욕망이 다가 온다면 충분히 타락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소설 가토의 검 中>


 암암리에 '그렇다' 라고 인정이 되는 '사회',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우선 '일'이라는 것이 정말 자아(自我)를 길러주고 성숙한 인간으로 이끌어주는 그러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그저 '일신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 전자보다는 후자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일'의 주체가 되는 '사회'에서는? 대부분 평범한 우리는 그저 하나의 '도구'로 취급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 가정을 지켜나가는 부모가 온 힘을 다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회에 충성을 해서 돌아오는 것은 무엇일지는 나는 모르나 사회적 지표가 보여주는 것은 그다지 밝지는 않다.  #링크 (대기업의 임원이 될 확률) #링크 노인빈곤율


 이 땅에 태어나 '내가 행복하기 이해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본능이고 천성이다. 하지만 사회가 개인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 '이기주의'라는 뜻이 덧 씌어 지면서 '개인주의'라는 본래의 뜻이 퇴색되어 버렸다.



 우리 사회가 신자유주의 이전에 구자유주의라도 제대로 해본적이 있는 사회일까?

p23

 그도 당연할 것이다. '인재'가 중요시 되온 대한민국은 (특히 남자는) 군대라는 특수성과 본래의 추구해야하는 방향을 잃은 유교적 사고관(요즘은 그냥 제사를 지내는 종교취급)이 만나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지', '어떤급인지'라는 실체적인 중요성을 강조하고 비교하는 서열화를 촘촘히 이루고 있다는 점이 있다.


 물론 어느 사회에서나 서열화, 계급화는 항상 존재했지만 그 악영향이 가속화되어 걷잡을 수 없이 굴러가는 사회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SNS에서라도 억지로 인정받고 싶은 행복은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이다. 그러니 우리가 '행복하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자꾸만 줄어들고 있음을 통념(痛念)한다.



 자기가 선택 가능한 직업 중 최선을 선택하여 생계를 유지하되, 직업은 직업일뿐 자신의 전부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취미, 봉사, 사회 참여 등 다양한 행복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이다.

p54

 더우기 취업 준비생의 공무원 몰림 현상은 그저 취업의 한 현상이라기 보다는 '생계 유지'까지 위협받는 위기감에서 출발한 사회 인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링크 OO기업 20대 명퇴 사태 이미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남보다 특출나지 못한 평범한 우리에게는 안정이 있는 직업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선택지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헬조선(=지옥불반도)'라는 유행어가 휩쓸고 간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남을 인정하는 개인주의라기 보다는 이기주의라는 선택지 밖에 남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개인주의는 공동체에 대한 배려와 사회적인 연대,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곳에서 시작을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릴지 모르는' 청년층의 불안감은 앞서 언급한 3가지를 돌볼 여유가 없을 것이다.


 <개인주의자 선언>에 언급되는 '합리적 개인주의'는 한 마디로 '자신이 통제가능한 범위내에서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일상 속에서 행복을 건지는 삶, 한걸음더 나아가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 사회에서 '합리적'이라는 용어조차 사치로 느껴진다.



 모든 곳에 희망이 있어야 사회가 유지된다.

p91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주주의'라는 명품을 수입해 왔는데 우리는 벽에 장식을 하고 있을 뿐 전혀 이루어 지고 있지 않다. 취업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자기 통제형 자기 계발에 매진하는 20대가 가지는 상상 초월의 박탈감과 불안감은 모두 '개인 노력의 부족'으로 귀결되고 몰고가며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中) 우리는 미래에 더 큰 희망을 걸지 않고 스스로의 처지에 적당히 만족하며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적 피로는 항시 '노력'이라는 단어로 재포장되어 청년층을 옭매고 있으나, 이미 희망보다 포기라는 자리가 넓은 우리는 사회를 이끌고 나갈 힘조차 내기 힘들다. 'OECD 자살율 1위 #링크 ', '청년 자살율 1위 #링크' '해외이민율과 저출산 #링크' 등 사회적인 지표는 위로 향하는 것을 몇년 간 본 일이 없을 지경이다.



 큰 꿈은 없지만, 적은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취미 생활에 만족하면서 저성장 시대에 맞게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중략) 그럭저럭 즐거운데 왜 투쟁을 해야하나?

p116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객지> ... 물론 꼭 읽어야 할 작품들이지만, 수십년 전의 빈곤, 노동 문제를 다룬 작품들은 읽히면서 정작 지금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 생생한 이야기들은 시험에 안나온다고 외면하는 건 온당한 일 일까.

p123


 어른들은 말한다. 그렇게 사회가 불합리하다면 자신들이 했듯이 맞서 싸우라고. 그 시절 온몸으로 싸웠던 시대와는 달리 아마 우리는 다음 세대를 낳지 않는 걸로 싸우고 있는 지도 모른다. 저출산, 비혼, 노령화 등이 보여주는 사회적 지표는 우리 스스로를 갉아 먹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지 않는가. 


 쯧. 영화 <국제 시장>처럼 스스로 외국인 노동자아 되기를 주저 하지 않았던 우리가 '못사는 나라에 왔으면 돈이나 벌지 주제 넘게 커피 마시냐?'는 소리를 대한민국에 온 동남아 노동자를 보고 하는 소리가 당연시 되는 것을 보니 우리는 '한강의 기적'만 기억할 뿐 그 사이에 잃어버린 우리 자신은 기억하고 싶지 않나보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효율성을 위해서 인간의 능력을 값싼 노동력이나 기계로 대체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과연 그것이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이루는데 꼭 알맞는 사상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세계적인 저성장은 이미 도래했다. 그리고 다시 '인재'의 중요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발생하는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대책은 선진국에서도 이미 쓴맛을 보고 있다. 그 뒤를 무서운 기세로 쫓아가는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서로를 수꼴과 좌빨로 나뉘어 이념 코스프레를 해야하는 것일까?



 경쟁이 낳는 부작용을 비판하기 위해 경쟁이 낳은 효율성을 악으로 재단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렇다고 효율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그림자를 무시하는 것도 어리석다.

p199 


 사회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신의 희생까지 각오한 '내부고발자 = 배신자'라는 의식이 '유교'라는 가족 공동체의 쓸때없는 정신에 묶여 대단한 성숙을 보여준 사람조차 나락의 끝으로 밀어버리니 우리는 어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 맞다. (이런 것을 보면 진짜 유교의 정신은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 


 한국사를 공부해 본적이 있는가? 아니 '세종대왕', '이순신'과 같은 대한 민국이 토를 달지 않은 '영웅'의 이름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영웅을 기다려야 하는가? 한명의 영웅이, 한명의 천재가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영웅'이 되려는 마음조차 잘라버리는 사회는 '합리적인 개인주의'조차 통용되지 않는 이기주의, 아니 과거 왕이 있었던 시절 이전으로 돌아가고 '인간의 본성'만이 남아있던 기원전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내게 어둠의 기회가 온다면 나는 주저 하지 않고 뒤를 돌아 빛으로 달려 나갈 수 있을까?

... 무섭다.



 우리 나라는 정말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나라인가 보다. 황우석 사건 보도 같은 대단한 일을 해낸 피디조차 방송제작 대신 스케이트장 운영 업무에 종사하게 되었다니 말이다. 탁월한 피디가 남아도느냐? 또는 시민들의 생활 체육을 극도로 중시하는 것이리라.

p231 

 인간은 도덕적 설교만으로 변하지 않는다. 현재 이들이 느끼는 부당함에 대한 그럴듯한 답을 주어야 설득이 가능하다.

p226 

 강한 힘에는 강한 책이 따른다.

 - 스파이더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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