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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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의 보물상자]


[꼭 행복하기를...]


[2016. 1. 23 ~ 2016. 1. 25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행복해야되.

p79

우리가 사는 이유는 매일 작은 보물을 찾기 위해서란다. 


 모리사와 아키오. (남자였네?)

<붉은 노을 맥주> <스마일 스미레>로 익숙한 나에게 <미코의 보물상자>는 또 작가를 만나게 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사실 A4 한장에 책정보를 살짝 읽어보았다가 '유사성행위'라는 단어를 보고는 충격을 받았었다. 뭐? 내가 뭔가 잘못 봤나? 눈이 삐었나? 싶었는데 아니였다. 책의 표지는 '보물상자'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나무로 만들어진 상자안에 주인공이 소중하게 생각할 물건들이 빼곡하게 들어있는데 말이지. 흠흠...



 페르소나.

1.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썼다가 벗었다가 하는 가면

2. 카를 융이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내놓은 개념. 사회에서 요구하는 도덕, 질서, 의무 등을 따르는 것이라 하며, 자신의 본성을 감추거나 다스리기 위한 것. (덧, 일반적으로 본성과 다른 '나'라고 많이 알려져있다.)

<나무위키 참조>

 처음에는 사회적 가면으로 널리 알려진 '페르소나'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자신을 학대하던 조부모와 살다가 집을 뛰쳐나온 후 딸인 치코(애칭)를 낳고, 간병과 유사성매매로 돈을 벌며 끈질기게 살아가는 미코.


 사람의 인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기 때문에 냉소적이며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며, 딸을 제외한 그 누구와 관계를 맺더라도 '적당한 가면'을 쓰고 희미하게 미소짓는 미코에게서 처음에 느낄 수 있는 강한 감정.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어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을 함으로써 몸 안쪽에 녹처럼 들러붙은 영혼의 때같은 것을 긁어 낸다.

p19

 이러한 미코의 모습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 챕터(장(章) : 단락의 상위개념으로 이해하면 편함)마다 '다양한 시절의 미코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점이 <미코의 보물상자>라는 책의 큰 특징이라 하고싶다.


 특히 '결국 해피엔딩'이라고 손쉽게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자신이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랑을 듬뿍받은 어른이된 치코'의 모습만 등장할 뿐, 미코가 '과거에서 헤어나와 행복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뉘앙스의 문구는 찾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인 리뷰를 하기 전에는 해당 책에 관한 정보를 찾지 않는 규칙을 깨고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어떤 여성의 실화를 각색해서 탄생한 책이라는 말을 듣고는 납득해버렸다. 아무래도 소설이 현실을 넘을 수는 없으니까...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가 원하는 '모두가 행복한 결말'은 현실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다는 말이다.



 미코는 묻지 않았다. 늘 그렇다. 필요 이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 타인은 타인, 나랑은 관계 없는 일. 인생은 가지각색. 이것이 미코의 철학이다.

p177

 마음은 상처 입는게 아니라 연마되는 거거든. 거칠거칠한 사포 알지? 사포로 문지르면 따끔따끔 아프겠지만 한번 두번 문지르다보면 결국 반들반들 빛이 나잖아.

p280

 여러 시절의 미코를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것으로 진행이 되는 구조는 '미코'라는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게 만든다. 미코를 강하게 키우고 싶다며 어린 미코를 혼자 재우고 엄하게 키웠던 조부모의 바람은 아동학대라는 트라우마로 가슴 속에 자리잡아 버렸고, 아이들의 파워게임에서 밀리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아예 관심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외로움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미코와 연관된 사람들은 마음 속으로 미코를 응원하고 챙겨주는 듯한 모양새이지만, 결국 마음의 평안을 얻고 가는 것은 자신들이며 그와 반대로 미코의 본성은 무저갱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오직 'ちがう (違う) 치가우 (다르다, 틀리다)'라는 뜻을 품은 딸 '치코'만이 미코에게는 살아야할 유일한 이유였으며, 그녀를 챙겨주었던 모든 이들은 겉도는 존재일 뿐, 관계에서 나오는 '정'이라는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어 '억지로 밝아 보이는' 미코의 모습에서 깊은 슬픔만 느껴진다.



딸은 나와 정반대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p9

 다행히 어여쁜 모습으로 자란 치코의 모습이 미코가 원했던 보물상자 속 유일하게 빛나는 보물임을 암시하며, 미코는 또 미코의 삶을 살아간다. 슬프다. 이렇게 슬픈 책이 또 있을까. 예전에 영화 <그을린 사랑>(리뷰)을 보며 느꼈던 느낌이 다시 솟구쳐 오른다. (영화에 관심이 있으면 꼭 '그냥 보기를 바란다.') 현재의 행복은 물론, 미래의 행복까지 철저하게 지워버리는 '현실'이라는 괴물. 인생이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헛소리마라.


 덧. 실제 모델이 된 '누군가'가 행복해졌기를...


 미코야 오늘은 어떤 보물을 찾았니?

p107



<쓰지 못한 책 속 한마디>


인간은 모두 사랑받아야할 쓰레기다.

p24

인생에서 최악의 불행은 자신의 고독을 알아차리는 거라고.

p31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일평생 계속되는 로맨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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