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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일기 ㅣ 세미콜론 코믹스
아즈마 히데오 지음,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3월
평점 :
[실종일기]
[★★★]
[쓰레기, 꽁초, 도서관]
[2015. 11. 23 완독]
이 만화는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가능한한 리얼리즘을 배제한 채로 그리고 있습니다.
- 리얼하면 그리기도 괴롭고 어두워지니까.
p5
억...
단 한 장도 넘기지 않았는데 벌써 강력한 오오라가 풍겨 나오는 책을 봤나. 인터넷에서 찾은 책의 표지를 보고 "이 정도도 예측하지 못했냐!"고 물으신다면 기본적으로 도서관에서는 책의 '커버 표지를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 같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일을 하면서 쭉쭉 떨어진 독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눈에 보이는 '글씨보다 그림이 많은 책'을 무작정 집어 들었는데 '추욱 추욱 처지는 내용'을 담담하게 써내려 가다니... 그리고 초반부에 당당하게 '이것은 리얼리즘을 배제한 실제 체험담입니다.'라니 실제로는 삶과 죽음의 언저리까지 갔다고 해도 무방하다.
내가 만화를 그리는 것에 정열을 되찾기 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린다.
p132
"쓰레기, 꽁초, 도서관". 이 세 단어로 압축할 수 있는 '실종일기'는 자신으로 부터 도망치기로 결심한 그 순간부터 집을 나와 (흥미로운 점은 와이프와 자녀가 있으며, 이런식의 잠적으로 인해 이혼당하지 않은...승리자. 응?) 거리를 방황한다. '만화가 아즈마 히데오'라는 자신을 버리고 쓰레기 통의 음식을 찾아 먹고, 공공 화장실에서 씻으며, 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우는 주인공.
어찌어찌 노가다판에 뛰어들어 배관광으로 살기도 하다가 알콜 중독으로 침내' 경찰에게 걸려 집으로 돌아간 불운의? 사나이. (얼마나 자주 집을 나갔으면 가족들이 종 신고 후에 적극적으로 찾으러 다니지 않았을까) 다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그의 '성장기'. 아니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실제 삶을 살고 있는 만화가의 체험담을 약간이나마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좋아했던 여고생까지 무서워 보인다. (알콜 중독으로 인해 환각 증세가 보임)
p155
몸에 내재되어 있는 바람기를 잠재우고 다시 일상에 충실할 것 같은 해피엔딩이라 생각했더니, '알코올 병동'이라는 2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실종일기. 쿨럭, 아직 아즈마의 삶의 굴곡은 끝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