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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살의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5
나카마치 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모방살의]
[추리 소설 따라잡기 : 초급자편]
[2015. 10. 7 완독]
[비채 서평단 활동(인터파크 10월 신간도서단 활동)]
모방(다른 것을 본뜨거나 본받음) 살의. 대놓고 책 전면에 거대한 떡밥을 던지는 작가. "따라 올테면 따라와봐!"라며 독자와의 추리 대결을 바라는 작가의 호방함이 엿보인다. 좁디 좁은 스스로의 독서 편력을 늘려보고자 요즘은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랜덤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읽어나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추리 소설'이 손에 들리자 미친듯이 읽어 나갔다.
파란 배경에 손과 손이 아래위로 마주보며 놀이를 하듯 실을 엉켜잡고 잇고 그 사이를 빠알간 무엇(피?)이 뭉게 뭉게 솟아오르는 모습이 과연 '살의'라는 제목과 꼭 들어맞는구나.. 라며 '살인 사건'을 따라가며 느낄 수 있는 짜릿함! 사건, 트릭, 범인, 사건 해결자(탐정)!! 오오오오오오!! 좋아!
형사처럼 알리바이를 조사하시겠다고요? 좋아요.
p65
재미있군. 내 알리바이를 조사하겠다고? 어디 마음대로 해봐.
p83
잡지 투고작가인 '쓰쿠미 신스케'와 출판사 직원인 '나타카 아키코'의 시선이 번갈아 가며 책을 이끈다. 사카이 마사오라는 작가가 7월 7일 오후 7시에 죽은 그 날. 경찰은 그가 청산가리를 마시고 몸부림치다가 밖으로 떨어져 죽은 흔하디 흔한 자살 사건으로 규정짓고 사건을 마무리 한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죽음을 택하다니? 얼마전에도 자신과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며 즐거워 하던 그가? 믿을 수 없다. 아키코는 그의 행적을 뒤쫓는다.
자신이 투고하던 잡지의 요청으로 시작한 사카이 마사오의 죽음. 별다른 연도 없고 한낱 일거리에 불과했던 사건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묘하다'. 자살한 작가의 가쉽거리가 아니라 이것은 '사건'이다!
형사, 탐정도 아닌 그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직업 중 하나인 작가와 출판사 직원이 쫓는 '사카이 마사오 자살 사건'은 경쾌하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인물의 시선이 번갈아 등장하며 자칫 지루해질 추리 과정을 생동감있게 그려내고 있고, 머리가 짱구라 트릭을 풀 생각을 엄두도 못내는 내가 손쉽게 '따라갈 정도의 트릭'이라 좋았다. 최종장은 보기좋게 빗나가 버렸지만 독자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쉬운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고 해야할까?
'추리 소설 = 머리를 써야한다.'라는 공식을 물렁물렁하게 만들어 이런 종류의 책을 처음 읽는 독자라도 흥미롭게 사건을 따라갈 수 있게 배려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특히, 굵은 글씨로 중요한 퍼즐 조각을 표시한 장치는 지시봉을 들고 책을 읽는 독자 옆에서 "멍청아! 가르쳐 줘도 모르냐!"라며 일일이 가르쳐주는 과외 선생님 같다.
자! 책을 리뷰하는 것이지 스포일러 하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일! 신스케와 아키코가 쫓는 사건을 그림자처럼 뒤쫓으며 당신은 어떤 추리를 해내려나?
아키코는 아,하고 나직이 내뱉았다.
풀렸다.
이렇게 간단한 걸 지금까지 몰랐던 게 더 신기할 정도였다.
p 191
+ 이 리뷰는 비채 (인터파크 10월 신간도서단 활동)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