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 2 - 시크릿 스피치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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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vol.2 : 시크릿 스피치]


[★★★★☆]


[과거는 지워지지 않는다. 그저 잊혀질뿐.]


[2015. 8. 23 ~ 2015. 8. 26 완독]






용서를 구하기보다 잊어버리기가 훨씬 쉽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차일드 44의 두번째 이야기! <시크릿 스피치>의 리뷰를 얼른 써야겠다. 내손에는 차일드 44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에이전트 6>가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국가의 깊고 어두운 그림자의 하수인인 과거에서 벗어나 살인 사건 전담반(살인수사과)을 운영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레오. 무고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였던 과거를 청산하기라도 하는 듯 열심히 일에 매진을 한다. '국가에 살인이란 있을 수 없다.'라는 유토피아적인 국가의 대외선전 문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한 그의 전담반의 존재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전작에서 레오의 MGB팀에서 살해 당한 부부의 아이, 조야와 엘레나 자매를 입양하여 과거에 속죄하고자 한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살인 사건 조사일과 몇년이 지났음에도 부인 라이샤만 교류를 나눌뿐 레오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자매를 보니 마음이 아플뿐이다.




 그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과거에 맞서는 것 뿐이다. 레오는 새로 고결한 일을 시작해서 타인의 존경이라는 따뜻한 비눗물에 자신의 피묻은 손을 물질러 씻었다. 니콜라이가 선택한 방법은 필름이 끊어질 때까지 술을 퍼마시는 것이다. (중략) 기억을 망가뜨리기 위해서.


p63

 스탈린의 이름만 나오면 여전히 박수를 쳤지. 


 지금, 그리고 미래에 까지 자신이 해왔고 해나갈 일로 MGB의 과거에 맞서고 있는 레오 앞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새로 등장한 정부는 스탈린이 저지른 모든 행위를 반박하는 회의 결과를 연설문으로 공표하여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과거에 잡혀간 많은 사람이 느닷없이 자유를 되찾게 된다. MGB는 KGB로 이름을 바꾸기만 할뿐 하는 일은 과거와 차이가 없으며 시스템은 변하지 않는다. 자유를 되찾은 사람들의 분노는 자신을 체포하였던 국가 보안요원에게로 돌아 갔으며 레오도 여기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아이샤가 찾아왔다. 과거 레오가 잡아넣은 그녀는 프레이로 이름을 바꾸고 레오의 가족을 볼모로 강제 노동 수용소로 잡혀간 남편을 무슨수를 써서라도 되찾아 오라고 종용한다. 1편에서 레오가 좌천 당했을 때 만난 네스테로브 대장이었던 티무르가 레오와 함께 감옥선을 타고 수용소로 향한다. 죄수로 변장한 레오와 간수로 변장한 티무르는 수용소로 다다르나 함께할 것 같았던 티무르는 죽임을 당하고 레오는 자신이 잡아 넣었던 사람들의 분노를 몸으로 받는다.


  


 바로 그렇게 말해. 그들이 저지른 것에 대해서 말이야. 그저 명령을 따르는 것뿐이라고.

p292


눈물을 거둬.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내갠 더 이상 심장도, 흘릴 눈물도 남아있지 않거든. 

p207



그녀의 내면이라는 기계에서 아주 중요한 톱니인 감정을 경험과 연결해주는 톱니 하나가 빠져서 바퀴들이 아무 목적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p80

 


  우여곡절 끝에 티무르를 데리고 프레이(아이샤)에게 돌아온 레오. 그러나 프레이는 자신의 손으로 티무르를 죽여버리고 레오와 소련을 무너뜨리기 위해 조야를 데리고 떠난다. 레오는 조야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시스템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사소한 실수는 스탈린 개인의 문제라고.

p354



 스탈린은 도를 넘었어. 당연히 넘었지. 하지만 과거를 바꿀 수는 없는 거야. 그런데 우리의 권력은 과거에 기반을 두고 있거든. 우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철권 통치를 해야해.

p361


 1편에서 자신의 과거를 잊고 새로운 도약을 할 것 같았던 레오. 하지만 그의 꿈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의 행적을 잊지 않은 과거의 인물들이 나와 레오를 괴롭히며,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던 가족도 조야는 프레이를 따라 이탈을 하고 엘레나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지며 무참히 깨지게 된다. 



 

3년간의 가식에 찬 삶이 막을 내렸다.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p348


 그간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조야를 찾아 '레오의 가족'이라는 집을 다시금 세웠을 때, 벌어진 상처를 꿰맬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상처를 가슴 속 깊숙하게 품고 다시 살아갈 뿐. 가까스로 모인 레오 가족에게 일어난 '잔인한 기적'.레오는 다시 KGM로 돌아가게 되며 <시크릿 스피치>는 막을 내린다. 과거를 청산하고 희망찬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닌, 과거가 레오가 빠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3권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하나님 앞에선 변명이 소용 없으니. "누가 시켜서 했습니다, 혹은 당시엔 어쩔수가 없었습니다."그런건 안통하니 명심하라. <킹덤 오브 헤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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