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 1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차일드44]


[★★★★]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2015. 7. 20 ~ 2015. 7. 23 완독]






세상에서 제일 뛰어난 사냥꾼


죄책감 같은거 느끼지마. 우린 모두 그저 살아남으려고 하는 거잖아.

p50


 아니 내가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의 리뷰를 하지 않았을까? 굼벵이 같으니.. 8월 초에 읽은 줄 알았으나 머나먼 한달 전에 독파한 아주 재미있는 책.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우울하고 암울하고 칙칙하며 일말의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딱! 내가 좋아하는 아우라를 뿜어내는 흥미로운 책.



 그들은 옥사나를 물그러미 바라보면서 그녀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이런 슬픔은 별다를게 없었기 때문에 오래 지켜보는 사람들은 없었다. 

p26

 '레오 스테파노비치 데미도프'. 차일드 44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국가에 반하는 자들을 잡아들이고 위협을 제거하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온 엘리트 중의 엘리트. 대의를 위해서라면 동정, 측은함 따위는 잊어버리고 잔인함을 몸에 두를 수 있는 강건함이 그를 존재하게 만든다.



체포되면 결론은 항상 유죄야.

 스탈린에 대한 언급을 하거나 혁명이 전 세계로 확산될 거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아이들은 박수를 쳐야했다.


 강철과 같은 몸으로 국가에 반역을 하는 이를 잡아들이는 그에게 있어 유일하게 마음을 주는 처, 라이샤. 그녀가 스파이로 낙인 찍혔을 때 그는 생각한다. '시험인가, 함정인가'.



"라이샤는 스파이예요. 이미 그렇게 결정이 났어요."


"제 아내는 결백합니다."



 이미 '반역자'로 분류된 그녀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 또한 체포가 되나 갑작스러운 지도자의 죽음으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시골로 추방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된다.



누군가의 편을 들라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그 사람의 운명과 한데 묶는 것이다.

 p133

지금 당신처럼 권력이 없어지면 사람들이 당신에게 진실을 말한다는 문제가 생길거야.

p235

 새롭게 시작한 마을에서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일련의 사건의 조각들이 하나로 뭉쳐지고 새로운 진실을 보여줄 때. 그리고 그 조각들이 자신과 연관이 있을 때.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차일드 44>가 보여줄 어두운 그 무언가를 보고 당신은 "나라면 그러지 않을 텐데..."라고 쉽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끝을 지켜보자.



얼마나 많은 살해 사건이 은폐됐을 까요?


 '국가의 개', '충성스러운 부하'에서 국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어떤 계기로 인해 자신이 몸담았던 곳을 배신하고 처를 위해 헌신하는 '1차원적인 인물'이라면 결코 <차일드 44>가 재미있다고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시골로 쫓겨가면서, 한없이 순종적이던 처가 자신에게 억눌려 억지스러운 삶을 살아왔다고 밝히면서 변화하는 그들의 관계와 아무것도 아니였던 사건들이 재조명 받으며 점점 실체를 드러내는 '진실'이 내 상상력을 자극한다.


 단세포, 우직함을 예로 들 수 있는 1차원적인 인물이 새로운 국면, 새로운 진실을 마주하면서 수직 관계에서 수평 관계로 변화하는 입체적인 모습과 독자의 의식을 미로 속으로 집어넣고 빙글빙글 돌리다가 어느순간 출구로 안내하며 일자로 쭉! 뻗어 있는 큰길로 안내하는 ... 짧게 얘기하자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책'.


 일부러 뒷부분에 대한 내용은 스포일러라 단 두줄로 함축하여 뭉뚱그려 적어 놓았으니 마음 편하게 <차일드 44>의 첫번째 시리즈 <차일드 44 : 차일드 44>(주제와 부제가 같다). 소개한 부분은 아주 초반일 뿐이니 걱정말로 감상을 하기를 바란다. 특히,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라면 상상도 못할 세계와 법칙들을 티끌만큼 느낄 수 있으니 좋다. 어떤 의미로는 인간의 극을 엿볼 수 있고,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저 그런 추리물이나, 해피엔딩이 아니라 좋았고, 결말도 제법 현실적이고 (극적이지는 못하지만), 과거를 통과하여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이 나의 마음에 꼭 들었다고 얘기하고 싶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을 토대로 쓰여졌다는 점이 소름 돋게 만드는 군)


+실제의 인물 '안드레이 치카틸로'를 모티브로 했다.

 (자세한 사항은 이름을 클릭하면 링크로 넘어간다.)

영화 <차일드44> 가 소리소문 없이 2015년에 개봉 했었으니 찾아보기를..(감상해봐야지)



 라이샤는 그가 부러웠다. 심지어는 지금도, 이 모든 일을 겪은 후에도 그는 아직도 희망을 품고 있었고 아직도 뭔가 믿고 싶어졌다. 그리고 망설이다가 그의 손을 잡았다.


"한 사람이 도대체 뭘 이룰 수 있겠는가?"

p278

불행하게도 우리는 어른처럼 아이들도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단다.




<못다한 책 속의 한마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양심을 지닌다는 것은 도저히 가지지 못할 사치였고, p207


내가 그랬던 건 내 인생에서 내 가족이 유일하게 수치스럽지 않은 부분이었기 때문이야. p233


'이 사람들은 적이다'라는 간단하고 설득력 있는 말을 거듭하면 정당화 된다.


이름 밑에 줄이 그어진 사람은 목숨을 건졌고, 아무런 표시도 없는 이름은 처형됐다. 줄 하나로 생사가 갈리는 그것이 바로 이 나라의 사법체계였다. p188


우리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어요.


우리 사회에 잘 통화된 사람이 틀림없어요. 무난하고 존경받는 인물이겠죠.


"사람들을 대변해주지도 않고, 그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들에게 추호의 관심도 없어"


"타인의 선의를 믿으라고 날 가르친 사람은 당신이야"


"이 일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거지?" "나도 모르겠어"


살인은 우리 사회를 공격하는 무기 입니다. (중략) 우리 사회의 조화로운 본성을 저해하기 위해 살인이란 무기를 사용할 겁니다. 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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