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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미안해 -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아동학대.가정폭력)
고주애 지음, 최혜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빠가 미안해]
[아이와 어른이 알아야 하는 그늘]
[소담주니어 서평단 활동]
[2015. 6. 4 완독]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는 '소통'. 즉, 대화의 힘은 강력하다. 물론 '대화'라는 방법이 드라마와 같은 극적인 해결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학생의 신분을 벗어난 이후로 절실하게 느끼고 있지만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책"을 표방하는 <아빠가 미안해>라는 책은 100여 장이 겨우 넘을 정도로 아이가 스스로 읽기엔 부담이 없고, 아이와 함께 읽을 어른에게도 부담이 없을 책이라 생각한다. (아닌..가? 본인 기준으로 평균 책의 장수는 400 ~ 500이라..) '어린이와 부모님과 함께나누고자'하는 따뜻함을 가진 작가의 마음씨와는 달리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가해자는 아빠'라는 편견아닌 편견이 깔려있음을 제목과 표지 그림으로 읽을 수가 있어서 여간 심란한게 아니였으나 막상 책을 읽다보니 그런 것도 아니였다.
'우리집은 부자에요.'라고 시작하는 소설은 '마음이 부자'라는 것이 아닌 '진짜 부자(다이아몬드 숟가락)'이였다. 4층 건물을 가지고 있는 할아버지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우리에게 따뜻한 남자인 아빠가 있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안(주인공)의 집은 갑자기 '어떤 사건(후에 언급)'으로 인해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되고 엄마는 일을 하게 되었으며 아빠는 술을 마시고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무너진 가정'의 모습(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을 모두 갖춘 주안이의 집의 위기와 어떻게 벌어진 상처를 아물게 하는지를 주안의 눈으로 지켜보며 (당연한 얘기지만) 훈훈하게 끝을 맺는 이야기.
어른이 사과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빠는 용기 있는 분이구나. 맞아. 어른의 진심 어린 사과가 가장 큰 치료약이지. p98
책을 읽으며 너무 '흔한' 이야기로 흘러가서 '별로'라고 생각할 즈음 등장한 몇몇 '사실'로 인해 생각을 고쳐 먹었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생각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큰 줄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른이라면 '문제'라고 인식이 될만한 몇가지가 눈에 띄인다.
아빠가 엄마를 때리면 엄마들은 보호해주는 집이 따로 있대요. 그런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자 아이는 함께 갈 수 없대요. p40
▲▲▲ 이건 뭐지? 폭력의 방향은 어른/아이를 개의치 않는 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 '일정한 나이를 지난 아이는 입소 할 수 없다.'라는 규정은 실정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실제로 '가정폭력 여성 쉼터' 사이트를 뒤져봐도 확실한 나이 규정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이런식'이라면 있으나 마나한 기관이 아닌가 싶다.
<아빠가 미안해>라는 책의 장점 중의 하나인 '가해자인 아빠가 폭력을 행사한 원인'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입양과 파양'에 대한 언급이다. 동물의 잦은 입양과 파양의 문제점은 여러 매체에서 다루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람의 입양과 파양'이 잦다는 얘기에 충격을 금할 수가 없다.
어렵게 결정한 입양이었겠지만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파양이라니... 몇년/몇십년을 살아도 그렇게 쉽게 파양이라니. (실제로 작중에서 아빠의 파양 사실이 언급된다.) 폭력의 면죄부는 될 수 없지만 대한민국이 가진 어두운 일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해외 입양률도 최상위권이지 아마?)
아이와 함께 생각할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이외에도 '한국의 입양과 파양의 현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의 피해자를 도와줄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과 보완해야할 점'을 바라보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무서운 생각을 하거나 화가 날때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는 것을 열번 정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친구랑 싸울 때도 마찬가지고. p96
+ 소담 출판사 서평단 활동 (책을 제공 받은 사실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