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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릴리언스
마커스 세이키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브릴리언스]
[★★★★]
[뛰어난 동생과 못난 형]
[2015. 4. 27 ~ 2015. 4. 28 완독]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쿠퍼. 초능력으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등장한 사람들 가운데 국가에 위협이 되는 '테러'를 하는 인물을 찾아내어 체포하여 테러를 저지하거나 사살하여 막는 임무를 지닌 정부최고의 요원. 그 자신도 사람의 패턴과 궤적을 읽어내어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이. 항상 코트를 챙겨입고 다니며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말을 하려고 하지않는 무뚝뚝한 남자.
소수의 '초능력자(= '브릴리언스')'의 힘을 알기에 국가는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하며 특히 1급에 해당되는 '최상급능력자'는 어릴적부터 부모로 부터 떼어내어 '아카데미'라는 기숙 학교로 데려가 국가에 해가 되지 않도록 교육하고 필요하면 활용한다. 어릴적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시켜 '자유 의지'라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하게 키워내는 아케데미의 현실을 마주한 쿠퍼의 충성심이 흔들린다.
자신의 딸이 1급 브릴리언스라는 증후를 확인한 쿠퍼는 가장 위험한 '존 스미스'라는 테러범을 찾기위해 위험한 임무에 홀로 뛰어들게 되는데... 쿠퍼는 임무에 성공하고 딸을 아카데미로부터 구할 수 있을까? 브릴리언스를 잡던 최고의 요원에서 최악의 범죄자로 위장하여 테러범을 쫓는 그의 여정이 이제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줄거리 ▼감상)
재미있다.
특히 '엑스맨'같이 다양한 초능력자가 펼치는 난투극 이야기가 아닌 주인공 '쿠퍼'의 관점에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점이 인상깊다. 600쪽이 넘는 긴호흡의 소설이라 '초능력 대전'처럼 나올줄 알았는데 이야기의 중반까지도 '제대로'된 능력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주인공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변화'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무차 방문한 '아카데미'에서 자행되는 '교육'은 브릴리언스가 건강하게 자라게 도와주는 것이 아닌 '위험한 존재'임을 각인시키고 필요에 의해서만 사용되는 '인간 사육'임을 보게된 주인공. '기관은 옳다'라는 강한 믿음과 충성으로 임무를 수행해 왔던 그에게 이런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자신의 딸이 '1급 능력자'의 징후를 보임을 알게되어 아카데미로 끌려가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이 커지자 가장 위험한 임무에 자원하여 도망자 신세가 되면서 변화하는 그의 '생각'이 소설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변화에 맞춰 진행되는 '억압받는 브릴리언스'의 이면에는 다른 물음들이 숨어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인류의 시대는 끝이나고 무대를 내려와야할 때, 뛰어난 다른 종을 죽여서라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타이틀을 지켜야 할까? 아니면 뛰어난 동생에게 박수를 보내는 못난 형으로 남아야할까? (과연 남으려고 할까?)
'브릴리언스'과 '노말(인류)' 어느 쪽도 옳다고 할 수 없는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점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자! 당신은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가?
<책 속 한마디>
1. p16
난 불빛을 끄러 다닙니다.
2. p125
우리는 벼랑 끝에 서있는데, 아무도 물러서려 하지 않는다는 생각.
3. p140
그건 죽거나 나쁜게 아냐. 그저 우리의 일부일 뿐이지.
4. p201
쿠퍼는 뒤를 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목적지도 방향도 없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저 걸었다. 그의 동행은 좌절과 분노였고, 그들 셋은 함께 맨해튼을 거닐었다.
5. p205
누가 좋은 편이고 누가 나쁜 놈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겠어?
6. p333
세상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지도, 자신의 딸이 테스트를 받거나 꼬리표가 붙거나 아카데미에서 살게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딸이 보이는 놀라운 능력에 대한 순수한 기쁨만이 가득했다.
7. p339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물론 변해야 하구요.
8. p385
"지난 몇달간, 난 내가 적대시 하던 행동을 하면서 지냈어. 난 악당들 중 하나가 되었고, 심지어 그 일을 잘해 내기까지 했지. 그럼 그게 내가 예전에 틀렸다는 걸 의미할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9. p496
인간들은 언제나 이유를 찾아내지.
10. p545
만약 내 형제가 나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면, 그것도 모든 분야에서 ... 글쎄, 못난 형으로 살아가기는 쉬운 일은 아니지.
11. p611
미래는 기다려 줄 것이다. 적어도 잠시 동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