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 <열하일기> 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 샘터역사동화 4
김종광 지음, 김옥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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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장복이 네 이놈..]


[2015. 1. 1 ~ 2015. 1.2 완독]


[샘터 : 물방울서평단 제공]





 장복이 보거라.


 네가 쓴 일기는 잘 보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병이 깊은 아버지를 대신해 머나먼 청나라로 일면식도 없는 양반과(요즘 양반이 좀 쫌생이 같지 않느냐)과 간다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장하다. 다행이 양반, 종놈 구별없이 두루두루 잘지낸다는 별종?인 박선비와 갔었다니 마음이 놓이는 구나. 출발할 때는 언문(한글을 낮춰부르는 말) 한 글자 모르던 네가 청나라 언어까지 구사할 수 있다니 놀랍구나. 네가 가진 재능이 아까워서라도 청나라로 같이간 역관에게 내 한번 말해보마. 한자리를 챙겨주지는 못해도 밥은 벌어 먹을 수 있게 말이다. 


 네가 방문했던 모든 장소들이 나는 상상이 되지 않는구나. 탑은 얼마나 높았으냐? 만리 장성은 얼마나 크고 웅장했느냐? 청나라가 자랑하는 연경은 정말로 무릉도원 같더냐? 한번도 본적이 없는 낙타를 네가 보았다고 하니 부럽구나. 대호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잊지말고.


 나는 말이다. 네가 쓴 일기는 공연히 보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내 비록 지금은 한양을 벗어나 산좋고 물좋은 곳에서 심신을 수양하며 다음을 준비하고 있으나 청나라를 다녀왔다는 일기에 마음이 동하는 구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고이 접어서 어딘가 숨겨두었는데, 너의 글이 숨겨둔 내 마음을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보면 네 녀석은 글에도 재주가 남다르구나! 내 너를 중하게 쓰고 싶은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구나.


 한양에는 돌아왔느냐? 너의 일기는 두달 이레만에 연경에 도착했다는 것으로 끝이나고 한양으로 돌아온 얘기나 너의 각시가 될듯한 아이와의 얘기는 쏙 빠져있구나. 내가 바로 원하는 독자 중 하나이니 얼른 다음 일기를 내게 보내거라. 꼭 보고 싶구나. 아직 연경이라면 내가 그리로 떠나 너를 만나고 싶구나. 내 너에게 세상을 보여주마. 네가 꿈도 꾸지 못할 세상 말이다. 하하. 청나라 말고도 세상은 넓으니 말이다. 그럼 이만 줄이마.



<책 속 한마디>

1. 나그넷 길은 내 멀리를 알차게 만들었다.

   나그넷 길은 내 마음을 살찌게 해 주었다. p11

2. 우러나오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써라! p86

3. 물건을 이롭게 쓸 줄 모르면, 생활을 넉넉하게 할 수는 없는 법이지. p106

4. 남들이 제대로 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것들을 골똘히 살피고 다니시니 말이다. p107

5. 호랑이가 똥구멍에 빠진 선비를 냄새난다고 먹지도 않고 쫓아 버린다. p198

6. 나그넷 길 동안 내 머릿속이 얼마나 알차졌는지 내 가슴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아무도 몰라줘도 괜찮다. 무사히 연경에 닿고야 말았다는 기쁨과 보람만으로도 나는 세상을 다 가진듯 했다. p213

+ 그냥 이번에는 리뷰를 옛날 편지 형식으로 쓰고 싶어서 써보았는데.. 흠.. 마음에 드네!

+ 아...내가 금지한 '금서'가 여행에 관련된 책인데... 제기랄.. 여행가고 싶잖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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