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마, 넌 호랑이야 샘터어린이문고 39
날개달린연필 지음, 박정은 외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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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마, 넌 호랑이야]

 

[사랑하는 조카야 만화도 좋지만 책을 보렴]

 

[2014. 11. 30 완독]

 

 

 + 제공 : 샘터 - 물방울 서평단 활동

 

 

 

 책의 독자가 아동인 도서는 성인이라는 '자존심'과 성인이 아동의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만심'이 합쳐져 아동열람실은 조카와 놀러온 경우가 아니면 문조차 손대지 않는다. 허나 연이 닿아(응?) 아동 도서를 손에 넣게 되었으니 이 책을 주고 싶은 (아마 줄려고 노력할 것이지만) 조카에게 책을 읽고 가슴에 품었으면 하는 '무엇'을 얘기해 주고 싶다. (책 제목이 재미있어 한동안 "잊지마! 넌 OO야"라며 동생과 잘 놀았다.)

 

 

 여기 책에서 천둥, 갑돌, 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호랑이, 학, 코끼리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을 거야. 코끼리야 한반도에서 원래 없던 동물이지만, 할아버지/ 아버지가 동네에서 호랑이 울음 소리를 들었다거나 사냥꾼이 호랑이를 잡아서 구경을 갔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난 들어 봤지. 근데 형은 멧돼지/ 곰(곰은 누가 잡아서 우리에 가둬놓은 것)까지는 봤고 호랑이는 동물원에서 뒹굴거리며 늘어져 있는 모습만 보았어. 강한 앞발과 강철같은 이빨로 날렵하게 사냥감을 사냥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지...

 

 학도 어릴적에는 동네 하천이나 둑에 짝지어 먹이를 찾는 것을 해마다 봤었는데... 날개 일부가 검은 학(두루미)는 보이지 않고 백로도 가끔씩만 보여서 슬프다. 니가 입에 달고 사는 촌동네가 형이 태어나 살아온 곳인데 동물도 찾기 힘들어. 너는 아예 산에서 뛰어 다니는 동물은 구경도 못해봤겠구나? 서울 촌놈 같으니...후후.. 

 

 쓸때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책이나 말해보라고? 참내.. 그림이 70%가 넘는 책만 골라보는 녀석이 보채기는. 그래. 알았어. 내용은 정말 쉬워. 딱 니 수준이지 꼬맹아. 꿈이지, 꿈. 엄청난 규모의 동물 구호 단체가 아닌 이상은 동물원에서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는 호랑이와 코끼리가 자연이라는 집으로 돌아갔고, 학은 우리를 벗어나 잠시나마 자유를 얻었으니 말이야. (우정은 덤이고)

 

 그게 뭐가 대단한거냐고? 참내.. 니가 맨날 형 휴대폰을 가지고 놀면서 그렇게 '휴대폰이 가지고 싶다'고 노래를 부리는데 그걸 누군가가 꽁짜로 준거라고! 이해가 가냐? 에잉... 싱거운 자식. 그냥 형은 이렇게 생각한다. 니가 커서 뭐가 될지는 나도 모르고 삼촌도 모르고 숙모도 모를 거지만 시험을 칠때마다 원하는 성적이 않나와서 울지말어.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테니까 포기는 하지마. 십년을 넘게 살아온 (이에 많이 살았네) 삶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니까 말이야.

 

 그리고 기억해줘. 여기에 나오는 동물 친구들도 같은 지구에 사는 녀석들이라는거 말이야. 잠자리를 삼단 분리 하면서 희희덕 거리지는 말았으면 한다는 소리다. 나도 너도 동물도 결국 같이 살아가야 하는 거니까 말이야. 그런 얘기가 책에 있다는 거야. 알아는 듣냐? 전부 헛소리로 듣고 있구만. 됐고, 일루와 옆에 앉어. 형은 다른거 볼테니 니는 이거 한번 봐봐. 싫다고? 다보면 맛난거 먹으로 가자. 

 

진짜 숲도 이럴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날 기회가 올 거야.

우리를 또 구경거리고 만들 작정이군! 

<책 속 한마디>

1. 다시 꿈꿀 수 있기를, 이게 제발 꿈이기를 ...... p50

2. 하늘을 난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야. 새장에 갇혀 걷기만 하는 건 두루미가 아냐p59

3. 낚싯줄과 얼레. - 이야...작가님 연세가?... 요즘 연을..누가..날리나요. '얼레' 라니.. 촌에도 보기 힘든걸...

4. 하늘을 날고 싶어. 저 하늘 끝까지 멀리멀리...... p85

5. 여기 살게 해서 미안하구나. 우리는 인간에게 재롱이나 부리는 존재가 아니란다. 기억하렴. 우린 땅 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평화로운 동물이야. 우린 땅 위에서 가장 넓고 평화로운 곳에 살아야 해. p103

6. 침착해라. 침착해. 아무것도 듣지 말고, 무엇도 보지 말고 다 같이 밀림을 향해 달려라. 어린 코끼리들을 무리 가운데로 보내라. 시간이 없다. 어서. 어서 움직여라. 딸들아, 꼭 기억해라. 설사 네가 죽는다 해도 누군가는 살아남을 것이다. 코끼리의 삶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 마라. 두려워 마! p125

7. 우리는 동물원보다 더 끔찍한 곳으로 끌려가는 거야. 자꾸 소동을 부리니까 더 이상 내가 필요 없어진 거지. 인간은 항상 이런 식이야. 갖고 싶으면 어떻게든 갖고, 필요 없어지면 버리기를 반복하지.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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