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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경 - 우리는 통일을 이룬 적이 있었다
손정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0월
평점 :
[왕경(王京)]
[소설로 보는 삼국시대]
[2014. 10. 29 ~ 2014. 10. 30 완독]
책을 덮고 '뒷얘기가 더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몰입해서 보았다. 때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6세기. 고구려와 신라간의 전쟁에 포로로 잡혀온 고구려인 '진수'와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차기 화랑의 우두머리로 언급되고 있는 신라인 '김유', 하늘하늘한 몸과 아리따운 얼굴을 지닌 장사꾼 '정'. 거대하게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한 가운데서 펼쳐지는 쉽사리 맺어질 수 없는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있다. 그렇다면 소설 '왕경'에는 무엇을 찾아 볼 수 있을까?
1. 한국 역사 소설이다.
팩션(faction: 사실과 픽션이 합해진 말) 소설의 재미는 과거에 실존했던 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점이다. 교과서나 역사책에 '어떤 행위를 했다.'는 틀에서 벗어나 바로 옆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즐겁게 상상할 수 있다. 신라 부흥의 주축 김춘추와 김유신, 어떻게든 백제를 다시 일으키려는 의자왕, 고구려의 옛 영토를 회복하고 힘을 보여주려는 연개소문이 살아가던 모습을 그려본다는 자체가 왠지 뿌듯하다.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이름만 알고 있는 나폴레옹, 살라딘, 아서왕, 필립왕, 징키스칸(칭기즈칸) 등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살아 숨쉬는 땅에 굳건하게 일어서 활동했던 '영웅들'이라서 좋다. (책 속에서 직접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2. 한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은 더 재미있다.
상단에 보이는 복잡한 삼국의 관계를 알고 있으면 더욱 재미있다. 각종 이해 속에 동맹/적대 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만 알고 있어도 (책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지만) '등장 인물이 왜 이렇게 행동해야 했는지'에 대한 답을 손쉽게 찾을 수 있고, 좀 더 몰입감 있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여기에 '당항성', '국내성', '혜각/원효 대사' 등의 명칭이 본인이 알고있는 지식과 결부되어 서로를 비교하며 읽어나가면 엄청 뿌듯하고 내 자신에게 칭찬을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따라 무작정 '암기'로 하기보다는 각종 미디어와 함께 접한다면 머릿 속에 오래남아 있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장치는 구분해서 보도록 하자.)
3. 생생한 묘사!
'저자 소개'에서 '왕경을 쓰기 위해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를 비롯해 고구려 영토였던 백두산과 중국의 집안 등을 다녀왔다. 이어 소설의 배경인 6~7세기 당나라 수도였던 장안과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던 우루무치, 이란을 직접 답사했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이러한 답사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백두산/ 황룡사 9층석탑/ 장안/ 하얼빈/ 토번 등에 관한 묘사가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되어 있어 각 나라의 자랑스러운 손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몇 가지만 나열해 두었는데 이는 책의 내용을 최대한 언급하지 않고 쓰려니 식상한 점이 있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보자면, 실제로 소설을 이끌어가는 '김유, 진수, 정'이 보여주고 있는 일들이 서로가 겪고 있는 갈등이기도 하지만 신라, 고구려, 백제의 갈등을 대표하기도 한다는 점. (빠질 수없는) '삼국시대 사랑 이야기'의 중심에 아리따운 여인 한 명과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두 남자가 등장하여 삼각관계를 이루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이다.
세사람과 삼국의 시대적 배경이 맞물려 진행며되, 단순히 '해피 엔딩'으로만 끝이 날 줄 알았던 이야기가 상상하는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점이 흥미롭다. 앞서 언급했듯이 뒷 이야기가 '더' 나와 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려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에필로그를 조금 더 써주시죠!) 세계를 호령하는 세계의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이 땅의 영웅'이 살던 시대의 이야기. 나름 재미있게 봤으니 찾아봐도 좋을듯 하다.
<출처>
1. 6세기 삼국 시대 지도 : 구글 검색
http://study.zum.com/book/14994
2. 책 이미지 : 다음 책 검색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46418813
1. 유일하게 서책만이 자유와 환희를 안겨주었다. 글을 읽을 때면 종달새처럼 높이 날아오를 수 있었다. p75
2. 부처님이 법에는 적접적인 원인과 간접적인 계기가 있는데 이 인연이 함께 갖추어야 일이 성취된다고 했습니다. 마치 나무 가운데는 불의 성질이 들어 있는데 이 불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사람이 방편을 쓸 줄 모른다면 스스로 나무를 불태울 수 없음과 같다고 하셨지요. p152
3. 같은 뿌리인데 백제의 역사만 남기면 뭘 하겠니?
4. 군주는 노엽다고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는 화가 난다고 전투에 임해서도 안 된다. 노여움은 다시 기뻐할 수 있고 화가 났다가 다시 즐거울 수 있지만 한번 망한 나라는 다시 존재할 수 없고 죽은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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