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삼체.Vol,1]


[자음과 모음 서평단 활동]


[카운트 다운은 시작되었다]


[2019. 9. 13 ~ 2019. 9. 15 완독]







 왕 교수님, 왕 교수님은 인생에서 중대한 이변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교수님의 인생을 단숨에 송두리째 바꿔버리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완전히 달라지는 일 말입니다.

p27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음과 모음 서평단 활동이다. 그래서 별점은 없다. 뭔가 돈을 1원이라도 받지 않아도 선물인 이상 사람 심리상 좋은쪽으로 써지는 듯한 느낌이라 그렇다. 물론 평점은 글을 쓰는 시점, 리뷰어의 상태, 그때의 생각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시리즈는 모든 시리즈를 읽은 후에 리뷰하는 편이지만 2,3권도 없고 마감 기한이 존재하니 그냥 한다.



 이전에 보았던 <우주 탐식자>에 책날개와 책 소개에 <삼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SF 대작! 휴고상! (SF 과학 소설 상) 아시아 최초!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제까지 읽어 왔던 대부분의 SF 소설 속의 배경은 러시아, 미국, 독일과 같이 서구 문명을 거점으로 하여 우주로 진출하거나, 외계인에게 침략을 당해서 항상 그쪽부터 침략당했던 터라 중국이 사건의 중심이 되고 중국 작가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엄청 구미가 당긴다.



 우리는 기나긴 과거 역사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가 있다. 단순히 숫자로 표기되는 'XXX~XXX' 'ㅇㅇ 시대'라는 산술적인 묘사가 아니라 인류가 지구에 자리 잡은 모든 세월의 교집합이 지금 현대의 인류라고 할 수가 있다. 좋은 면도 있을 테고, 나쁜 면도 있을 테지만 결론은 우리는 아직도 지구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 단순히 생존을 위한 삶이라는 생명 순환 사이클을 넘어서 인간이라는 종만의 특별함을 가지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우리 세대를 이룩하고 있다. 세월이 축척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재능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고, 별다른 이견이 없는 한은 이러한 것들은 앞으로도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것임을 한치도 망설여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한순간에 뒤집혀 버린다면? 억겁의 세월을 버틸 것 같은 인류에게 마침내 종말의 때가 성큼 다가왔다면? 그리고 우리는 아무런 방법도 강구할 수가 없다면? 이러한 질문에 차근차근 답을 해주는 것이 <삼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지구의 생명은 정말 우주의 우연 속의 우연이라고. 우주는 텅 빈 궁전이고 인간은 그 궁전에 있는 유일한 하나의 개미지.

p199







 소설은 나노 신소재 연구를 하고 있는 왕 먀오라는 과학자가 '과학의 경계'에 속한 과학자들의 연이은 자살을 조사해달라는 반강제적인 의뢰를 따라가며, 단순히 한 인간의 자살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거대한 운명의 조각을 발견하게 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독자는 외계인과의 접촉, 그리고 침략, 역습 등의 SF 적 장치를 예상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나 실제로 <삼체>에서는 거의 중반부에 넘어가서야 '외계'에 대한 언급이 일부 나오게 되며, 외계인이 인류를 침략할 것이라는 점은 극 후반부에 나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류츠신이 보여주는 SF의 독특함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아마 어느 정도는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많다. 기존에 우리가 만나왔던 SF 작품들은 이미 외계인의 침략을 받아서 지구가 멸망을 했거나, 아니면 벌써 외계인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과정을 그리면서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 왔다면, <삼체>는 3권의 시리즈 중 한 권을 '외계인과의 만남'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크게 홍안 기지, 삼체 게임으로 외계인의 존재, 침략, 인류의 배신자, 인류의 종말에 대해 그리는 모습이 다음 2,3권을 위해 착실하게 벽돌을 쌓고 있는 느낌이라, 한편으로는 지루한 면도 있는데 어떻게 다음 이야기를 진행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실제로 이러한 인류와 외계인의 접점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것이 퍽이나 신선해서 '인류의 배신자는 어떻게 될까?', '인류는 침략의 목적을 가진 외계인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과연 인류는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가?' 등과 같은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게 했는데, 1권이 <삼체> 시리즈의 입구만 살짝 보여준 터라 머릿속이 핑핑 돌고 있는데 다음 권이 없으니 차갑게 식어 버린다. 



 이렇게 기대감을 높여준 다음에 진짜로 인류와 외계인이 만나 진행되는 사건이 어떻게 이어질지가 진짜 소설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핵심인데, 앞서 보았던 비슷하지만 짧았던 <우주 탐식자> (리뷰) 처럼 될까 봐 조금 걱정도 된다. 그래도 분명히 휴고상까지 받은 책이라 쭉! 기대가 된다. 



 400여 년 후에 외계인과 만나게 됨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리고 인류는 어떠한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나노 소재와 우주 엘리베이터에 대한 언급이 살짝 되었으니 나노 과학자인 왕 먀오가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짧은 기간에 엄청난 문명을 발전시켜온 인류의 역동성이 이미 우주의 바다를 유영하고 있는 외계인을 이길 수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아닐지라도 언젠가는 우주로 나아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런 종류의 소설은 항상 가슴을 울린다. 



 자! 인류 종말의 카운트 다운은 시작되었다. 과연 우리 인류는 어떻게 될것인가?

아직은 다음권이 기대되는 소설이다.











<책 속의 한마디>


1. 기수는 끊임없이 바뀌었지만 깃발은 계속 흩날렸다.

p129


2. 우리의 삶을 보십시오. 모든 것이 문명의 생존을 위해 존재합니다. 전체 문명의 생존을 위해 개인의 존엄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할 수 없으면 죽어야 합니다.

p399









+ 덧글과 공감은 블로그를 하는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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