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사나이 - 새번역판 그리폰 북스 6
알프레드 베스터 지음, 김선형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그렇다면 이건 50년대 미국 펄프 소설들을 프로이트 심리학에 맞추어 분석하는 것처럼 따분하다(당시 웬만한 펄프 작가들은 대부분 정신분석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고 그 요소들을 비평가들을 위해 일부러 삽입했었으니 결국 대부분의 그런 비평서들은 사지선다형 시험 정답지 같았다). " (매트릭스3부작메가토크듀나가말한다 중)

본서는 이와 같이 50년대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후반 내면세계를 다루는 부분에서 정식분석학적인 부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을 느낄 수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텔레파시를 사용하는 에스퍼가 있는 사회상이라는 외삽적인 비전 등이 굉장히 매력있는 소설로 만들고 있어서 시대의 영향을 받은 한계적인 상황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스토리는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자들 덕택에 살인범죄가 사라진 시대에 모나크 그룹의 총수 벤 라이히가 완전범죄를 자신의 라이벌회사의 총수를 살인할려고 하는 계획을 짜면서 시작한다. 과연 어떻게 초능력자들의 감시망을 피하고 완전범죄를 이룰 수 있을지의 여부가 꽤 흥미진진하다.

이렇게 적으면 단순한 SF추리물이라는 인상을 가질만한데, 3/4정도의 분량에서 모든 사건의 내막은 밝혀지고 그 후의 이야기기 남아있다. 이 부분의 처리가 전체흐름과 잘 조화롭게 이어지고 있어서 만족스러운 소설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초능력자가 있는 세상에서 라이히같은 인물이 어떤 대우를 받게되는지 알 수 있는 재미도 있었고.

시대상을 느끼나 이를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하는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에 대해 나는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열광하는 건 아니다. 단편들이나 수필은 꽤 좋아하고 장편 소설은 [세계의 종말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나 해변의카프카 정도만 마음에 들었고 유명한 [노르웨이의 숲]은 그저 그랬다.

어둠의저편은 그 중간 쯤에 위치한 소설인 듯하다. 이중 구조로 이어가는 점이 익숙한 진행방식이긴 하지만, 이번엔 그 비중이 좀 줄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서술구조가 장면 설명의 묘사와 인물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쉽게 읽히긴 하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보니 하루키의 소설은 대화가 주를 이룬 경우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간혹 번역에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긴 했는데 이정도면 양호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장면을 묘사하는 설명조 문체가 일본어일 경우 그리 어색하지가 않은데 한국어로 그런 서술은 왠지 모를 어색함이 있다. 현재형 술어도 조금은 거슬린다는 느낌이 들고. 원서로 읽었으면 좀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 한 점과 그 당시 사회상, 그리고 화가에 대해 몇몇 알려진 사실만으로 이런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에 경탄했다.

영화 진주귀걸이를한소녀를 봐서 그런지 장면들이 쉽게 그려지면서 소설을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그리트의 심리의 변화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영화와 다른 점은 결말 부분이다. 영화에서는 꽤 급격하게 마무리가 되었는데 소설은 결말에 이르게된 과정과 후일담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어서 영화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잘 채워줬다.

영화와 소설 두가지 다 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화의 땅 - 딜비쉬 연대기 2, 이색작가총서 3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너머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딜비쉬 시리즈의 장편이다. 전편 저주받은자딜비쉬의 복수극을 빙자한 유람기에서 벗어나 드디어 정말로 젤레락에 대한 복수활극이 펼쳐진다.

젤라즈니에 익숙한 독자라면 그의 소설에서 기대하는 내용들이 나오고, 익숙한 진행이라 안심하고 볼 수 있다. 판타지이긴 하지만 나오는 내용들이 묘하게 과학적이라 여기서 오는 미스매칭이 꽤 즐겁다. 거울의 구조를 알아내고 이를 해킹하는 과정이라 든가 시간의 탄생, 빅뱅 등의 내용 등이 습작 SF단편들에 흔히 볼 수 있던 구조들이라 미소짓게 만든다. 판타지적인 SF를, SF적인 판타지를 쓴다는 평에 수긍이 가고 말았다.

마법이나 시간성의 묘사등에서 보여지는 젤라즈니 특유의 스타일도 여전했다. 전편에서 약간 실망스러웠던 부분들을 충분히 보상받은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파리에간고양이, 프로방스에간낭만고양이에 이은 노튼의 이야기이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마지막편이며, 노튼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애완동물은 대부분 인간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죽음이라는 것을 맞이해야 하고 그것이 참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앞서 두 권에서 노튼의 활약과 피터와의 유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고 완벽하게 감정이입을 하고있는 독자로서는 역시 그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이 꽤 마음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죽음을 슬퍼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노튼과의 교류가 더욱 깊어지고 더욱 성숙해진 삶의 성찰을 얻는 피터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피터는 직접 밝혔다시피 결혼도 안하고 지내며 자신이 싫은 것은 안하고 좋아하는 것만을 하는 이기적인 성격이었지만 노튼에게 직접 주사를 놓고, 건강식을 만들고, 용변을 치우는 일들이 기쁨이었다며 이기적이지 않은 삶의 기쁨을 말한다. 이는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내게 큰 호소력이 있었다.(고양이를 키워야 한다는 말?)

책에서 죽음을 다루는 부분은 종반에 나오고 그 이전엔 역시나 다시금 노튼과 주변인물의 에피소드들로 준비되어있어서 꽤 즐겁다. 하지만 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면 그것은 단순한 에피소드들의 나열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 죽음에 대한 성철을 후반의 죽음이라는 테마에서 더 깊게 깨닫게 해주는 구성이었던 것 같다.

눈물을 짜내기 위한 감정과잉은 없고 오히려 담담한 기술이지만 후반부 내내 눈물을 흘리면서 보게 되었다.

P.S. 표지 디자인은 스노캣으로 유명한 권윤주씨가 표지 디자인을 맡았다. 프로방스에간낭만고양이를 YES24에서 소개했던 인연으로 하게된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