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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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난 느낌은 [세계의 종말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소설의 진행방식도 비슷하고 어느정도 환상적인 내용이 뒤섞이면서 마지막에 주인공이 분열되었던 자신을 찾는다는 결론으로 끝났던 점이 그런 인상을 주게 했던 것같다.

스토리는 두개의 축으로 교차진행한다. 15세의 가출소년과 대평양전쟁시 이상한 사건을 겪은 후 기억과 지능을 잃은 나까타의 이야기가 도서관과 그곳 관장 사에끼씨의 추억을 중심으로 하나의 줄기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끝까지 책을 읽게하는 서사적 힘을 가지고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생각의 흐름이 적절하게 배분되어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꽤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던 것같다.

크게 보면 15세 소년의 타무라 카프카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그가 고민하고 극복하고자 했던 일종의 오이디푸스 콤프렉스를 따라 갈 수 있도록 뒷편에서 나까타가 정해진 일을 했다는 느낌이 든다. 실체와 그림자의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끼의 소설은 그리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특유의 감미로운 고독과 숲과 도서관이라는 친숙한 배경이 나오고 그곳에서의 지적인 풍요를 즐기고하자는 느낌이 저자의 바램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 나까타와 호시노. 고양이랑 대화할 수 있다면 정말 삶이 즐거울 것 같다. -- Nyxity 2004-1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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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의 부리 - 갈라파고스에서 보내온 '생명과 진화에 대한 보고서'
조너던 와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추천 / 이끌리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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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섬에는 다양한 종류의 핀치새가 있다. 그들은 각각 자신들이 주로 먹는 먹이에 맞게 부리가 발달했다.

본서는 그 핀치들을 오랜 기간동안 관찰하면서 갈라파고스군도의 환경 변화에 따라 핀치들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어떻게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관찰한 내용이다.

엄청난 가뭄으로 많은 핀치가 죽어나갈 때 핀치의 부리는 종에 상관없이 보다 더 딱딱한 나무열매(가뭄으로 남은 먹이는 딱딱한 껍질로 보호된 열매만이 남게 되었다.)를 쉽게 먹을 수 있는 크고 깊은 부리로 부리모양이 수렴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엄청난 우기가 생기자 이번에는 다양한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게되어 또다시 다양한 부리로 분화되고 다른 종과의 이종교배로 굉장한 다양성이 생겼다. 이런 사례는 같은 종이 환경에 따른 자연선택으로 어떻게 분화되어 가는지를 잘 설명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관찰결과의 나열로 자칫 지루해 지기 쉬운 내용임에도 사이사이 다른 연구기관에서 얻은 관찰결과를 통한 다양한 사례 제시로 환경변화에 의한 자연선택이 먼 과거에 있었던 일이 아닌 바로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잘 전달해 준 것 같다. 덕분에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창조론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옆에 창조론자와 이야기를 나누게된 연구원의 이야기 이다. 그는 자신들이 관찰한 이야기를 하면 모두 놀랍고 흥미롭게 들으면서 “그것 참 놀랍고 멋지군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것이다. 마지막에 그에게 “이를 흔히 진화론이라고 하죠”하면 표정이 변한다는 말을 한다. 신앙의눈으로본생물학에서 말한 것처럼 제발 창조과학회에서는 창조주가 행한 일을 자신들의 아집속에 한정짓는 일을 그만했으면 한다. -- Nyxity 2004-12-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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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열두 방향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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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Readers:UrsulaKLeGuin의새 창으로 열기 단편집이다. 역시 헤인 시리즈와 어스시 시리즈와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세계관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인지 쉽게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단편 시작 전에 작가의 말이 있어서 어떤 아이디어로 이런 글이 나오게 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특히 어둠상자는 그녀의 딸이 빈상자를 들고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아맞춰 보라고 하고 정답이 “어둠”이라는 말을 듣고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모녀의 상상령에 경이를.

가장 감동한 것은 “혁명 전날”이었다. 어둠의왼손에 서 나온 오두주의자로 살아온 혁명가의 말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정부의주의 혁명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그녀가 늙어서 젊은이들과 대비되는 모습과 마지막 문장에서 감탄을 했다. 이런 성숙된 시각은 르귄이 아니면 잡아내지 못하는 부분이라는 느낌이었다.

아쉽게도 르귄의 작품은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빨리 더 번역되서 나오기를-- Nyxity 2004-12-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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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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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동시대의 SF를 읽는다는 것은 꽤나 진입장벽이 높은 일이다. 일단 90년대 발표된 작품조차 번역되어 나온 소설은 극히 드물다. 가끔식 번역되어 나오는 소설들은 이미 나온 번역서의 중폭 출판인 부분이 많고 빅3의 네임벨류가 있는 약간은 고전저인 SF위주로 출판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서를 읽는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동시대의 SF를 읽는다는 것은 굉장히 경험하기 힘든 독서경험이라고 할 수있다.

이번에 나온 당신인생의이야기는 2002년도에 나온 중단편집의 역서로서 상당히 최근의 SF의 역서이다. 게다가 보증수표인 김상훈씨의 번역. SF팬덤내에서 화제가 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그런 책이다. 물론 출간전부터 팬덤내에서는 기대감이 한것 부풀어 있었다.

읽고난 소감은 많은 찬사들이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는 실감이었다. 8편의 중단편 중 [바빌론의 탑]은 HappySF에 이미 실린적이 있어서 신선미는 없었지만 나머지 수록작들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서 굉장히 몰입도 높게 볼 수 있었다.

  • 이해

[알제논에 꽃다발을]이나 [인간이상]등이 연상되는 단편이다. 인간의 지능이 발달되었을 때 어떤 변화가 있는지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한다는 점은 [알제논..]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테드창은 지성의 발달에 대한 외삽을 상당히 치밀하게 하고 있다. 단순히 기억력이나 이해력을 떠나 보다 발달된 자신의 지능을 나타내기 위한 언어의 문제, 육신의 컨트롤 등 읽어나가면서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꽤 진부한 소재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멋진 사고실험을 해냈다는 느낌이다.

  • 영으로 나누면

0에 대한 나눗셈은 정의되지 않고 있다. 만약 0에 의한 나누기가 가능하다면 1=2와 같은 증명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a = b 라고 하자.
양변에 a를 곱하면 a^2=ab
양변에 a^2 - 2ab를 더하면 a^2 + a^2 - 2ab = ab + a^2 - 2ab
정리하면 2(a^2 - ab) = a^2 - ab
양변을 (a2 - ab)로 나누면 2 = 1

괴델의 "불완정성 원리"로 수학의 공리체계가 무너졌을 때 대부분의 일반이는 변함없는 삶을 살았지만, 수학의 엄밀성을 믿었던 사람들의 패닉상태처럼 만약 0으로 나누지 않았는데 저런 증명이 가능하게 되었을때 일반 사람은 변함없는 삶을 살겠지만 그에대한 의미부여를 하는 사람들에겐 세상이 어떤 식으로 보일까. 무한의신비에 나오는 수학자들의 삶이 생각나는 단편이었다.

  • 네 인생의 이야기

표제작이면서 이번 중단편집 중에서 가장 감명깊게 본 소설이었다. 물에 의한 빛의 굴절경로를 설명하는 "변분의 원리"에서 그 변분의 원리적 방법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종족과 (사실 일반인을위한파인만의QED강의에 서 이에대한 설명을 경로적분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그 언어체계를 통해 비슷한 방식으로 사물을 인식하게 되었을때 과연 우리는 우리의 생을 어떻게 인식하게 될까. 자신의 삶을 통해 자식의 인생을 유추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쩌면 이미 그런 시각이 우리에게도 은연중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DJUNA의 나비전쟁도 연상이 된다.

  • 일흔두 글자

앞 편에서도 언어학적인 고찰이 나오지만 여기서는 언어가 가진 힘을 말하고 있다. 또한 골렘이 등장하거나 전생설과 같은 세계관을 토대로한 스팀펑크적인 배경에 대한 묘사도 꽤 즐겁다. 마지막 결론 부분은 조금은 아쉽긴 하지만 자기증식이라 것과 언어의 힘이라는 상상력의 결합이 돋보였다.

  • 인류 과학의 진화

권말에 있는 창작노트에서 테드창이 인용한 깁슨의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미래는 이미 이곳에 와 있다. 단지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 지옥은 신의 부재

현대판 욥기일까?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특히 크리스트교적인 신앙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욥기를 읽었을때와 비슷한 경험을 주는 듯 하다.

  •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다큐멘터리

외모지상주의를 막아줄 수 있는 칼리라는 인식보조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면? 과연 외모에서 오는 차별을 극복할 수 있을까? 사실 읽으면서 칼리라는 것이 정말 실용화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의무화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권말에 테드창과 김상훈씨의 인터뷰나 그의 창작노트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꽤 큰 도움이 되었다. 간만에 SFReaders:SenseOfWonder새 창으로 열기 를 느낄 수 있었다. -- Nyxity 2005-1-2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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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神話다 - 기독교 탄생의 역사를 새로 쓰는 충격보고
티모시 프리크 & 피터 갠디 지음, 승영조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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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 관한 이야기는 다양한 의견과 설이 분분하다. 기존 음모론적인 전승과 전설을 미스테리풍으로 소설화한 다빈치코드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다. 예수는신화다에 서도 그간 많은 설이 있었던 예수에관한 이야기이다. 주된 내용은 고대 오시리스-니오니소스 미스테리아 신앙의 유대버전으로 만들어진 예수의 전설이 그후 문자주의자들에 의해 전설이 역사가 되었고 본래 기독교신앙이었던 그노시스주의가 몰락하게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예수의 역사성에 대해서는 최근 연구결과가반영되기 전의 저서라서 지금와서 보면 저자의 주장에 반대되는 의견들이 많이 있고 예수의 역사성은 어느정도 뒷반침되는 증거가 많이 있어서 저서의 신화설은 빛바랜 주장이나 문자주의자들에 의해 왜곡된 그노시스주의의 본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본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성경의 저서, 특히 신약의 저자들은 전승과달리 저자미상이거나 위서들이 많다는 것은 이미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고 많은 책들에서 얘기하고 있는 부분이라서 그다지 새롭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교회에서하면 백안시 당한다. 도올이 성경의 기술대로라면 베들레헴에서 예수가 태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테레비에서 했다가 엄청난 반발을 샀던 것을 보면 좀 암울하다. 그의 주장은 신학교에서도 배우는 내용 아니던가.) 현재 미국의 복음주의적 행태를 극단적으로 따르는 한국의 교회들을 볼 때 본서에서 기술한 중국의 문화혁명과도 같았던 문자주의자들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는 듯 하여 가슴이 아팠다.

본서가 기독교계의 반발로 절판이 됐다는 소식은 참으로 암울하다. -- Nyxity 2005-1-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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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na57 2006-02-2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조높은 서평에 동감합니다. 이 책이 절판됐다는 것은 한국 기독교계의 소아병적 수준을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는 미국인데 제 조카가 이 책을 꼭 한국어 판으로 읽고 싶다고 하는데 백방으로 알아봐도 구할 수가 없읍니다. 혹시 이 도서를 제게 양도하실 의향이 있으시면 송료와 책 대금을 제가 크레딧 카드로 결제해 드리고 좀 얻어 볼 수 없겠읍니까. 미리 감사 인사를 드리고 좋은 소식 바랍니다. 연락은 우선 메일로 samna57@hotmail.com 거듭 미리 감사드리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