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리더라는 신화 - 강한 리더가 위대한 리더라는 환상에 관하여
아치 브라운 지음, 홍지영 옮김 / 사계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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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 리더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위임하고, 협상하는 사람이다. 리더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기술은 없다."


끊임없는 변화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가 역사 속 리더들을 고찰하는 작업이 과연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 것인가하는 일말의 망설임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 '아치 브라운'의 신념처럼, 우리는 강한 리더가 위대한 리더라는 환상에서 벗어날 중차대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특별히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대변되는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갈 독재자가 위대한 리더일 것이라는 판단미스 속에 영원히 살게될 것이다.


제법 두꺼운 책의 두께와 달리, 이 책의 목차는 간결함 속에 효율성을 지키며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리더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맥락 속에서 파악한 뒤, 각 유형별로 리더가 보였던 구체적 사례와 실패 유형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히틀러와 무솔리니, 스탈린의 대변되는 독재자들의 리더로서 역량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재자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는 말을 세상에서 가장 영양가 없는 말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기에 대단한 수확이 있었다 평가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출판한 [사계절 출판사]에서 발간했던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이 떠올랐다. 한 사람은 인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독재자로, 다른 한 사람은 어려운 시기의 한 줄기 희망으로서의 희극인이자 신념을 위해 자기 희생을 이룬 리더로서 모습이 더욱 상반되게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며 찰리 채플린이 생각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리더상이 강압적인 철권통치자를 희망해서는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함께 웃어줄 수 있는, 절망의 시간 속에서도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리더야 말로 진정 위대한 리더라는 환상을 꾸었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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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은 어디서 그렇게 아름다운 상처를 얻어 오는가
김보일 지음 / 빨간소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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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의 제목은 "시간이 생의 비탈을 거슬러 오는 소리!"이다. 사실은 책을 받아들고서 편 첫 장의 말미에는 이 문자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내가 교회다니는 사람이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 책의 제목인 <황혼은 어디서 그렇게 아름다운 상처를 얻어 오는가>라는 제목과 이 문장을 대입 해보니까 갑자기 마음에 큰 울렁임이 생겼다. 


나의 생은 언제나 젊음의 때를 거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황혼'이라는 단어는 나의 부모도 아직 가보지 못한, 먼 미래의 단어이기에 우리는 대비만 하나하나 하면 된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부담없는 글과 정감있는 그림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이 삶의 '의미'는 살아감 그 자체에 있음을 깨닫게 돕는다. 무엇보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 문장만큼 우리의 인생을 표현할 다를 길이 있겠는가 싶다.


"이 지구상의 어딘가에서 다른 세상의 출구가 있을 수 있다는 믿음, 지금 여기의 무대와 조명과는 다른 세팅이 가능할 수 있다는 믿음 쪽으로 나는 늘 구부러져 있다. 여기에 모은 글과 그림들은 그런 허황된 믿음의 소산이다."


우리는 불확실한 현실을 살아가며 '우주 맨 끝의 사람들'일지 모르는 우리의 가족들과 벗들, 동료들과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모든 이의 삶에는 '황혼'의 때가 찾아온다. 그 때에 나는 묻고싶다. "이 삶이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이었는가?" 저자는 그 답을 일찍이 찾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스스로는 구부러진 삶으로 표현했지만 자신이 이 사회의 시스템으로 전락하기 전에, 자신을 가장 좋아했던 '국문' 속으로 향했으니 말이다. 그 누구보다 행복한 선생님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그런 저자에게서 빌려온 후회없는 삶의 흔적들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황혼의 삶은 힘겨운 인생사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없는 가슴이 황혼의 칭호를 얻기는 '결단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 상처마저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나는 오늘을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고마운 이들이여, 모두 안녕들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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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부탁해 - 청소년을 위한 우리 땅 독도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우리 땅 이야기
전국사회과교과연구회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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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도'를 주제로 삼아 영토 문제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나 국제법을 통해 접근하는 기존의 방식이 일반 독자와 청소년이 읽기 어렵다는 요청에 의해 현역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연합체인 '전국사회과교과연구회'에서 기획-감수를 맡아 출판된 책이다. 우선 이러한 귀한 주제를 현직 교사분들에 의해 쓰여졌다는 사실에 참 감사했다. 우리의 역사 의식은 수업시간 뿐만아니라 독서의 현장, 나아가 삶의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획과 출판은 정말 응원하고 싶은 일이다.


컬러판으로 출판되어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며 문체가 어렵지 않아서 청소년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특징점을 지녔다. 아울러 독도에 대해서 개괄적인 소개 및 그곳의 환경이나 지리적 특징을 담고 있기에 독도에 대해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에게 독도에 대한 이야기와 그 가치를 좀 더 수월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들은 더이상 독도가 '외로운 섬 하나'로 머물지 않도록 도울 시대적 책무를 지니게 된다.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의 당연한 관심과 애정'이라면, 이 책을 통해 독도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알았다면 우리의 이웃나라가 점거 야욕을 버리지 않는 이 땅을 수호해야 한다는 열망을 숨기지 말아야한다. 


고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영토에 대한 지배의 실효성에서 그치지 않고 그곳을 향한 국민들의 수많은 시선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독도를 넘보는 이들이 가장 두려워할 것은 최신형 무기의 배치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들이 독도를 사랑하고 아끼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일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독도를 부탁해>가 귀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덧붙이자면, 석유 자원의 고갈과 신 자원전쟁 속에서 독도가 지니는 지정학적 위치의 이윤 또한 우리가 독도를 포기못할 이유라는 사실도 분명히하는 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 있다면, 독도는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의 사랑을 받아 마땅한 곳이다.)



p.s 매번 깨우침과 관심의 시선을 갖게 돕는 [서해문집] 출판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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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읽는 시간 - 관계와 감정이 편해지는 심리학 공부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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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이 철악의 몫이라면, '지각'은 심리학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지각이란 쉽게 말해 '안다'는 것인데요, 지식으로 추론해서 아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통해 직접적으로 안다는 말입니다. 내 몸에서 열이 난다, 또는 화가 난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 <내 마음을 읽는 시간> p.11


개인적으로 스트레스에 둔감하고, 고민이 없이 살아가는 편이라 심리학이란 타인을 배려할 때 필요한 지식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부터 이러한 내 생각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타인을 대하는 관계성에 대해서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했던 나의 불찰이라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은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점은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을 200%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책의 중요하다 느껴지는 구절들에는 눈에 쉽게 들어오는 물결표시 밑줄이 그어져 있어서 책을 다시 꺼내 읽거나 중요 부분을 되뇌일 때 정말 편리하다. 아울러 '주간 감정 기록표'와 같이 손으로 따라 쓰며 실습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페이지를 따라 넘기다 보면 편한 그림체로 우리의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들은 칭찬만으로 그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고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싶을만큼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으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트렌드를 제대로 파고들어 이러한 관계망 속에서 쉽게 지치고 힘들어하는 이들을 가장 가까이서 치료해주는 '구급상자'이다. 많은 이들을 편히 볼 수 있다는 것은 상처받을 일도 잦아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유도 모르고 속상했던 너에게 권하고 싶다. 오늘, 심리학을 권합니다.



p.s 부족한 서평임에도 매번 마음을 새롭게 해주는 독서의 기회를 주시는 [더퀘스트]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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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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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사람이 있다. 정확히는 동갑내기 동명이인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삐'가.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어떠한지는 나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었다. 책의 줄거리가 나오기 전에 이 책을 가제본으로 받아들고서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기 위해서 책장을 설렁설렁 넘겨보면서 서른의 '삐'가 제 이름을 찾기를 간절히 바라며 정독을 시작했다. 


확실히 그녀는 '지혜'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가 이름을 잃고 말았다. 혹자는 트라우마라 말하는 과거의 사건은 그녀로 하여금 마음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만들었다. 아울러 88만원 세대의 88년생 지혜 씨는 과거의 일 뿐만아니라 현실이 악몽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언제 이 아픔에서 벗어날지, 언제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받는 정규직이 될지, 그 어느 하나도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단 하나는 단정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규옥'으로 인한 변화의 물결 말이다.

전반적인 줄거리는 다른 리뷰어들이 이미 다루었기에 나는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을 심화하고 싶다. 분명 이 세대의 반격은 제한적이고 응집적이기 어려우며 무엇보다 현실이란 벽 앞에서 매번 무너져 내린다. 더군다나 서른이란 나이의 부각은 우리사회가 여성을 옥죄는 여러 인식들 앞에서 주인공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어쩌면 이 책도 결국엔 변혁하고 싶은 열망만이 남은 비참한 최후를 담고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여기서 포기한다면 그럴 것이다.

"비참함은 우리의 속성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마음 속으로 되뇌이고 다짐했다. 현실 속 비참함이 나와 당신, 우리를 규정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그것은 트라우마가 아니라 잘못된 것임을, 우리가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야한다. 실패는 비참함이 아니다. 이 자리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도피 속에 비참함은 피어오른다. 오늘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 소설 속 바로 그 카페처럼, 우리의 주인공이 마주했던, 이야기했던 그 곳처럼.

금수저냐 흙수저냐로 우리를 갈라놓기엔, 서른줄 청년들에게는 산적한 장애물들이 너무나도 많다. 함께 이겨가자. 작은 반격-큰 반격이 따로 없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나와 당신, 우리를 좀먹는 이 사회의 '악함'에 들이받을 준비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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