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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까지 100마일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탄 기차를 당신이 놓치게 된다면 내가 떠났다는 걸 알게 되겠죠.
당신은 백마일 밖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를 들을 수 있을거에요.
나는 100마일, 200마일, 300마일, 400마일, 500마일을 집에서 떠나와 있답니다.
# 인간의 애정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작품.
'천국까지 100마일'은 내가 아사다 지로를 처음 접하게 됬던 작품이다. 사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봤을 당시에는 아사다 지로라는 작가를 알지도 못했었다. 물론 그의 책이야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 수십차례씩 들어보았으나 작가의 이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무감각하게 뽑아들었던 책 한권이 가슴 속 깊이 새겨져 결국 서점에서 사 보게 만들 줄 그 누가 알았으리.
몰락한 회사의 사장인 야스오의 처절할 정도로 피나는 인내와 그런 자식을 다독이고 끝까지 인자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는 병든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은 보는 내내 나의 눈시울을 적셨고 온 몸을 전율 시켰다. 병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남은 것 하나 없는 몸으로 대여한 낡은 웨건 한 대에 어머니를 태우고 100마일 떨어진 시골 병원을 찾아나서는 아들의 이야기는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간단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절절한 휴먼스토리는 다른 작품 그 이상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특히 인물 하나하나의 심리 상태의 묘사라던지 영웅적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감동 어린 그들의 행동의 서술등 아사다 지로, 그 특유의 문장력은 그 누가 봐도 빠져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걸 단언 할 수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간단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사람의 가슴 속 깊이 파고 들기 쉬운 이야기.
그리고 아사다 지로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뽑아 내지 못했을 처절한 감동.
그것이 '천국까지 100마일'이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가장 커다란 이유가 아니었을까?
# 눈물을 아는 작가 아사다 지로
한국 독자들에게는 창궁의 묘성이나 철도원, 혹은 이 책을 통해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아사다 지로. 역자 후기에도 나와있듯이 아사다 지로는 20세기 일본 열도를 울린 작가이고 또한 울음의 감정을 잘 다룰 줄 아는 작가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집안이 몰락한 뒤 야쿠자의 길로 들어서고 후에는 다단계 판매원, 자위대 입대까지 사회 전반층의 다양한 일들을 하며 얻었던 귀중한 경험들이 그의 작품들을 감동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가져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듯이 하나의 소재에 대해 경험하지 못한 자와 경험 해 본 자의 필력은 대부분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비록 아사다 지로에 대한 뒷배경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의 작품들에서 느꼈던 아름다운 슬픔은 그가 직접 경험하고 느꼈기에 글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단언 할 수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필체는 겪어보지 못한 자로서는 절대로 적지 못할 정도로 세세하고 살아있기 때문이다.
일본 열도를 울린 작가? 아니, 세계를 울리는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슴 깊은 감동에 눈물을 펑펑 흘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사다 지로의 책을 강력하게 권해주는 바이다.
인상 깊었던 장면..
p230,231. 선생님, 전 지금까지 엄청난 착각에 빠져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에야 겨우 깨달았어요. 어머니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저 혼자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에요. 후지모토 선생이 그런 식으로 어머니를 살려주었다는 것 전혀 몰랐어요.<중략> 이 세상에 처음부터 주어져 있는 결과란 건 없어요. 이 세상의 선의를 모두 끌어모아 전 100마일을 달렸어요. 뭐가 하나라도 빠졌으면 모든건 물거품이 됐을 거예요. <중략> 무엇하나라도 부족했다면 어머니는 도중에 돌아가셨을 거예요. 그는 가슴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말을 겨우 입에 담았다.
"소가 선생님. 만약에 어머니가 다시 살아난다면, 전 반드시 행복해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