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철 - 일본제국의 싱크탱크
고바야시 히데오 지음, 임성모 옮김 / 산처럼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1905년의 러일전쟁 종결시점부터 1945년의 일본 패망까지, 일본 제국주의의 앞마당이었던 만주를, '남만주 철도 주식회사'라는 국책회사의 흥망을 다룹니다. 러일전쟁의 종결을 통해 얻은 철도이권을 바탕으로 성립한 이 '만철'이라는 회사는, 수십개의 기업과 연구소, 그리고 준정부수준의 정보기관까지 둔 사실상의 기업국가에 가까운 특성을 가지고 있죠. 이 책에서는 이러한 만철 기업 자체의 성립과 성장을 중심으로, 만철이 가진 기타 다양한 측면을 한 챕터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볼륨이 큰 부담이 없다는 건 좋지만, 정작 그로 인해서 만주국의 성립과 여기에 얽히는 이야기들이나, 만철의 핵심 정보기관인 조사부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있는 내용을 주지는 못합니다. 전반적으로 쭉 훑어나가는 수준이지, 심도있는 책이라고는 하기 어렵더군요. 사실 만주국에 관련해서는 정작 고구려를 논하면서도 관심을 두는 경우가 없는 만큼, 이정도의 심도 이상으로, 취미 이상으로 캐 들어가기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힘들긴 합니다만...

 좀 인상적인건 역시 만철 조사부에서 기초되고, 추후의 만주국 행정부에 의해서 완성된 경제개발계획 쪽입니다. 흔히 소련의 NEP에서 원류를 가져왔다고 알려진 2공~4공 기간의 '경제개발계획'들의 진짜 본류가 여기에 있더군요. 비록 심도있게 다루어진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이고, 그래서 정작 번역자는 뚱했지만 원저자가 강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만주국의 경제개발계획 전말을 다루는 책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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