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쉿원 Cat Shit One 1
고바야시 모토후미 지음 / 초록배매직스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만 봐서는 알수 없는 만화지만.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이 동물로 대체된 베트남 전쟁 활극'.

사실 이 만화는 전형적인 고바야시 모토후미표 전쟁활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데올로기나 역사관은 희석되고, 전장 자체만을 그리되, 특출난 주인공이 존재하는 전장을 데뷔 이후 줄곧 그려오고 있습니다. 일견 좀 독일이나 미국 편향적인 구석이 있어보이지만, 이 양반의 스타일 자체가 헐리웃 영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리 신경쓰일 수준은 아닙니다.(종종 이양반이 '신 고마니즘 선언'따위의 쓰레기를 그린 고바야시 요시노리라는 XXX로 착각하는 분이 많은데,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이양반의 초기 만화들(대략 90년 전의)은 영웅주의적인 냄새도 강하거나 고전 전쟁영화처럼 극적 재미보다 묘사와 상황제시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했는데(저는 국내에 출간된 만화를 기준으로 해서 정확하다고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90년 이후의 만화들은 반전주의적 경향이 보이고 좀 더 개인에 무게를 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죠. 이 CAT SHIT ONE도 그렇습니다. 영웅담적인 성향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개인의 입장에서 보는 전쟁을 주로 묘사하죠.

하지만, 이런건 제껴두고 이 만화는 고바야시가 자신의 만화들을 한번 비트는 맛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이 전쟁의 주체가 아니라 토끼와 고양이가 전쟁의 주체라는 점은 이것은 단지 만화라는 점을 환기시킵니다. 또, 냉혹하게 느껴질 전투장면에서도 보는 이에게 여유를 주게 됩니다. 특히, 이 책 후반의 에피소드들은 사람이었다면 감정과다로 독자를 넉다운 시킬 상황을 무난하게 하지만 강한 인상을 주며 넘기게 만듭니다. 이 점은 권말에 있는 'Dog Shit One'을 보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참고로, Dog Shit One은 암스매거진이던가... 에 연재하다가 도중하차한 만화입니다. 같은 베트남 소재지만, 사람이 주인공이죠)

고바야시를 알고 그의 만화를 그럭저럭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의 최신작이라는 점에서도, 또 그의 또 다른 한 시기의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P.S. 왜 미군의 토끼인가... 고바야시 모토후미는 집에 토끼를 기르죠. 이양반의 '솔져 블루'라는 만화에 보면 토끼 서비스 컷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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