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스필레인의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인 마이크 해머 시리즈는 1947년 '내가 심판한다'를 시작으로 선을 보였다고 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 10여편이 선보였고 전세계적으로 2억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하니 이렇게 늦은 시기에 국내에 선보였다는게 약간 이아했다.일단 제목이나 표지를 봐서는 한편의 멋진 영화포스터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 소설은 정통추리물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주인공인 마이크 해머도 매력적이거나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팬이 되게 만드는 성격이 아니다. 올바르거나 정의의 사도이거나 연약한 약자를 구하는 주인공이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을 대하는 태도나 불같은 성격, 정돈되지 않은 행동들이 요즘으로 표현하자면 무대뽀의 앞뒤 안가리는 터프가이라고나 할까...이 소설은 B급 변두리 탐정소설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따라서 이 작품으로 대단한 추리작가를 새로 만난듯한 기쁨을 가지기는 어려울 듯 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거나 하드보일드 작품을 빼놓지 않고 있는 매니아 독자들에게는 다소 내용이 식상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가볍게 즐겁게 기본적인 만족을 주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