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한 성장소설.

개 -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 몇 몇 여행 에세이를 읽고 김훈이라고 하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기쁨을 느꼈다.  그의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서는 깊은 생각과 깊이에의 가볍지 않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몇 몇 분들은 어렵고 읽기가 쉽지 않다는 분들도 있지만 나에게는 코드가 잘 맞는 작가였다.

새로운 작품이 어떤 것일까 기다렸는데 의외의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도 역시나 역사속에서 그만의 매력적인 문체의 글들을 만날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들고 나온 소설은 성장소설이다. 혹시 이전 작품과 스타일을 많이 바꾼 작품이 아닐런지, 혹은 왜 갑자기 다른 분위기의 소설로 돌아왓는지 걱정이 되면서도 기존 작품을 믿고 책을 구매했다.

역시나 저자 김훈의 스타일이 느껴지는 문장들과 깊의 사색과 현실감이 들어 있는 면은 성장 소설이라고 해도 벗어날수가 없는 것 같다.  그것도 사람이 아닌 개를 주인공으로 삼아 사람의 모습에 투영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보리라는 개 한마리를  인간의 존엄하고 깊이 있는 성찰, 철학을 담고 있고 그 하나 하나 작은 가치와  인간의 슬픔과 내면 심리의 묘사는 역시나 김훈의 소설다운 냄새를 풍긴다.

이 작품을 읽고보니 또 다음은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 한편으로는 김훈이라면 대하장편 소설도 한 번 쯤 도전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소설은 성장소설이지만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층에게도 충분히 읽독할만한 작품이다. 아마도 저자 자신의 어릴때 경험이 이 작품에 많이 투과되었다는 모습이 짖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