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발로 떠난 트래킹 - 베테랑 트래커 장군이가 알려주는 국내 여행지 50
이수경.이장군 지음 / 참새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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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도 키우지 않고, 등산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순둥이 장군이와 야무진 이수경 작가의 유럽여행기를 읽으며 느꼈던 감동의 여운이 여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작년 봄, 이수경, 이장군 님의 책, [유럽, 우리 함께 오길 잘했다.]를 읽었습니다.

말 그대로 '감명깊게'....

https://blog.naver.com/nezumi0712/221901714759

6주간의 유럽여행을 골든리트리버 장군이와 함께 한 이수경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애견인이 한국에서 개와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조마조마한 상황이 많은지를 조용히 이야기 하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 역시 몇 년 전 커다란 그레이트 피레니즈에게 다리를 물렸던 경험이 있기에 처음 보는 대형견들이 무서워졌지만, 개들을 사람과 똑같이 인정하고 책임을 지우는 유럽의 여행에 저자와 함께 기뻐했습니다.

여행이 끝날 무렵 다시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수속을 밟는 장면에서는 커다란 배낭을 매고, 열두 시간이 넘은 긴 비행으로 힘들어할 장군이와 헤어진 후 느꼈을 애절함에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했습니다.

표를 보여주고 기내로 들어가려는데, 장군이 탑승 수속을 할 때 옆에서 계속 진두지휘하며 우리를 도와주던 직원이 말을 걸어왔다.

“장군이 잘 탔대요. 걱정하지 마세요.”

기대치 못한 따뜻한 한 마디에 나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한국에서 우리는 늘상 차별받는 약자들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정말 많은 배려를 받았다.

이제 다시 전쟁터 같은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착잡함과 6주간의 여행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 장군이 이름을 기억해주고, 걱정하고 있을 나를 생각해 굳이 이 곳까지 찾아와서 건네준 직원의 따뜻한 한 마디가 준 감동 등 온갖 감정들이 뭉그러지고, 눈물이 되어 쏟아져 내렸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여기저기를 장군이와 함께 돌아다니며 얼마나 멋진 풍경을 담아냈을지 궁금했습니다.

먼저, 트레킹을 떠나기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지식과 필요장비 등도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생각보다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더군요. 애견전용 담요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천천히 이동거리를 늘려 사전준비를 하는 것에서부터, 뱀에게 물렸을 때 처치방법까지 빠짐없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반려견이 뱀에게 물렸을 때는 당장 들고 뛸 수도 없으니, 우선 응급처치를 하고, 항생제 등을 먹여 함께 걸어야 한다고 합니다.


항생제는 반려견의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권하지는 않지만, 막상 병원에서도 항생제를 투여하는 처치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세세한 정보는 ‘직접 경험해 본 사람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년 내내 장군이, 그리고 새로 생긴 시고르자브종 OO와 함께 전국을 누비는 작가의 실제경험이 녹아져있기에, 굉장히 한정적인 분야이지만 가장 완성도 높은 실용서가 된 것 같습니다.


이후, 국내 트레킹 장소를 크게 걷는 곳, 오르는 곳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중랑천변을 장군이와 함께 산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로 보건데, 아마도 중랑천을 곁에 둔 멀리 의정부, 상계동에서부터 휘경동 부근에 저자가 거주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동네들이 제가 예전에 살던 동네이기에 ‘순둥이 장군이를 직접 한 번쯤 마주쳤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길정도로 저는 이미 장군이와 저자의 팬이 되어있습니다.


트레킹 장소에 지금 살고 있는 고창의 방장산이 소개되었을 때는 순간 헉하고 소리를 지를 정도였으니까요.

바로 근처 장성 축령산도 소개된 걸보니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직접 만나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까지 남았습니다.

오랜만에 저자 이수경님의 인스타를 둘러보니 유럽 여행 이후로도 여전히 줄기차게 장군이와 함께 돌아다니고(?) 계시고 있더군요.

아마도 학업을 마치고, 반려견과 함께 하는 등산 인플루언서로 활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대 중반의 저자가 벌써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그렇다고 문장이 너무 가볍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트레킹을 떠나기 전 잘 아는 친구가 이것저것 챙길 것, 주의해야 할 것을 전화로 이야기하듯 생생함이 전달됩니다.

6년간 계획하고, 장군이와 함께 경험한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하여 출간한 책이기에 장군이의 사랑스러움과 함께 저자와의 애틋함에 더해 생생한 정보가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벌써 다음 책도 기다려집니다.

이제 장군이는 털빛도 조금 더 짙어진 것 같고, 살짝 살이 빠진건지 유럽여행 때보다 훨씬 중후해 진 것 같습니다.

마치 잘 그을린 잔근육을 가진 조용한 중년의 영화배우 아저씨처럼 보입니다. (지진희씨 정도의 느낌일까요?)

장군이가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자와 행복하길 바래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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