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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평점 :
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요즘 어케 어케하다보니.. 집안일을 하는 열심히 하는 남자가 되어버렸지요. 오늘도 청소에, 빨래에, 밥하고, 분갈이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하고, 시장 보고.. 아이고 많은 일을 했네요. 그러고 잠깐 낮잠을 잤더니.. 이게 완전 꿀맛이더랍니다. 짱구는 못말려란 만활 보면 전에는 주말에 잠만 자는 짱구 아빠가 이해가 갔는데 말이죠 (나름 짱구아빠도 격무에 시달리는 양반이니..), 지금은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그 짧은 시간에 집 안일 다하고 거기에 남은시간 쪼개서꿀잠 자는 짱구 엄마가 더 이해가 된다는. 아무튼 뭐 그래도 싸랑하는 마나님 생각하면 못 할게 뭐가 있겠습니까.
암튼 급 어머님 모드에서 돌아와서 오늘의 간단리뷰 시작해 보도록 하지요.
오늘의 간단리뷰의 주인공은
전 이책을 읽고 나서 딱 이생각이 들더라구요.
'야, 정말 제대로 된 물건이 나왔구나.'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입니다.
황금가지 하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셜록홈즈라던가, 밀리언셀러클럽이라 캐서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다카노 가즈아키, 야쿠마루 가쿠, 기리노 나쓰오 등의 주옥같은 작품을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아주 고마운 출판사인데요. 개인적으로 이번 종이 동물원을 통해 황금가지 더욱더 애착을 갖고 싸랑하게 될 것 만 같다는..
이 작품은 총 14편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요, 표제작이기도 하며 책의 시작을 열어주는 '종이 동물원',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은 '레귤러', 가상촬영장치와 거기에 더해 가족의 갈등을 담고 있는 '시뮬라크럼 등등 읽다보면.. 정말 하나도 버릴게 없는 한상 잘 차려진 한정식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허허. 갑자기 갈비 먹고 싶네요.)
일단 작품들은 sf, 판타지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작품에 내포되어 있는 이슈 들은 단순한 sf와 판타지물로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무게감이 있습니다. 본인이 중국인 이민자이기 때문일까요. 정체성에 관련된 이야기라던가, 역사적 고찰에도 뜻이 있으신지 지난 아픔의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라던가.. 거기에 철학적인 면도 있고.. 매 단편마다 성격을 바꿔가며 작품을 써내려가는 것도 상당히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하는데, 이 양반이 그런 분이시네요. 암튼 14편의 작품중 쉬이 넘겨 볼 작품은 하나도없는 듯 합니다.
켄 리우. 책을 다 읽고 났는데도 저는 그의 정체를 당췌 알 수가 없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같고, 어떻게 보면 마쓰모토 세이초 같고, 어떻게 보면 히가시노 게이고 같고.. 변화무쌍한 그의 필력에 정말 반해버렸습니다. 실로 놀라운 작가임엔 틀림이 없어요.
조만간 국내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의 단편선집이라던가, 민들레 왕조기라는 장편소설도 출간 된다고 하니 아주 기대가 큽니다. 올해 나카야마 시치리를 통해 얻은 기쁨이 정말 크지만, 켄 리우를 통해 얻은 기쁨도 만만치가 않네요. 아무쪼록 빨리 켄 리우의 다른 작품들이 출간 되는 그날을 손꼽아 기둘리며.
이상으로 '종이 동물원'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둘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