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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ㅣ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평점 :
안녕하세요, 둘리입니다.
가가형사가 돌아왔습니다. 고운 옷으로 새단장을 하고.. 고녀석, 아주 자태가 알흠답기 그지없습니다.
저는 추리소설을 참 좋아합니다. 본격적으로 좋아하고 열심히 읽게 된지는 10년 조금 넘은 것 같네요. 사실 어릴적엔 홈즈 밖에 몰랐었고, 고딩때는 전일이나 코난 밖에 몰랐던 사람이었는데;; 이랬던 저를 심오한 추리소설의 세계로 오롯이 입문시켜 주신 분이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 입니다.
저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만남을 떠올려보자면..
예전에 인팍에서 뭔 도서를 구매하면 일본소설 미니북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죠. 덤으로 준다 카니까 그 유혹을 참지 못하고 지르고 말았는데. (근데 그때 무슨 책을 샀는지는 전연 기억 못한다는 건 안 비밀.)
(단순히 표지가 시뻘거니 눈에 띄어서) 제일 처음 손에 집어든 책이 바로 '붉은 손가락' 이란 책이었습니다.
이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와의, 또한 가가 교이치로와의 시작이 되었죠.
추리소설하면 앞서 언급드린데로 '홈즈, 전일이, 코난..'정도 알고 있던 저에게 붉은 손가락은 정말 신선한 충격 이었다고나 할까요. 말미에 드러난 반전은(추리소설은 무조건 권선징악의 레퍼토리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저에게는)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지요.
그 이후 히가시노의 충성독자가 되겠다, 쐐기를 박아준 책이.. 바로 이 책 '악의'였습니다. 반전에 반전.. 그 당시 추리소설 초심자인 저에게는 정말이지 엄청난 소설이었다는요. 이 작품이 있었기에 제게도 미숙하게나마 추리소설을 보는 눈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 때의 그 감흥 하나로 여태껏 히가시노의 망작(?)까지도 사랑하며 열성 팬임을(제 아이디 중에 '히가시노'가 있을 정도로..)자처하며 살아왔는데, 10여년만에 새롭게 이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되니 뭔가 옛 생각이 나면서 뭉클하기도 하고. (주책인 건가요? ㅋ)
악의는 인기 작가 히다카의 죽음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다룬 작품입니다.
히다카를 살해한 그의 오랜 친구 노노구치. 그는 왜 살인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으며, 그가 그래야만 했던 히다카를 향해 품었던 악의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인간의 악의의 발현과 그 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거기에 묵직한 반전까지. 정말이지 수작이라는 말 이외에 어떤말로 표현하면 좋을까요. 히가시노 게이고 월드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필독서? (그건 당연한거고.)
제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가형사 시리즈만 놓고 말씀드리자면.)
매번 같은 틀을 벗어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데에 있어요. 범인을 오픈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악의를 비롯해, 오픈하지 않고 힌트만으로 독자들에게 범인을 유추하게 만드는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라던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거기에 소소한 감동까지 더해준 '신참자'라던가.(이건 드라마도 너무 재미있었드랬죠ㅎ)
이게 악의 리뷰인데..왠지 히가시노 게이고 찬양글이 되는거 같기도 하고.. 뭐 너무 좋아서 그런가 봐요. 암튼.
악의 뿐만 아니라 가가형사 시리즈는 정말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추리면 추리, 오락이면 오락, 감성이면 감성.. 어느 코드 하나 빼놓지 않고 잘 버무려 주시는 최고의 작가시라는.) 아직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접하지 못하신 분이라면, 추리소설 초심자 이시라면 악의는 반드시 읽어 보셔야 할 작품이라는 말씀을 드리며 이만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옛 추억 소환에 열일해주신 현대문학에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번주말엔 가가형사랑 둘이서 오붓하게 보내봐야 겠어요. 저는 둘리였습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