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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자전거 여행 창비아동문고 250
김남중 지음, 허태준 그림 / 창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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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비와 통찰은 ‘불량’일 수 없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  흔히 떠오르는 불~량을 생각하면 잘못 짚은 거다. 호진이가 미리 준비하지 않고, 현실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서 엉겁결에 시작한 여행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그런데 여행의 시작만 그러할 뿐, 건전하며 생동감이 넘치는 지극히 ‘우량한’ 여행이다.

‘불량 삼촌’이 기획한 남해안에서 시작해 통일전망대까지 11박 12일의 여행.  


“땀은 고민을 없애주고 자전거는 즐겁게 땀을 흘리게 하지.
그 기회를 영규(트럭을 몰래 가져갔던 청년)에게도 주고 싶어.”

 

단 한순간에 사람을 판단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호진이 삼촌은 기다려주는 여유를 보여준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뛰어넘은 사람에게서 보이는 자비와 통찰이 결코 ‘불량’일 수 없다.  


내가 흘린 땀방울이 (도로 가장자리의) 흰 선에 부딪혀 깨졌다.
다들 싸우고 있었다. ~ 처음에는 싸움 상대가 가지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높이 오를수록 알 수 있었다.
산은 그냥 가만히 있을 뿐이다.
나와 싸우는 거다.
내 속에 있는 나, 포기하고 싶은 나와 싸우는 거다.  


‘나도 우리 집 삼분의 일이라는 걸 강력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경고하고 싶었던 호진이의 가출 사건이 어느새 온전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책의 말미에 보면 호진이의 신청에 의해 호진이 부모님도 ‘여자친구(여행하는 자전거 친구)’ 여행에 참가하게 된다. 자신을 데리러 오라는 호진이의 호출로 호진이 부모님이 흘리게 될 땀과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이 기대된다.

무슨 일 때문인지도 정확히 모르는 체 무작정 출발지로 떠나야 했던 호진이 부모님. 그들의 여행으로 호진이 가정의 의사소통 부재와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 불화의 벽이 어떻게 깨뜨려질지 뒷이야기도 궁금하다.

  

 

     책장이 빨리 줄어들자  자꾸 남은 책장을 뒤적였던 책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삼촌은 자신 있어 보였다.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가 그 단체의 속도가 되는 거다.”

호진이는 이 여행으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가족의 문제를 돌아보며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거기서 엄마가 미안한 마음을 가지라고 라면 먹고 설거지도 하지 않던 어린 소년의 모습은 이미 찾아볼 수 없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배려는 자신이 먼저 비워져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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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밥 공주 창비아동문고 249
이은정 지음, 정문주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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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설공주도 아니고 소나기밥공주? 이름이 안공주란다. 정말 어렸을 때 봐왔던 공주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내면은 어느 공주 못지않게 당당하고 사랑스럽다. ‘살 안 찐 돼지’라고 놀리는 아이에게도 절대 기죽지 않는다.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늘 씩씩하게 지낸다.

  전기, 전화도 끊긴 지하단칸방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 현실. 방안의 곰팡이 청소를 도맡던 알콜중독자 아버지는 재활원에 들어가 있고, 하나밖에 없는 고모와는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고․․․.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는 학교 급식에서 ‘소나기밥'처럼 먹을 뿐이다. 먹기만 하면 소화가 너무 빨리 돼 체하는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던 공주에게 먹기만 하면 체하는 사건이 생기게 된다. 팽 여사의 장바구니를 부러워하며 바라봤던 그 날부터. 

  마음앓이를 심하게 하며 몸까지 상해 쓰러진 공주가 가엾어 정말 안타까웠다. 그래도 주변에 순간순간 공주를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그 힘으로 공주는 건강하게 초등학생을 시절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주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2층 팽 여사와 해님마트 사장, 안쓰러워하며 도와주고 싶어 하는 옆집 총각, 순수한 친구 현미와 집으로 초대해주는 현미 어머니. 우리 아이들 아니 내가 나와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볼 때, 고개 돌리며 삐딱하게만 보지는 않았는지 되묻게 하는 동화였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손잡을 수 있는 이웃이 될 수 있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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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열쇠고리 신나는 책읽기 19
오주영 지음, 서현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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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열쇠고리>를 읽으며  페플링 가족이 나오는 <사랑의 집>이 생각났다. 네 편의 동화에 주인공도 각각 다른데 그런 기분이 든 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마음을 훑고 지나가는 잔잔한 감동 때문이다. 거기에 환상의 세계는 통쾌한 재미를 동시에 준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은 말괄량이지만 진정한 보물이 무엇인지 아는 1학년 단지.

   ‘지니’같은 마법의 열쇠고리를 주운 지영이의 한바탕 소동은 내내 아슬아슬했다. 하늘을 날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지영이의 호주머니에 깊숙이 넣어진 건 무엇일까?

  친구와 싸운 아이에게 호영이 엄마처럼 지혜롭게 다가가 준다면 아이들 마음에 스트레스는 쌓일 틈이 없을 것 같다. 엄마는 부엌에서 여전히 김치전을 부치고, 그 옆의 호영이는 어느 틈에 호야 선장이 된다. 그리고 스스로 친구 집으로 향하게 되다니․․․.

  호영이 엄마와는 반대로, 하나의 엄마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이다. “누나잖아.”하며 무조건 2학년 하나에게 참으라고만 한다. 그림을 잘 그려 선생님에게 칭찬받는 하나가 소중하게 모아 놓은 그림에 낙서를 해놓은 동생을 보면서도. 그런데 파랑 똥글이가 갑자기 나타나며 하나는 같은 편을 얻은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창밖으로 던져버린다. 이 파랑 반지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게 되면 하나의 행동이 이해된다. 아이들의 마음속을 참으로 잘 아는 작가의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활짝 열려 있는 저학년 아이들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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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벅 창비청소년문학 12
배유안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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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착해 희생양이 되다

‘너무나’착해서 희생양이 돼버린 성준이와‘덜’착한 동준이, 연극 한 편이 책에 등장한다. 자신의 생각을 발산할 통로를 찾지 못한, 공부 말고는 관심이 없었던 것처럼 보였던 성준이. 성준이에 대해 읽는 내내 너무나 적은 희미한 추측밖에 할 수 없었다. 그는 부모의 자랑이었지만 그 자신에게는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존재였을 뿐. 그래서 대학생이 되어 그에게 일어난 엄청난 비극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책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 동준이와 그의 친구들이 보여준 우정과 열정이 매우 컸기에 성준이에 대한 슬픔이 어느 틈에 조그맣게 변해버렸다. 성준이의 외침이, 상대적으로 외면당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웠다.

  

     사이프러스 나무처럼 나란히 살아갈 수 있다면
형과는 모든 면에서 다른 동준이의 고교 생활. 한 치의 틈도 주지 않고 아들에게 몰아붙이는 어머니를 대하는 모습도 다르다.‘의견조차 내지 못하고 살았던’형과‘나는 내 인생, 형은 형 인생, 엄마는 엄마 인생. 각자 열심히 살자고요.’했던 동생. 


‘어릴 때부터 서로의 성장에 지장이 안 가도록 뚝 떼어 심는 사이프러스 나무처럼’서로에게 그늘이 되지 않도록 조금만 자리를 인정해주었다면 그토록 엄청난 비극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다소 이상적인 학교의 단면을 보다
즐공파 예슬이, 의젓해져 돌아온 창제, 정의로운 길을 선택한 현우, 미키 역의 동준이, 연극부 상윤이와 소리 등 바르게 커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통해 젊음의 패기와 열정을 만날 수 있었다. 학교가 교실이 친구들이 모두 이 책과 같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워질까? 청소년과 부모가 꿈꾸는 교실 이상적인 학교의 단면을 본 것 같았다. 물론 어디나 예외는 있다. 급식 사건은 미해결 중….


교사로서의 본분보다  감정이 넘쳐 흐르는 선배 같은 지학 선생님, 학생과 교사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국어 선생님, 학생들과 같은 눈높이의 영어 선생님, 무모함을 부럽다 말하는 양호 선생님 등 따뜻한 혹은 지나치게 뜨거운 어른들의 삶도 함께 엿볼 수 있다.  


     후편을 기대하며

<스프링벅>에 잠깐 등장하거나, 등장하지 않은 더 많은 학생들의 이야기가 후편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일류대생 장근이 형의 내면, 부모의 무관심에 힘들어하는 민구와 가족, 또 대다수 청소년들의 생활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무수한 시행착오와 힘겹게 찾아지는 작은 깨달음으로 제2의 성준이가 더 이상은 없기를 바라며. 


  ‘왜 사느냐 하는 것은 살면서 각자가 평생 알아가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신의 마음속에 어떤 중심, 기준을 세우는 거야. 
  너희들은 끊임없이 선택 앞에 놓일 텐데, 기준이 없다면 선택
  하기가 얼마나 힘들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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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을 구해줘! - 지구를 살리는 에너지 여행 과학과 친해지는 책 4
김바다 지음, 이화성 그림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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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책 맞아?
에너지란 그리스어 ‘에네르기아’에서 나온 말이야. 일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네르곤’에서 나왔지. 그러니까 에너지란 ‘일을 하는 능력’ ‘활동하게

하는 힘’을 말한단다.

첫 장을 펼치자‘지구를 살리는 에너지 여행’이라는 부제목에 걸맞게 에너지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막연하게 알고 있는 용어 정의부터 분명하게 짚어준다. 반갑다. 가지, 줄기 다 치고 열매부터 시작하는 책도 많은데…. 일단 친절하고 정성이 가득한 책이라는데 한 표 던진다.  

그런데 은근히 부담스러워진다. 기본부터 훑어주느라 책장 넘기기가 힘들진 않을까?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차례를 빼놓지 않고 본다면, 꽤 괜찮다. 일단 소제목에 호기심이 간다.


‘온실가스 감옥에 갇힌 지구(온실가스 감옥을 만들까? 북극곰을 살릴까?)’
‘산을 살린 일등 공신(세계 경제를 일으킨 석탄)’
‘천연가스를 액체로(세계를 움직이는 석유와 천연가스)’
‘최초의 원자폭탄, 꼬마와 뚱보(막강한 힘을 내는 핵에너지)’

‘인공위성에서 분수대까지(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태양에너지)’

‘찌꺼기는 귀한 에너지(바이오매스 에너지)’

‘흐르는 물에서 얻는 착한 에너지(소수력)’ 등 
 

아이들에게 무작정 읽게 하지 말고 어쩌다가 지구가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 석탄이 어떻게 산을 살리게 되었는지 등을 함께 추리해보고, 읽게 하면 좋을 듯하다.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신이 나서 대답하며, 띄엄띄엄 알고 있던 과학과 역사 지식들이 견고하게 정리되어 뿌듯해질 것이다. 잘 모르면 초등학생의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대답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책장을 넘기며 대답을 찾아간다면 알찬 책 읽기가 될 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단편이 실린 <마사코의 질문>에도 나오는 ‘꼬마’가 루스벨트 대통령을 본 따 만든 원자폭탄이고, 일본이 독도를 탐내는 이유 중 하나가 ‘불타는 얼음’이라고 불리는 고체 천연가스 때문이라는 것도. 하이드레이트가 독도 남쪽 바다에 묻혀있다는 사실도 찾아낼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는 서너 쪽의 재미있는 만화로 시작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흥미 있게 풀어나가, 과학책을 가까이 하게 만든다.  
 

   에너지의 양면성을 자연스럽게 깨닫다
하늘 공원에 있는 큰 선풍기 같이 생긴 풍력 발전기를 본 적이 있다. 바람이 가져다주는 이 깨끗한 에너지에도 문제점이 있단다. 한꺼번에 많이 돌아가면 소음 문제, 전자파, 산림을 해치고 새들이 부딪칠 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비행선이나 연을 이용한 화물선 운행이란다. 물론 이것도 불완전하다. 과학이 가져온 경제 발전과 환경 파괴의 문제는 계속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나는 어떨까요?’ 책 읽고 생활 돌아보고

마지막 한 쪽에서 급히 마무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린이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여덟 가지로 확인하는 질문이 나온다. 그런데 에너지에 대해 제법 다양한 지식을 쌓은 아이들에게 너무 피상적이지 않나 싶다. 4억 5천만 년 전부터 2008년 최근의 상황, 2009년 연구 계획까지 잘 정리된 에너지 책에 어울리게 보다 심도 있는 질문이었다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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