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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을 구해줘! - 지구를 살리는 에너지 여행 ㅣ 과학과 친해지는 책 4
김바다 지음, 이화성 그림 / 창비 / 2008년 10월
평점 :
초등학생 책 맞아?
에너지란 그리스어 ‘에네르기아’에서 나온 말이야. 일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네르곤’에서 나왔지. 그러니까 에너지란 ‘일을 하는 능력’ ‘활동하게
하는 힘’을 말한단다.
첫 장을 펼치자‘지구를 살리는 에너지 여행’이라는 부제목에 걸맞게 에너지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막연하게 알고 있는 용어 정의부터 분명하게 짚어준다. 반갑다. 가지, 줄기 다 치고 열매부터 시작하는 책도 많은데…. 일단 친절하고 정성이 가득한 책이라는데 한 표 던진다.
그런데 은근히 부담스러워진다. 기본부터 훑어주느라 책장 넘기기가 힘들진 않을까?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차례를 빼놓지 않고 본다면, 꽤 괜찮다. 일단 소제목에 호기심이 간다.
‘온실가스 감옥에 갇힌 지구(온실가스 감옥을 만들까? 북극곰을 살릴까?)’
‘산을 살린 일등 공신(세계 경제를 일으킨 석탄)’
‘천연가스를 액체로(세계를 움직이는 석유와 천연가스)’
‘최초의 원자폭탄, 꼬마와 뚱보(막강한 힘을 내는 핵에너지)’
‘인공위성에서 분수대까지(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태양에너지)’
‘찌꺼기는 귀한 에너지(바이오매스 에너지)’
‘흐르는 물에서 얻는 착한 에너지(소수력)’ 등
아이들에게 무작정 읽게 하지 말고 어쩌다가 지구가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지, 석탄이 어떻게 산을 살리게 되었는지 등을 함께 추리해보고, 읽게 하면 좋을 듯하다.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신이 나서 대답하며, 띄엄띄엄 알고 있던 과학과 역사 지식들이 견고하게 정리되어 뿌듯해질 것이다. 잘 모르면 초등학생의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대답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책장을 넘기며 대답을 찾아간다면 알찬 책 읽기가 될 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단편이 실린 <마사코의 질문>에도 나오는 ‘꼬마’가 루스벨트 대통령을 본 따 만든 원자폭탄이고, 일본이 독도를 탐내는 이유 중 하나가 ‘불타는 얼음’이라고 불리는 고체 천연가스 때문이라는 것도. 하이드레이트가 독도 남쪽 바다에 묻혀있다는 사실도 찾아낼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는 서너 쪽의 재미있는 만화로 시작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흥미 있게 풀어나가, 과학책을 가까이 하게 만든다.
에너지의 양면성을 자연스럽게 깨닫다
하늘 공원에 있는 큰 선풍기 같이 생긴 풍력 발전기를 본 적이 있다. 바람이 가져다주는 이 깨끗한 에너지에도 문제점이 있단다. 한꺼번에 많이 돌아가면 소음 문제, 전자파, 산림을 해치고 새들이 부딪칠 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비행선이나 연을 이용한 화물선 운행이란다. 물론 이것도 불완전하다. 과학이 가져온 경제 발전과 환경 파괴의 문제는 계속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나는 어떨까요?’ 책 읽고 생활 돌아보고
마지막 한 쪽에서 급히 마무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린이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여덟 가지로 확인하는 질문이 나온다. 그런데 에너지에 대해 제법 다양한 지식을 쌓은 아이들에게 너무 피상적이지 않나 싶다. 4억 5천만 년 전부터 2008년 최근의 상황, 2009년 연구 계획까지 잘 정리된 에너지 책에 어울리게 보다 심도 있는 질문이었다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