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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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개인적인 일로 바빠서 예전처럼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다소 얇은 두께의 이 소설책 '그녀에 대하여'를 셀렉하게 되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만큼 이 책은 술술 읽혀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녀는 유미코이다. 유미코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홀로 외롭게 지내고 있는 여자다. 어렸을때부터 엄마의 쌍둥이 자매인 이모를 따랐었지만 어느 날 부터인가 엄마와 이모와의 관계가 소원해짐에 연락을 끊고 살았다. 유미코의 엄마는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사업을 했지만 광신도 적으로 일에 몰두하게 되었고 정신병원 원장과의 불륜사건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사람을 죽이기까지했다. 자신의 가족들까지 말이다.

 

그렇게 외로이 지내던 중에 이모의 아들 쇼이치가 찾아온다. 그녀는 늘 외로움에 휩싸여 있었는데 쇼이치를 만난 후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쇼이치와 함께 과거의 기억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다니며 때론 웃고, 울고.. 또한 추억의 회상에 잠기는 모습이 인상깊다.

 

 나는 가끔 꿈을 꾼다. 아주 어렸을 적 그러니까 코흘리개 꼬맹이 시절에 나는 기찻길 옆에 살았다. 늘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던 것 같고 기찻길 옆 개천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았던 기억들이 있다. 또한 저녁이 되면 아이스크림을 한통 까만봉지에 담아 퇴근하셨던 아빠를 기다리곤 했다. 참 희한하다. 그때 나는 너무 어렸었는데 이런 기억이 있다니 말이다. 이런 기억들이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어떠한 잔상으로 남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기억들로 인해서 지금..20년이 더 넘은 나는 그때의 꿈을 꾼다. 지금 살고있는 곳에서 그곳까지 하염없이 걸어가는 꿈을 꾼다. 걸으며 양 옆의 추억들을 바라본다.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그 기찻길 옆 집이 있던 자리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옛 잔상들을 떠올려보니 유미코와 쇼이치가 여행을 떠날 때의 느낌을 이해 할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유미코는 약간 어둠의 곳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쇼이치를 만남으로 인해 그 벽에서 빠져나올수 있을까? 은근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굉장히 충격적인...반적저인 결말에 나는 꿀밤을 한대 맞은 듯 하다. 뭐랄까.. 내가 예상했던 결말이 아니어서 일까.. 작가에서 농락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끝났기에 책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이런 맛에 책을 읽는 것 아니겠는가? 그 반전을 이 글에 이야기하기에는 마치 불 붙은 초에 물을 붓는 꼴일 것이니..  그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시길..

 

사람을 사랑스럽다고 여기는 눈으로 레스토랑 전체를 돌아보니,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모두 선명하게, 아름답게 흐르는 듯 보였다.139p

 

현재에 충실하자.

 

만사는 마지막까지 뭐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거로구나, 두 손 한가득, 사람에게서 받은 꽃다발처럼 향기롭고 예쁜 감정을 안고서 나는 여행길에 오를 테니까.1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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