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
김기현 외 지음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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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외부인으로 30년을 넘게 살았다.

내가 자라온 가정환경은 불교였고 기독교 집안이었던 큰집과는 불화가 있었다.

그런 환경으로 나는 자연스럽게 반기독교적 정서를 가지고 자랐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없었고 그런 걸 고민할 만한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당연히 나는 무신론자였다. 혹여 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종교인들이 말하는

말도 안되게 편협한 신은 아닐 거라고 믿었다. 그런 욕심꾸러기 심술장이가 신일리가 없다.

 

나에게 불교는 고향같은 존재지만 종교라기 보다 그저 넓은 세계관이었고

천주교는 거부감없이 편안했지만 미사볼때 쓰는 하얀색의 자수로 장식된 미사포처럼

내 것 같지 않았다.

 

외부인이 보기에 기독교는 천주교보다도 거부감이 심했고 교회다니는 친구들과의 논쟁은

감정소모에 시간낭비일 정도로 겉돌기만 했다.

그들이 말하는 신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교회 다니는 친구들의 대답은 '믿음' 없이는

믿기 어려운 것들 뿐이었고 그들이 하는 말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나에게 와닿지도 해석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은 결국 내안의 헛헛함 때문이지 않았을까?

 

헛헛함은 해소되지 않았고 의혹은 증폭되었으며 결국 선택받은 자들만 신이 견고한 믿음을

심어준 것이리라, 생각했고 그들은 죽어서 천당에 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천당에 있구나 했다.

적어도 헛헛함이나 불안함이 아닌 견고한 믿음으로 몸과 마음이 중무장 되어 있으니 말이다.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다'라는 말이 맞구나.

 

그리고 몇 년후에 내가 교회에 다니게 될 줄은 나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다.

교회에 다니고 있으면서도 성경책을 읽으면서도 내 안 깊숙이 질문들이 남아있었다.

누군가에게 묻기 어려운 그런 종류의 질문들.

내가 아편을 맞고 현실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지 흠칫 흠칫

놀랄 때마다 그 질문들이 고개를 들고 나에게 물었다.

그런 종류의 질문들이 이 책에 있었고 그저 모른척 지나가려는 나에게 힘이 되었다.

그래서 내게 이 책은 고민의 시작이다.

 

김규항님의 '예수전'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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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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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막막한 처지를, 어떻게 저항해도 지기만 하는 싸움을 들여다보고 함께 하기가 불편했던 것이 실제 마음이었을 텐데. 그래도 작은 일이라도 무언가, 해야겠다. 해야만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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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자놀이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 그래서 이제 어느 정도 민주화가 된 것 같으니까, 이제 나는

 더 커지고 싶었고 더 재밌어지고 싶었다.  ......

 아니, 나는 그러길 바랐고, 어느 정도 그런 사회가 왔다고

 생각했고, 이명박 정권이 처음 촛불집회 시위자들을 구속했을 때

 '설마' 했지만, 이후 미네르바가 구속되면서 '어어!' 했지만,

 드디어 아침 출근시간에 집을 잃고 항의하는 시민 다섯과

 젊은 경찰 한 사람을 불태워 죽이는 것을 보고 '이제 생각보다

 끔찍한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 불길하게 직감했지만, 그래도

 내가 가만히 있어도 사회가 다시 이성을 회복하겠거니 믿었다.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21세기이고, 이미 언론자유도 있었고,

 무엇보다 나는 이런 정치나 경제, 노동 체질이 아니며, 똑똑한

 분들은 그 분야에 많이 있었다. '다 잘될 거야.' 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왜 꼭 나야 하냐고?' 생각했고,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돕는 구좌에 성금을 보냈고, 그리고 그것으로

 며칠 동안 스스로를 위로하며 편히 잠들 수 있었다.

 그런데 죽음의 행진은 그 후로도 지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고,

 이제 나는 여기 와 있다."

 

 " 내가 그들의 죽음에 (누군들 아닐까마는) 광의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리고 실은 내가 오래도록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는, 그래도, 그러니까 무언가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용산 참사와 쌍용자동차 파업의 후유증

한진 중공업 사태와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태까지.

세상이 좋아졌다는데 도통 좋아진 줄 모르겠는 이런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으나 나도 그런 심정이었다.

 

"나는 이런 정치나 경제, 노동 체질이 아니며, 똑똑한 분들은

 그 분야에 많이 있었다" 이런 심정......

 

그래서 희망버스 집회 한 두번 참석하고 후원계좌에 얼마간의

돈을 보내면서 평안한 잠을 청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막막한 처지를, 어떻게 저항해도 지기만 하는 싸움을

들여다보고 함께 하기가 불편했던 것이 실제 마음일 것이다.

그보다 여행 블로그를 구경하고 예쁘게 장식된 인테리어 블로그를

구경하고 오늘은 뭘 해먹을까 뒤지는 일이 훨씬 편안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살고 있을거라고 위안하는 편이...

 

그래도 작은 일이라도 무언가, 해야겠다. 해야만 겠다.는 생각.

이름 없는 쌍용자동차 사람들에게 이름과 얼굴과 목소리를 부여한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처럼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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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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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의 복잡다단함과 황폐함을 보여준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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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
발터 벤야민 지음, 김남시 옮김 / 그린비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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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이고도 공적인 모스크바 여행기, 떨린다. 이 글 읽고 닥터 지바고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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