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 / 지은이 마크 베코프/ 옮긴이 장호연
출판사 동녘사이언스 발행연도 2019년 1월 8일 / 가격 19,800원
만듦새 153x214(신국판 변형), 무선제본 / 분야 과학, 동물 / 동녘 출판사 제공도서
*동녘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
동물행동학을 연구하는 저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개들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개의 삶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죠? 개가 아프면 어떻게 알아차려야 하나요? 무조건 "옳지, 착하지"라고 하면 되나요? 개는 왜 땅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짖고, 흔적을 표시하고 코를 킁킁대고, 오줌을 싸나요?, 왜 뼈다귀를 양탄자 밑에 숨기고는 마치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나요? (...) 개의 지능은 어느 정도인가요? 개는 그저 먹이를 얻으려고 사람을 이용하는 건가요? 사람 말을 알아듣나요? 음악을 좋아하나요? TV를 좋아하나요?"
혹시나 이런 물음을 품은적이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은 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선사할 것이다. 개를 보는 새로운 시선이라니, 무엇을 말하는 걸까. 너무도 당연한 말을 할 테니 놀라지 말도록. 이 책은 '개를 개로 보도록' 해줄 것이다. 당황스러울 것이다. '개를 개로 보지 그럼 뭘로 봐'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놀랍게도 개를 사람처럼 대한다. 다음 본문 내용을 읽어보자.
"좋아, 해리. 곧 약속이 있으니까 가서 오줌 누자." / "에스메랄다, 5분 뒤에 갈 테니까 그동안 놀면서 하고 싶은 걸 해." / "자, 테드, 이제 오줌 누자. 가면서 찔끔거리지 말고."
개를 기르는 사람이라면, 혹은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한 이라면 한 번쯤 해본 말이 아닐까. 그런데 과연 개는 이런 말을 알아들을까. 저자의 방식으로 대답해보자면 '알아들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보건데 꽤 잘 알아듣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는 저자의 말투를 흉내낸 것으로 "연구에 따르면 개들은 몇백 개 혹은 1,000개까지도 배울 수 있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건, 개가 '곧 약속이 있으니까', '5분 뒤에', '이제'와 같은 말을 알아들을까 하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인간중심적 사고로 개를 대한다.
동물행동학자인 저자는 우리가 개의 시선으로 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개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파헤치는 것이다. 그 결과 위에 서술한 다양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개 역시 개별적인 존재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각각의 개인이 '동물행동학자' 혹은 '시민과학자'가 되기를 독려한다.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이미 아는 지식을 그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개를 독립적인 자아를 가진 존재로 보고 대우하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와 함께 살고 있다면, 개를 본인의 삶에 들이기로 했다면, 다른 어떤 책보다, 어떤 안내서보다 이 책을 먼저 읽기를 권한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개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중심적 사고를 곱씹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반려견을 들일 목적이 없더라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