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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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 지은이 박완서 / 출판사 작가정신

발행연도 2020년 1월 21일 / 가격 14,000원 / 만듦새 116x190(국판 변형), 양장제본 / 편집 황민지 김미래

분야 에세이 / 작가정신 출판사 제공도서

*작가정신 출판사 작정단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

박완서 작가 9주기를 기리며 세상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은 '작가의 말'로만 이루어져 있다. 정이현 작가는 작가의 말을 "지난한 집필 노동의 시간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정리하는 공간이자, 작가가 작품 밖으로 한 발자국 걸어 나와 건네는 특별한 끝인사의 자리"라고 하였다. 평소에도 '작가의 말'을 좋아해왔다. 대개 작품 말미에 위치한 덕분에 작품을 끝까지 완독한 뒤에 마주하게 되는 그 공간은 독자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곳이다. 한 권의 책을 덮기 전, 크게 한 숨 쉬고 긴장을 풀어 놓은 채 마주하는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 때로는 누군가에 대한 감사가, 때로는 작품을 끝낸 소감이, 때로는 그 시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특별한 공간.

작가정신 출판사의 작정단 활동을 하게 된 것도 출간작 중에 박완서 작가의 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첫 책이 핀과 제이크여서 당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매번 읽어야지 하고선 미뤄둔 그의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흑심(?)이 있었다. 부끄럽게도 아직 그의 작품을 읽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작정단 덕분에 박완서 작가의 모든 작품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1976년 2월 5일에 출간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부터 2010년 8월 2일 출간된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까지, 박완서 작가의 모든 작품의 '작가의 말'을 더듬어 읽었다.

67편의 작가의 말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겸손, 또 겸손이다. 거의 모든 글의 말미에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겸허한 마음을 내보였다. 그리고 또 하나, 글쓰는 자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이 시대의 문학이 이 시대의 작가에게 지워준 짐이 아무리 벅차도 그걸 피하거나 덜려고 잔꾀를 부리지 않을 성실성만은 갖추었다라는 자부심"(창밖은 봄, 열화당, 1977)을 엿보이는가하면, "그래서 단편 한 편 쓰고 나면 몸에 진이 다 빠져버린 것처럼 느끼곤 한다. (...) 또 그 짓에 진을 뺄 때 가장 살맛이 나니 그만하면 운명적이라 할밖에 없다."(《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조선일보사, 1994)이라며 쓰는 일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그럼에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부연하기도 한다. 그렇다. '쓸 수밖에 없는 사람'이 진정한 작가이지 않을까. 자기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을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어 쓸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진을 빼는, 쓰는 것으로 겨우 갈증을 해소하는 이들을 우리는 작가라고 부르는지도 모른다.

타계 1년 전 출간된 글에서도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 "쓰는 일은 어려울 때마다 엄습하는 자폐의 유혹으로부터 나를 구하고,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시켜 주었다."(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현대문학, 2010)라고 고백하는 것을 보며, 왜 많은 작가들이 그를 스승으로 여기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 책의 도움으로 작가를 만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그의 글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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